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산업 패러다임을 바꾼다] (2) 직구 열풍에 오프라인 매장 직격탄
2015. 1. 19. 19:12ㆍC.E.O 경영 자료
[직구, 산업 패러다임을 바꾼다] (2) 직구 열풍에 오프라인 매장 직격탄
국경 넘나드는 온라인 쇼핑… 세계 유통산업 대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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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직구, 산업 패러다임을 바꾼다
【 서울·로스앤젤레스=이환주 박종원 기자 진희정 특파원 】 '오프라인 매장의 몰락.' 국내는 물론 세계 유통산업의 중추인 미국에서도 직구바람이 불고 있다. 온라인 결제수단이 보편화되고 달러 강세가 겹치면서 해외 온라인 상점을 찾는 미국인들의 발길이 크게 늘고 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활황을 누리던 미국의 교외형 아웃렛들은 직구로 인해 잇따라 점포 문을 닫고 있는 등 점차 위기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유통업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특히 해외 명품을 수입해 파는 백화점, 아웃렛 등 대형 유통업체의 타격이 크다.
■직구이용객(해외 결제) 급증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미국인들의 씀씀이다. AP통신은 지난해 말 보도에서 '페이팔' 같은 인터넷 결제대행 서비스 이용률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며 해외 직구가 더욱 쉬워졌다고 전했다. 페이팔은 지난 1998년 미국 온라인 유통업체 이베이의 자회사로 출범, 이용자와 해외 온라인 쇼핑몰 사이에서 결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3.4분기에는 565억달러(약 60조9578억원)에 이르는 결제대금이 페이팔을 통해 국경을 넘었으며 이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AP는 이를 두고 2018년에는 3000억달러가 넘는 돈이 페이팔을 통해 오간다고 내다봤다. 에뉴 나야 페이팔 국제전략 상무는 "우리가 동네 상점에서 사는 물건의 99%는 이미 국경을 넘었던 물건들"이라며 "페이팔은 단지 중간상인을 줄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유명 쇼핑시즌인 '독신자의 날'에 실시한 할인행사에서 중국 외 217개 국가 및 특별 지역구에서 알리바바를 이용했다. 구매액으로 따졌을 때 전체 3위 이용객은 미국인이었다. 알리바바 역시 페이팔과 비슷한 '알리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애플 또한 지난해 9월 독자적인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선보였다.
AP는 호주 커피컵 업체 킵컵이나 벽화업체 월프라이 같은 해외 소매기업들이 페이팔과 협력해 해외 판매를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신에 의하면 페이팔에서 이뤄지는 해외쇼핑 결제는 분당 2000여건에 달한다.
■美 오프라인 소매업체들 위기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직접 물건을 사들이다보니 할인 및 도매 매장들은 점차 설자리를 잃고 있다. 미국 최대 오프라인 전자제품 유통사인 베스트바이는 지난해 4.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급락했다. 2%대 상승을 예측한 시장 전망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다.
소형 유통사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달 초 보도에서 미 부동산 정보업체 레이스의 자료를 인용해 미 오프라인 쇼핑몰 공실률이 지난해 4.4분기 8%로 전분기보다 상승했다고 밝혔다. 관련 조사에서 분기별 공실률이 증가한 경우는 약 3년 만에 처음이었다. 미 대형 유통사 시어스는 지난해 12월 발표에서 한 해 동안 235개 매장문을 닫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같은 해 8월 예측한 숫자(130개)의 두 배가 넘는다.
레이스의 라이언 세베리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쇼핑매장 수요가 지난 2013년보다 높아지기는 했지만 아직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상황으로 수요 회복은 가속단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미소매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미 유통업체 성장률 1위 업체는 식료품 유통업체 알버트슨, 2위는 가구업체 웨이페어로 둘 다 해외에서 들여오기 어려운 제품을 취급하는 곳이었다. 유명 유통사 아마존은 성장률 순위에서 10위에 머물렀다.
■국내 유통업체도 직구 폭풍 속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백화점은 (해외직구 주요 품목인) 의류, 잡화, 가전제품 매출이 전체의 75% 이상을 차지해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도 "백화점 소비가 아웃렛으로, 오프라인 소비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올해 백화점 시장 전망을 '흐림'으로 예상했다.
국내 해외 직구시장은 재작년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2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전체 소매 시장 규모(270조원)의 1%로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3년 뒤인 2018년에는 8조~10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0조원은 지난해 백화점 전체 시장 규모(43조원)의 약 4분의 1, 전체 온라인쇼핑 시장(55조원)의 18%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해외 직구발 구매 혁명은 이제 시작으로 국내 업체들 역시 역직구를 통해 맞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미국은 현재 가장 큰 직구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중국은 가장 빠르게 직구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코리아센터닷컴이 운영하는 국내 최대 해외배송 사이트인 몰테일 관계자는 "2013년 260억원이던 매출이 2014년에는 500억원으로 2배가량 늘어났다"며 "역직구시장 활성화를 위해 결제, 언어, 배송 문제와 함께 각국 정부의 통관 및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용구 한국유통학회장은 "중국 오프라인 관광객이 중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한국 상품을 살 수 있도록 역직구를 위한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며 "연령, 성별에 따라 타깃층을 세분화해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 서울·로스앤젤레스=이환주 박종원 기자 진희정 특파원 】 '오프라인 매장의 몰락.' 국내는 물론 세계 유통산업의 중추인 미국에서도 직구바람이 불고 있다. 온라인 결제수단이 보편화되고 달러 강세가 겹치면서 해외 온라인 상점을 찾는 미국인들의 발길이 크게 늘고 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활황을 누리던 미국의 교외형 아웃렛들은 직구로 인해 잇따라 점포 문을 닫고 있는 등 점차 위기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유통업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특히 해외 명품을 수입해 파는 백화점, 아웃렛 등 대형 유통업체의 타격이 크다.
■직구이용객(해외 결제) 급증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미국인들의 씀씀이다. AP통신은 지난해 말 보도에서 '페이팔' 같은 인터넷 결제대행 서비스 이용률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며 해외 직구가 더욱 쉬워졌다고 전했다. 페이팔은 지난 1998년 미국 온라인 유통업체 이베이의 자회사로 출범, 이용자와 해외 온라인 쇼핑몰 사이에서 결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3.4분기에는 565억달러(약 60조9578억원)에 이르는 결제대금이 페이팔을 통해 국경을 넘었으며 이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AP는 이를 두고 2018년에는 3000억달러가 넘는 돈이 페이팔을 통해 오간다고 내다봤다. 에뉴 나야 페이팔 국제전략 상무는 "우리가 동네 상점에서 사는 물건의 99%는 이미 국경을 넘었던 물건들"이라며 "페이팔은 단지 중간상인을 줄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유명 쇼핑시즌인 '독신자의 날'에 실시한 할인행사에서 중국 외 217개 국가 및 특별 지역구에서 알리바바를 이용했다. 구매액으로 따졌을 때 전체 3위 이용객은 미국인이었다. 알리바바 역시 페이팔과 비슷한 '알리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애플 또한 지난해 9월 독자적인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선보였다.
AP는 호주 커피컵 업체 킵컵이나 벽화업체 월프라이 같은 해외 소매기업들이 페이팔과 협력해 해외 판매를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신에 의하면 페이팔에서 이뤄지는 해외쇼핑 결제는 분당 2000여건에 달한다.
■美 오프라인 소매업체들 위기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직접 물건을 사들이다보니 할인 및 도매 매장들은 점차 설자리를 잃고 있다. 미국 최대 오프라인 전자제품 유통사인 베스트바이는 지난해 4.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급락했다. 2%대 상승을 예측한 시장 전망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다.
소형 유통사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달 초 보도에서 미 부동산 정보업체 레이스의 자료를 인용해 미 오프라인 쇼핑몰 공실률이 지난해 4.4분기 8%로 전분기보다 상승했다고 밝혔다. 관련 조사에서 분기별 공실률이 증가한 경우는 약 3년 만에 처음이었다. 미 대형 유통사 시어스는 지난해 12월 발표에서 한 해 동안 235개 매장문을 닫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같은 해 8월 예측한 숫자(130개)의 두 배가 넘는다.
레이스의 라이언 세베리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쇼핑매장 수요가 지난 2013년보다 높아지기는 했지만 아직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상황으로 수요 회복은 가속단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미소매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미 유통업체 성장률 1위 업체는 식료품 유통업체 알버트슨, 2위는 가구업체 웨이페어로 둘 다 해외에서 들여오기 어려운 제품을 취급하는 곳이었다. 유명 유통사 아마존은 성장률 순위에서 10위에 머물렀다.
■국내 유통업체도 직구 폭풍 속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백화점은 (해외직구 주요 품목인) 의류, 잡화, 가전제품 매출이 전체의 75% 이상을 차지해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도 "백화점 소비가 아웃렛으로, 오프라인 소비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올해 백화점 시장 전망을 '흐림'으로 예상했다.
국내 해외 직구시장은 재작년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2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전체 소매 시장 규모(270조원)의 1%로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3년 뒤인 2018년에는 8조~10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0조원은 지난해 백화점 전체 시장 규모(43조원)의 약 4분의 1, 전체 온라인쇼핑 시장(55조원)의 18%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해외 직구발 구매 혁명은 이제 시작으로 국내 업체들 역시 역직구를 통해 맞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미국은 현재 가장 큰 직구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중국은 가장 빠르게 직구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코리아센터닷컴이 운영하는 국내 최대 해외배송 사이트인 몰테일 관계자는 "2013년 260억원이던 매출이 2014년에는 500억원으로 2배가량 늘어났다"며 "역직구시장 활성화를 위해 결제, 언어, 배송 문제와 함께 각국 정부의 통관 및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용구 한국유통학회장은 "중국 오프라인 관광객이 중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한국 상품을 살 수 있도록 역직구를 위한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며 "연령, 성별에 따라 타깃층을 세분화해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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