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15일 법안 단독처리 가능성 시사..야, '법 위반' 반발

여, 15일 법안 단독처리 가능성 시사..야, '법 위반' 반발

[the300] "민생법안, 우선적 처리해야" vs "합의 정신 기초한 국회선진화법 위반" 머니투데이 | 하세린 진상현 기자 | 입력 2014.09.09 18:

 

[머니투데이 하세린 진상현 기자][[the300] "민생법안, 우선적 처리해야" vs "합의 정신 기초한 국회선진화법 위반"]

새누리당이 오는 15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90여개의 계류 법안에 대해 단독 처리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합의를 기본정신으로 하는 국회선진화법에 위반된다는 이유에서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9일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일방적인 15일 본회의 개최와 93개 법안(91개 법안과 안건) 통과 예고는 새누리당이 정기국회를 제대로 할 생각이 없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국회의 장기파행을 감수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새누리당에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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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국회법 76조3항에 따르면 (의장은) 회기 전체 의사일정의 작성에 있어서 국회운영위원회와 협의하되,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장이 이를 결정한다.

박 원내대변인은 △정 의장이 여야 대표의원 또는 국회 운영위원회와 의사일정에 관한 진지한 협의 노력을 기울였는지 여부 △국회선진화법의 기본 정신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과 다수당에 의한 날치기 법안 통과를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의장의 단독 본회의 개회를 반대했다.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된 19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이 단독으로 본회의 개회 날짜를 정한 사례는 단 한번도 없었다.

박 원내대변인은 정 의장이 지난 4일 추석연휴 직후 본회의를 열어 부의(附議·토론에 부침) 중인 91개 법안과 안건을 처리하자는 제안과 관련,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서 여야 간의 절충과 진지한 대화, 그리고 타결을 촉구하는 선의의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본회의는 여야 교섭단체가 합의하거나 국회의장의 권한으로 열 수 있다. 정 의장은 합의를 통해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 법안들을 함께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야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이미 본회의에 넘어와 있는 90여개 법안들에 대해서는 분리처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 의장이 15일 본회의를 열고 새누리당 의원 158명이 모두 본회의에 참석할 경우과반 의결로 본회의 계류 법안들을 처리할 수 있는 셈이다. 국회 관계자는 "국회 선진화법은 상임위에서 논의 중인 법안들에 대한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만 본회의에 이미 부의된 법안은 의장이 상정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세월호 특별법으로 민심이 분열돼 있는 상황에서 여당이 법안을 단독 처리할 경우 여당이나 의장 모두 정치적인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현재로선 단독 처리 가능성 보다는 야권에 대한 '압박'의 의미가 더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윤영석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진정한 민심은 민생과 경제를 살리라는 것이다. 세월호 특별법은 세월호 특별법 대로 논의하면서 민생경제 살리기 법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며 "빠른 시일 내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 처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변인은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90여개 법안은 여야가 상임위, 법사위에서 이미 합의한 법안들"이라며 "이들 법안 중에는 다수의 민생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또 "375조원 규모의 2015년 새해예산안 심의와 국정감사도 실시해야 한다"며 "해야 할 일들이 수없이 많음에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특별법만 되뇌고 있다. 이는 대다수 국민의 뜻에 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하세린 진상현 기자 iwrit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