빚으로 무너지는 중산층, '돈 범죄'만 늘어난다

2014. 1. 23. 20:29이슈 뉴스스크랩

빚으로 무너지는 중산층, '돈 범죄'만 늘어난다

[기획 '빚수래 빚수거'①-3] 머니투데이 | 박상빈 기자 | 입력 2014.01.23 05

 

 

[머니투데이 박상빈기자][[기획 '빚수래 빚수거'①-3]]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쌓여가는 빚이 가족과 자신의 인생까지 삼키고 있다. 경제적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다 보니 범죄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들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경기침체와 빚은 사회 안정의 기반인 중산층을 무너뜨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전국 성인남녀 25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결과에서 자신의 경제적 수준을 "중산층보다 낮다"라고 평가한 국민들이 절반을 넘은 것(50.9%)으로 나타났다.

주요 평가 근거는 소득과 부채였다. 부채가 있다는 응답은 절반이 넘었다(50.3%). 빚을 지고 있는 영역은 △주거비(43.7%) △사업비(18.7%) △생계유지비(13.6%) △교육비(11.1%) △의료비(2.4%) 등의 순서였다.

빈곤 뿐만이 아니라 탐욕도 빚을 부른다. 덩달아 '돈 범죄'도 늘고 있다. 특히 돈을 위해서는 자신의 혈육마저 범죄의 희생양으로 삼는 일도 허다하다.

지난 14일 전남 목포시에서 경찰에 붙잡힌 A씨(50) 부부. 한때 잘 나가던 주식 투자자로 친척 등의 돈까지 투자하던 그들은 투자금 100억여원을 날리자 목숨을 끊겠다고 마음먹었다. 남겨질 중학생 아들의 방에 번개탄을 피웠던 부부는 아들이 죽지 않았다는 이야기에 심경의 변화를 느꼈고, 결국 도피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 8월에는 보험금을 타기 위해 추락한 딸을 수술 시키지 않아 결국 하반신 마비를 만든 엄마 B씨(46·여) 등 일가족 1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B씨는 딸의 사고 외에도 허위 교통사고 등을 꾸며 6억5000만원의 부당 보험금을 타냈다. 가입한 보험만 13개 회사, 117개 상품에 달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는 생계형 범죄의 양산도 몰고 왔다. 지난해 9월 경찰청이 발표한 '2012 범죄통계'에 따르면 2012년 절도·사기 범죄는 큰 감소폭을 보인 살인·강도 범죄와 달리 되레 증가했다.

2012년 사기 범죄는 23만5366건으로 전년 대비 1만1896건(5.3%)이 증가했다. 절도는 전년 대비 9098건(3.2%) 많은 29만460건으로 2008년 22만3204건을 기록한 이후 해마다 증가하는 모습이다. 경찰은 불황과 일자리 부족에 생계형 절도·사기가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머니투데이 박상빈기자 bi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