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유병언 나올 수있다'..책임회피 꼼수 관행화

'제2의 유병언 나올 수있다'..책임회피 꼼수 관행화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국제여객선 안전불감증 심각 노컷뉴스 | 입력 2014.05.31 07:03

 

 

[CBS노컷뉴스 박상용 기자]

세월호 참사로 302명의 귀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해운업계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본과 중국, 러시아를 운행하는 국제여객선의 안전이 위험수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 세월호 이후에도…국제여객선 1척당 3.3건 지적사항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4월 28일부터 5월 9일까지 12일 동안 국제여객선 29척 가운데 27척을 대상으로 심사를 벌인 결과 모두 90건의 지적사항이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 침몰 당시 세월호 모습.(사진=목포해경 제공)

이 가운데 비상대응체계 미흡이 1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구명설비 고장 13건, 승무원들의 비상임무상황 미숙지 9건 등이었다.

특히, 선박 화재와 침몰 등 비상사태 발생에 따른 승객 탈출을 돕기 위해 집합장소를 반드시 알려주도록 규정돼 있지만, 승객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국제여객선 3척이 적발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온 나라가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제여객선의 안전관리 상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엉망"이라고 말했다.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자료사진)

◈ 제2의 청해진해운 유병언…국제여객선 업계, 실소유자 면피책

국제여객선의 안전불감증은 선박뿐 아니라 운영선사도 마찬가지였다.

해수부는 지난 8일 충남 태안군 격렬 비열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국제여객선 CK 스타호 엔진고장 사고와 관련해 지난 9일부터 7개 국제선사를 대상으로 특별심사를 벌여, 4개 사업장에 대해 안전관리 중(重)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들 4개 국제선사는 선박정비와 안전운행에 필요한 재정지원이 부족했고, 선박 소유자에 대한 책임과 권한이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만에 하나 국제여객선에서 세월호 침몰과 같은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선박 소유자가 마치 청해진해운의 유병언 회장처럼 책임을 회피할 수 있음을 뜻한다.

해수부는 이들 4개 국제선사에 대해선 개선대책 마련을 지시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에는 국제운항 면허를 취소하는 등 강력조치할 방침이다.

◈ 해수부, "국제여객선 면허취소 불사"

해양수산부는 3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한-중, 한-일, 한-러 21개 항로 국제여객선 사업자 대표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자리에서 손재학 차관은 "세월호 사고는 선박과 승객 안전에 대한 무관심과 무책임 그리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안전점검체계 등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손 차관은 "국제여객선의 경우도 일부 승무원이 비상임무를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화물고박 장비의 관리가 부적절한 사항도 나타났다며, 선박안전을 소홀히하는 국제선사에 대해선 강력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이와 관련해, 6월부터 모든 국제여객선을 대상으로 불시 점검을 실시해, 사소한 잘못이라도 드러난 여객선과 선사에 대해선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saypark@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