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는 재계 'TOP10'…몰락한 그룹은?

2014. 4. 5. 20:54C.E.O 경영 자료

변함없는 재계 'TOP10'…몰락한 그룹은?

[정책클릭]

머니투데이 세종=박재범 기자 |입력 : 2014.04.05 20: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4월1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 현황'을 발표합니다. 전년말 기준으로 자산 5조원이 넘는 대기업집단을 공개하는 것입니다. 대기업집단의 문어발 확장을 막기 위해 도입된 상호출자금지 규제를 받는 대상들입니다.

올해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63개 그룹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습니다. 민간 49개 그룹, 공기업 14개 그룹입니다.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은 곧 재계 순위를 뜻합니다. 몸집을 키운 그룹, 안정을 꾀한 그룹, 몰락을 길을 걸은 그룹 등이 한 눈에 파악됩니다.

올해도 10대그룹의 재계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습니다. 삼성이 부동의 1위입니다. 자산이 331조원을 넘습니다. 2위 현대차(180조원)와 격차가 꽤 큽니다. SK(145조)와 LG(102조)까지 하면 '빅4'입니다.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진, 한화까지 10대 그룹에 포함됩니다. 10위인 한화의 자산이 37조원으로 1위의 1/10에 가깝습니다.

자산 규모 차이가 가장 작은 곳은 7위 현대중공업과 8위 GS입니다. 두 그룹간 자산 차이는 3000억원에 불과합니다. 일부 자산의 매각이나 인수에 따라 순위가 변동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구조조정 차원에서 계열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한진은 일단 기존 순위를 유지했습니다. 아직 자산 매각이 본격화되지 않은 탓입니다.

10대 그룹 바로 밑 11위에는 KT가 올라 있습니다. 12위는 두산, 13위는 신세계그룹입니다. CJ, LS, 대우조선해양, 금호아시아나, 동부, 대림, 부영 등이 20대 그룹에 포함됩니다. 부침이 있긴 하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는 '전통의 강호'들입니다.

반면 위기에 빠진 그룹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재계 순위 13위까지 올랐던 STX가 대표적입니다. 유동성 위기 등으로 그룹이 와해되면서 순위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STX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24조3000억원에서 올해 3조3000억원으로 급감했습니다. 자산 규모가 5조원을 밑돌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38위 동양, 48위 웅진도 비슷한 길을 걸었습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제외가 표면적으로는 규제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것이기 하지만 실제로는 그룹의 몰락을 뜻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일입니다.

반대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포함되는 것은 그만큼 그룹이 성장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삼성에서 분리한 코닝정밀소재(6조8000억원), 삼천리(5조4000억원) 그룹은 새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내년에는 어떤 그룹이 포함되고 탈락하지를 지켜보는 것도 나름의 관전포인트일 것입니다.

한편 공정위 자료를 보면 이들 대기업집단 간에도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는 나타납니다. 자산, 매출, 당기순이익 등 대부분 경영지표에서 상위권과 중·하위권의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상위 30대 민간집단의 자산총액, 매출액 총액 중 상위 1∼4위(삼성·현대차·SK·LG)가 차지하는 비중은 52.0%, 55.4%를 차지했습니다. 네 개 그룹이 전체의 절반 가까운 자산을 점유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당기순익 비중은 무려 90%에 달했습니다. 상위 4대 그룹의 순익 격차도 엄청납니다. 삼성(22조원), 현대차(14조1000억원), SK(4조6000억원), LG(2조2000억원) 등의 순입니다. 1위와 4위는 10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