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 넘는데..이자만큼도 못버는 상장사 36곳

2014. 5. 8. 22:03C.E.O 경영 자료

매출 1조 넘는데..이자만큼도 못버는 상장사 36곳

한겨레 | 입력 2014.05.07 20:

 

 

[한겨레]159곳 중 22.6%로 비중 늘어나


건설·해운·조선·항공분야 기업 많아

2013년 매출액 1조원을 넘은 상장회사 가운데 36곳이 영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은 7일 매출액 1조원 이상 기업 159곳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곳이 36곳으로 22.6%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로 이 비율이 1배 미만일 경우에는 영업으로 벌어들인 수익보다 이자로 지출해야 할 비용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 매출액 1조원 이상인 기업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낮은 기업비중은 2011년 17.8%에서 2012년 21.5%, 2013년 22.6%로 해마다 늘어왔다.

이자보상배율이 낮은 대부분 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를 낸 기업이었다. 에스티엑스(STX)조선해양, 지에스(GS)건설, 현대상선 등 영업이익이 적자였던 기업 28곳의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매출액 1조원 이상 기업 중 영업이익 적자인 기업의 비중은 2011년 10.27%, 2012년 12.03%였다가 지난해에는 17.61%로 큰폭으로 늘었다.

특히 세계금융위기 이후 불황을 겪어 온 건설, 해운, 조선, 항공 업종 기업들의 영업이익과 이자보상배율이 낮았다. 지난달 상장폐지를 겪은 에스티엑스조선해양의 경우 2조836억원 영업이익 적자를 내 이자보상배율도 마이너스 9배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지에스건설, 한진해운, 대우건설, 쌍용건설,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등 기업이 영업이익 적자로 마이너스대의 이자보상배율을 보였다. 엘지(LG)전자도 지난해 2139억원 적자를 기록해 마이너스 0.94배의 이자보상배율을 보였다.

영업이익 적자가 나지는 않았지만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커 이자보상배율이 0에서 1사이인 기업도 8곳이었다. 동국제강(0.1배), 동부제철(0.1배), 한국전력공사(0.2배), 코오롱글로벌(0.2배), 엘지이노텍(0.3배), 케이티(KT·0.8배), 씨제이(CJ)대한통운(0.9배) 등이었다.

반면 강원랜드와 케이티앤지(KT&G) 등은 이자비용이 각각 3억, 8억원 등으로 미미해 이자보상배율이 1000배를 넘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1위인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21조8070억원에 이자비율은 1189억여원에 불과해 이자보상배율이 183.4배에 달했다.

한국거래소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지난달 18일 조사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702개사 가운데 실적분석이 가능한 613곳의 이자보상배율은 2013년 4.84배로 2012년 4.23배보다 약간 높아졌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이사는 "이자보상배율 평균을 보면 일부기업의 독주로 이자보상배율이 높아진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키지만, 실제로는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기업 수가 늘어나 대부분 기업이 영업실적면에서 지난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