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유가, 아시아에 축복… 中·印은 구조 개혁과 저탄소 성장 추구해야

2015. 1. 14. 19:51C.E.O 경영 자료

[Weekly BIZ] 低유가, 아시아에 축복… 中·印은 구조 개혁과 저탄소 성장 추구해야

  • 윌리엄 페섹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 조선비즈

    입력 : 2015.01.10 03:02

    [칼럼 Outside]

    윌리엄 페섹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중국과 인도에 2015년은 아주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지난 몇 달간 구조 개혁에 관한 웅대한 발표를 해왔지만, 실제 행동은 지지부진했다. 원유 값이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내려가면 고통스러운 구조 개혁을 실행할 절박성도 약해질 것이다.

    그러나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인 원유 가격은 아시아 전역에 요긴한 것이다. 이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그동안 예산을 축내 온 연료 보조금을 줄일 수 있었다(물론 산유국인 말레이시아는 유가 하락에 따른 손해도 볼 것이다). 일본·한국·필리핀·싱가포르·대만·태국에서는 하락하는 에너지 비용이 가처분소득, 가계 수요, 기업 이익을 증대시킬 것이다. 지금까지는 유가 하락이 국제 경제에 1%포인트 성장 부양 효과가 있을 것이다. 호주&뉴질랜드 금융그룹의 글렌 맥과이어 이코노미스트는 "저유가가 '자신감 증폭기' 역할을 해 2015년은 물론 2016년에도 아시아의 성장을 뒷받침할 결정적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2월에 첫 총예산안 발표를 준비 중인 모디 인도 총리로선, 이보다 더 좋은 '순풍(順風)'을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저유가는 단기적으로 인도의 경상수지 적자에 거대한 개선 효과를 가져오고, 재정 적자를 줄이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해 금리 인하를 가능케 할 것이다.

    인도의 성장세가 지속될지 말지는 모디 총리가 내년에 얼마나 과감해지느냐에 달려 있다. 그는 유가가 하락하자 경유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줄였는데, 저유가 덕에 소비자들이 받는 충격은 완화됐다. 그러나 수백만 명이 가정에서 취사용으로 사용하는 LPG와 등유 보조금을 줄이는 것은 훨씬 어려울 것이다. 이런 곳에서 예산을 절감하지 못하면 인프라·교육·의료 등 더 생산적인 부문에 예산을 늘리기가 어려울 것이다.

    중국은 저유가에도 성장률이 주춤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1조1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300개 신규 건설 계획을 추진하게 된 이유다. 그러나 모디 총리와 마찬가지로 시진핑 주석은 단기적 사고를 피하는 게 현명할 것이다. 유가 하락은 중국과 인도 두 나라가 추진해온 탄소 배출 저감 정책을 탈선시킬 위험이 있다. 저유가가 대체 에너지와 에너지 효율화 정책을 지연시키거나 멈추는 핑계가 돼선 안 된다. 중장기적 인구 압력을 감안하면 아시아는 여전히 저탄소 성장을 해야 한다.

    유가 하락은 물가 인상 압력을 완화해 중국 인민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 시 주석은 통화 측면의 이런 우호적 환경을 이용해서, 공언해온 국영기업 통제 강화에 나서야 한다. 또한 비효율적 굴뚝 산업 일변도 경제에서 벗어나고, 더 생산적인 민간 분야의 '야성적 충동'을 고취해야만 경제를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로 이끌 수 있다.

    저유가에 힘입어 중국은 전략 비축유를 확대하는 등 이미 "장엄한 승리자"로 치부되고 있다. 그러나 저유가 자체만으론 중국이 직면한 구조적 도전을 없앨 수 없다. 시진핑 주석과 모디 총리 공히 지금까지는 기회를 부여받았을 뿐이다. 기회를 거머쥐느냐 마느냐는 그들 자신에게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