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자발적 구조조정 시작됐다
2014. 11. 26. 20:18ㆍC.E.O 경영 자료
◆ 삼성·한화 빅딜 ◆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과 한화그룹이 2조원대 규모 빅딜(대규모 거래)을 단행했다. 한화그룹이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을 총 1조9000억원에 인수키로 한 것이다. 삼성은 비주력사업인 화학과 방위산업을 처분하고 한화는 주력사업인 화학과 방위산업 역량을 강화하게 됐다. 한화는 이번 M&A를 통해 석유화학·방위산업 등 핵심 사업 분야에서 단숨에 국내 1위로 올라서는 한편 글로벌 메이저들과도 경쟁해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 같은 국내 대표 그룹 간 대규모(빅딜) 거래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향후 재계의 추가적인 사업구조 개편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과 한화의 관련 계열사들은 26일 이사회를 열어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8400억원에 (주)한화가 인수하고,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를 1조600억원에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사들이기로 결의했다. 삼성테크윈의 자회사인 삼성탈레스와 삼성종합화학 자회사인 삼성토탈도 함께 한화로 넘어간다. 이번 매각은 내년 1~2월 실사와 기업결합 등 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두 그룹 간 빅딜은 특히 삼성과 한화의 후계 승계 구도와도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경우 향후 3세 승계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 삼남매 중 누구에게 경영권이 주어질지 불분명했던 화학 분야를 떼어냄으로써 후계구도 윤곽이 더욱 뚜렷해졌다.
두 그룹 간 빅딜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외환위기 당시 정부 주도로 추진됐던 빅딜과 달리 그룹 간에 자율적인 합의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번 빅딜이 “재계의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시장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국내 기업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제적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최근 엔저를 앞세운 일본, 첨단 기술력을 높인 중국 기업들에 쫓기는 신(新)넛크래커 위기에 직면했고 조선, 정유, 건설 등 고용효과가 큰 제조기업들이 영업적자를 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번 빅딜을 모델로 한계 사업이 속출하고 있는 분야에서도 새로운 빅딜이 연쇄적으로 촉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글로벌 경제가 디플레이션 초입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기업 간 인수·합병의 큰 장이 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한화그룹이 자발적인 1조9000억원짜리 빅딜을 성사하면서, 재계에서도 망하기 전에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고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는 물밑 접촉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재 M&A 시장에서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매물로는 우리은행, 메가박스, KT렌탈, 대한전선, 금호산업, 금호고속, 홈플러스, 인천종합에너지, 팬택, 한국토지신탁, 쌍용건설, 쌍용양회 등이 대표적이다. M&A는 파는 쪽과 사는 쪽의 눈높이가 비슷해야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 불황 초입에 기업 이익이 망가져도 딜이 잘 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스스로 비주력 자회사를 묶어서 매각함으로써 재계에서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대 그룹의 재무총괄임원(CFO)은 “이번 빅딜로 업황이 불투명하거나 자금여력이 부족한 그룹에선 돈이 되는 알짜 기업이라도 적극적으로 팔아서 현금을 마련하고 현금이 있는 기업들은 신성장 동력을 적극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분위기가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계열 4사를 동시에 인수해 재계를 깜짝 놀라게 한 한화는 첨단 기술력을 갖춘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를 인수함으로써 로봇, 항공 등 신성장 사업에도 새롭게 진출하고 주력사업인 방산부문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아울러 한화는 이번 빅딜로 기존의 탄약과 정밀유도무기 중심에서 자주포, 항공기, 함정용 엔진, 레이더 등의 첨단분야 방산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 차세대 방위사업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석유화학 부문도 나프타, 콘덴세이트, LPG로 다각화된 원료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특히 삼성토탈이 운영했던 알뜰주유소 사업을 이어받게 됨으로써 1999년 한화에너지(전 경인에너지)를 현대오일뱅크(전 현대정유)에 매각한 지 15년 만에 사실상 다시 정유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한화그룹이 이번에 지분을 50% 인수한 삼성토탈은 알뜰주유소에 대한 경유 공급업체로 선정된 이후 납품품목을 휘발유로 확대했고 제5의 정유사로 위상을 굳혀 가고 있다.
내년에는 삼성토탈의 휘발유 생산량이 50만t, 경유 생산량은 100만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빅딜을 계기로 불황을 겪는 산업 중심으로 자율적 빅딜이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의 네이버인 텐센트는 국내 게임엄체인 CJ게임스 지분 28%를 사들였다. 소셜커머스업체인 그루폰은 티켓몬스터 지분 100%를 2759억원에 인수했다. 한진그룹은 에쓰오일 지분을 아람코에 매각하면서 2조원 가까운 현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도레이첨단소재가 웅진그룹으로부터 웅진케미칼을 사들이는 데 7800억원의 돈을 쏟아부었다. 금융 쪽에서도 증권사들이 매물로 쏟아지며 손바뀜이 있었다. 동양증권이 대만계 유안타증권에 팔렸고, 우리투자증권은 NH금융지주의 품에 안겼다.
[채수환 기자 / 이진명 기자 / 전범주 기자]
삼성과 한화의 관련 계열사들은 26일 이사회를 열어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8400억원에 (주)한화가 인수하고,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를 1조600억원에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사들이기로 결의했다. 삼성테크윈의 자회사인 삼성탈레스와 삼성종합화학 자회사인 삼성토탈도 함께 한화로 넘어간다. 이번 매각은 내년 1~2월 실사와 기업결합 등 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두 그룹 간 빅딜은 특히 삼성과 한화의 후계 승계 구도와도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경우 향후 3세 승계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 삼남매 중 누구에게 경영권이 주어질지 불분명했던 화학 분야를 떼어냄으로써 후계구도 윤곽이 더욱 뚜렷해졌다.
두 그룹 간 빅딜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외환위기 당시 정부 주도로 추진됐던 빅딜과 달리 그룹 간에 자율적인 합의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번 빅딜이 “재계의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시장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국내 기업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제적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최근 엔저를 앞세운 일본, 첨단 기술력을 높인 중국 기업들에 쫓기는 신(新)넛크래커 위기에 직면했고 조선, 정유, 건설 등 고용효과가 큰 제조기업들이 영업적자를 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번 빅딜을 모델로 한계 사업이 속출하고 있는 분야에서도 새로운 빅딜이 연쇄적으로 촉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글로벌 경제가 디플레이션 초입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기업 간 인수·합병의 큰 장이 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한화그룹이 자발적인 1조9000억원짜리 빅딜을 성사하면서, 재계에서도 망하기 전에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고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는 물밑 접촉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재 M&A 시장에서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매물로는 우리은행, 메가박스, KT렌탈, 대한전선, 금호산업, 금호고속, 홈플러스, 인천종합에너지, 팬택, 한국토지신탁, 쌍용건설, 쌍용양회 등이 대표적이다. M&A는 파는 쪽과 사는 쪽의 눈높이가 비슷해야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 불황 초입에 기업 이익이 망가져도 딜이 잘 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스스로 비주력 자회사를 묶어서 매각함으로써 재계에서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대 그룹의 재무총괄임원(CFO)은 “이번 빅딜로 업황이 불투명하거나 자금여력이 부족한 그룹에선 돈이 되는 알짜 기업이라도 적극적으로 팔아서 현금을 마련하고 현금이 있는 기업들은 신성장 동력을 적극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분위기가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계열 4사를 동시에 인수해 재계를 깜짝 놀라게 한 한화는 첨단 기술력을 갖춘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를 인수함으로써 로봇, 항공 등 신성장 사업에도 새롭게 진출하고 주력사업인 방산부문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아울러 한화는 이번 빅딜로 기존의 탄약과 정밀유도무기 중심에서 자주포, 항공기, 함정용 엔진, 레이더 등의 첨단분야 방산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 차세대 방위사업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석유화학 부문도 나프타, 콘덴세이트, LPG로 다각화된 원료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특히 삼성토탈이 운영했던 알뜰주유소 사업을 이어받게 됨으로써 1999년 한화에너지(전 경인에너지)를 현대오일뱅크(전 현대정유)에 매각한 지 15년 만에 사실상 다시 정유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한화그룹이 이번에 지분을 50% 인수한 삼성토탈은 알뜰주유소에 대한 경유 공급업체로 선정된 이후 납품품목을 휘발유로 확대했고 제5의 정유사로 위상을 굳혀 가고 있다.
내년에는 삼성토탈의 휘발유 생산량이 50만t, 경유 생산량은 100만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빅딜을 계기로 불황을 겪는 산업 중심으로 자율적 빅딜이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의 네이버인 텐센트는 국내 게임엄체인 CJ게임스 지분 28%를 사들였다. 소셜커머스업체인 그루폰은 티켓몬스터 지분 100%를 2759억원에 인수했다. 한진그룹은 에쓰오일 지분을 아람코에 매각하면서 2조원 가까운 현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도레이첨단소재가 웅진그룹으로부터 웅진케미칼을 사들이는 데 7800억원의 돈을 쏟아부었다. 금융 쪽에서도 증권사들이 매물로 쏟아지며 손바뀜이 있었다. 동양증권이 대만계 유안타증권에 팔렸고, 우리투자증권은 NH금융지주의 품에 안겼다.
[채수환 기자 / 이진명 기자 /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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