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사라졌다"..불황에 '죄다 땡처리'

2014. 7. 3. 19:19생활의 지혜

"정가 사라졌다"..불황에 '죄다 땡처리'

입력시간 | 2014.07.01 11:05 | 김미경 기자 midory@

의류·제화·아웃도어업체도 일제히 세일
불황 탈출 안간힘..시즌오프 반값 할인
사은품 증정품 1+1 끼워주기는 '필수'
노세일 브랜드 없다..정가에 사면 바보(?)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기획전, 감사전, 시즌오프전….’ 가격 정찰제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패션의류와 화장품업계는 물론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연일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다. 장기화된 내수 침체에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자 고객 감사나 기념일, 여름맞이 이벤트 등의 명분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모양새다.

`정가 사라졌다`..불황에 `죄다 땡처리`
1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의류 브랜드들이 이상기온 현상으로 시즌 제품이 제대로 팔리지 않자 울며 겨자 먹기로 파격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다. 기존 정가에서 최대 60%의 할인율을 적용하는가 하면, 이례적으로 두 달 가량 세일에 들어가는 업체들도 생겨나면서 할인 경쟁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패션공룡’ 유니클로·H&M·에잇세컨즈·스파오·자라 등 국내외 SPA(제조·직매형의류) 브랜드들은 지난달 20일 동시에 여름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삼성에버랜드 에잇세컨즈는 이달 31일까지 여름시즌을 마무리하는 ‘슈퍼 세일’을 진행 중이다. 봄·여름 대표 상품인 티셔츠, 핫팬츠, 수영복, 원피스를 비롯해 신발, 양말 등 액세서리까지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H&M도 에잇세컨즈와 같은 날 최대 60% 세일 행사에 들어갔다. 스파오와 유니클로도 올 봄 여름 신상품을 전국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최대 50% 할인해준다. 재고 소진 효과와 함께 떨어진 매출을 늘리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이날 찾은 명동 거리도 의류 매장마다 요란하게 할인행사를 홍보하고 있었다. 매장 입간판에는 최대 30~50% 광고 문구가 안 걸린 매장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명동 A의류 매장 한 관계자는 “장기화된 불황에 날씨도 도와주지 않아 전년도에 비해 매출이 좋지 않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할인행사에 뛰어드는 것 같다”며 “집객 효과도 있고 다른 매장들도 할인을 내세워 이벤트를 하고 있어 안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인기 아웃도어 의류들도 시즌 오프 세일이 한창이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최대 50%가량 할인 판매에 나섰다. 컬럼비아, 네파 등도 여름 세일에 들어갔고, 노스페이스는 구매 금액별로 사은품 증정 행사를 벌이고 있다. 상황은 제화업체들도 마찬가지다. ABC마트, 레스모아 등도 경쟁적으로 할인행사에 동참했다.

업계에서는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이 같은 할인 행사가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슷하게 반복되는 할인 행사로 인해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할인 폭은 점차 낮아져 할인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다. 노세일 브랜드들도 백화점 할인 행사에 동참하자 소비자들의 배신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서울 약수동에 사는 황유미씨(여·36)는 “너무 많은 할인 행사가 이어지고 있어 기존 가격에 거품이 낀 게 아니었는지 의심마저 든다”면서 “과도한 세일과 무분별한 할인율로 브랜드 가격정책에 불신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업체들도 원재료 상승 등 힘든 부분이 많지만 지속적인 할인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도록 애를 쓰고 있다”며 답답함을 내비쳤다.

 

`정가 사라졌다`..불황에 `죄다 땡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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