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1. 22:02ㆍC.E.O 경영 자료
[Who] '알리바바 대박' 손정의 "허풍을 떨 때도 각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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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입력 : 2014.09.30 11:29 | 수정 : 2014.09.30 11:33
세계 최대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이달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하며 ‘대박’을 쳤을 때, 마윈 알리바바 회장과 더불어 미국 언론들이 엄청난 관심을 쏟은 인물은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57) 소프트뱅크 사장이다. 14년 전 알리바바에 투자한 2000만달러(약 210억원)의 지분(32.4%)에 지금은 700억달러(약 73조원)가 넘는 가격이 매겨져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는 ‘유니클로’ 최고경영자(CEO)를 제치고 일본 최고 부자 지위를 확고하게 굳혔다.
알리바바 상장 당일 마윈 회장과 함께 뉴욕 증시 객장을 찾은 그에게 블룸버그 등 여러 경제 매체들이 공통으로 던진 첫 질문은 “그 많은 돈을 어디다 쓸 것인가”였다. 겉보기엔 두 회사의 시너지가 많아 보이진 않지만, 그는 손사래 치며 한결같이 “(알리바바의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의 여정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알리바바의 지분을 전략적 발판으로 쓰겠다고 했다.
- ▲ 올해 8월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참가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블룸버그 제공
미국 언론들이 손정의 회장의 다음 행보에 관심을 두는 또 다른 이유는 그가 1년 가까이 추진해온 T-모바일 인수 계획이 미국 정부의 반대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는 요즘 유행하는 벤처캐피털(VC)처럼 유망기업에 미리 공격적으로 투자해 성공을 거두는 것으로 해외 언론과 업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알리바바가 성공하기 이전에 그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야후 재팬이다. 그는 올해 6월 핀란드의 유명 모바일 게임업체 ‘슈퍼셀’을 15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인생은 공격이 아니면 수비뿐”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남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회사의 덩치를 불려온 그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매각하지는 않겠다”고는 했지만, 알리바바가 상장한 지 2주일 만에 월가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슈렉’, ‘쿵푸팬더’ 등으로 잘 알려진 애니메이션 제작사 드림웍스를 34억달러(약 3조 50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소프트뱅크는 1989년 콜롬비아 픽처스를 인수한 소니에 이어 할리우드 영화사를 소유한 두 번째 일본 기업이 된다. 덕분에 이날 드림웍스의 주가는 20% 넘게 치솟았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인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
일본에서 통신업을 중심으로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해온 그의 계획은 야심차다. 올해 6월 세계 최초의 감정 인식 로봇인 ‘페퍼’를 직접 선보이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뜬금없다’는 냉소적인 비판도 나왔지만, “로봇은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블룸버그 등 일부 매체들은 소프트뱅크가 라인과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손 회장은 올해 6월 주주총회에서 “2040년까지 세계 10위 안에 드는 회사를 만들겠다”며 “시가총액이 최소한 200조엔은 넘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30년 비전’이라는 이름이 붙은 그의 계획은 10조엔 남짓한 지금의 시가총액과 견줘볼 때 엄청난 금액이다. 그도 “물론 이것은 허풍이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허풍을 떨 때도 그만한 각오가 있다”며 사업 확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손 회장의 다음 베팅은 어디로 향할까. 그는 알리바바 투자를 결정할 당시 마윈 회장을 보고 “처음 만났을 당시 최초의 5분에 상대방의 화법이나 행동을 눈여겨보고, 동물적인 냄새를 맡고 결단을 내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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