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내년 개방…300~500% 관세

2014. 7. 20. 21:50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쌀 내년 개방…300~500% 관세
정부, 대형 전업농 육성등 농가대책 마련
기사입력 2014.07.18 15:33:46 | 최종수정 2014.07.19 21:30:51

 

◆ 쌀시장 내년 개방 ◆

 기사의 0번째 이미지
내년부터 우리나라 쌀 시장이 전면 개방된다. 외국 수출업자들은 우리나라가 부과하는 관세만 내고 국내 시장에서 쌀을 무제한 팔 수 있다. 다만 개방 초기에는 관세율이 300~500%로 책정될 예정이고, 수입 물량이 과도하면 한시적으로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어 국내 쌀 농가의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부터 쌀을 관세화하기로 결정했다"며 쌀 시장 개방을 공식 선언했다.

이 장관은 "쌀 관세화 유예를 재연장해도 그 역시 한시적이며, 일정 기간 이후에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으로서 관세화를 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이로써 대한민국 건국 이래 처음으로 쌀 시장을 외국에 전면 개방하게 됐다.

이 장관은 쌀 관세화율과 관련해 "WTO 협정에 합치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높은 관세율을 설정해 쌀산업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관세율을 300~500%로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9월 말 관세율을 통보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산 쌀 가격은 1㎏당 2189원(작년 평균가)으로 미국산보다 2.8배, 중국산보다 2.1배 비싸다. 하지만 수입 쌀에 관세율 300%가 붙으면 미국산은 1㎏당 3100원대, 중국산은 1㎏당 4200원대로 각각 비싸져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국내산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농민단체 요구대로 400% 이상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 중국산은 1㎏당 5300원대까지 오른다.

또 이 장관은 "정부는 그동안 체결한 모든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쌀을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현재 추진 중이거나 예정된 모든 FTA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시 쌀을 양허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함께 쌀 시장 개방에 따른 쌀 농가 지원을 위해 쌀산업 발전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쌀 농가의 생산기반을 유지하고 소득안정장치를 보완하는 한편 전업농을 지속적으로 육성해 경쟁력을 높이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회 보고를 거친 뒤 9월 말까지 양허표 수정안을 WTO에 통보하고 올해 말까지 국내 법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국회와 농업계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뒤 세부안을 확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쌀 소비자들도 당분간은 종전과 비슷한 가격에 쌀을 사 먹을 수 있다.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