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가지 과일 열리는 나무···새로운 농업혁명?
2014. 8. 15. 21:59ㆍ세계 아이디어 상품
40가지 과일 열리는 나무···새로운 농업혁명?
“나무는 그 열매를 보면 안다. 가시나무에서 무화과를 거두어들이지 못하고, 가시덤불에서 포도를 따지 못한다.” 마테복음에 나온 이 말을 믿어 의심치 않는 이들에게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14일 르몽드가 전했다.
미국 뉴욕 시라큐스대학교의 샘 판 아켄 교수는 한 그루의 나무에서 40가지의 열매를 맺는 ‘40가지 열매의 나무’(Tree of 40 Fruit)를 만들었다.
시각적으로 표현한 ‘40가지 열매의 나무’의 모습. 동시에 꽃이 피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상상도이지만 실제 나무로 존재한다. 샘 판 아켄 교수 |
하나의 가지에 자두와 복숭아 등 다른 종류의 열매가 달려있다. |
한 가지에서 최소한 세 가지 다른 종류의 꽃을 볼 수 있다. 샘 판 아켄 교수. |
Van Aken‘s “timeline” |
아켄 교수는 비지니스 인사이더에 “과수원을 통째로 하나의 나무에 옮겨 놓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아켄 교수가 만든 나무의 한 가지에서는 자두와 복숭아가 한데 열렸다.
시라큐스대학교의 시각행위예술대학의 조각과 교수인 그는 과수원 농부들과 정원사들이 흔하게 쓰는 접목법을 이용해 이 나무를 만들었다. 접목은 두 식물의 가지 등을 붙여 물과 양분이 이동하는 ‘혈관’인 체관부를 공유하는 것이다.
뿌리가 약한 식물을 뿌리가 강한 식물에 접목을 하면 더 잘 자란다. 접목은 오래전부터 활용되었지만 아켄 교수처럼 40가지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시도한 것은 처음이다. 그가 접목한 식물들을 하나의 생리적 공동체로 만드는 데는 9년이 걸렸다.
그는 한 그루의 나무를 3년 정도 키워 4~5개의 가치가 나올 때까지 성장시킨 후에 각 가지마다 4~5개의 다른 종류의 나무의 새순을 접붙였다. 이런 식으로 20~25개 정도의 식물을 하나의 나무에 붙일 수 있었다.
아켄 교수는 “실제로 하는 일은 나무에 상처를 낸 후 붙여놓은 새 식물을 실제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믿게 만드는 것이다”고 말했다.
20~25종의 식물들이 약 2년정도 성장한 후에 새롭게 가지가 나오면 그는 여기에 다시 새 순들을 접붙여 결국 하나의 나무에 40가지 종류의 식물을 뭉쳐놓을 수 있었다. 그는 나무들에 접목된 다양한 식물들의 꽃이 피는 주기를 조절해 나무 전체의 색깔을 조절할 수도 있다.
그는 “모두 각자의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모든 형태의 꽃과 열매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켄 교수는 하나의 뿌리에서 다양한 열매들이 나오게 한 이 시도는 과학적 의미를 갖고 있다기 보다는 하나의 은유라고 강조했다.
이 나무를 만드는 데 들어간 노동의 양으로는 이를 농업계에 실제 적용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그럼에도 예술 작품으로서는 상당한 가치가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 나무로 세계의 배고픔을 치유할 수는 없지만 이런 방식의 생각을 하도록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라큐스대학교는 이 나무를 9·11 테러를 기리는 나무로 선택했다. 아켄 교수는 ‘40’이라는 수는 유한과 무한 사이에 있는 어떤 곳을 의미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아의 홍수가 40번의 낮과 40번의 밤 동안 일어났듯이 성장과 희망, 부활을 의미한다는 뜻이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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