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계 안믿어"…비공개 회의록에 담긴 美연준의 속내

2015. 3. 10. 20:34C.E.O 경영 자료

 

"중국 통계 안믿어"…비공개 회의록에 담긴 美연준의 속내

미국이 느끼는 중국경제.."달콤하지만은 않다"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전세계 경제에 가장 중요한 나라를 꼽자면 단연 미국과 중국이다. 막대한 영향력 만큼이나 조심스러운 두 나라는 서로에 대해 달콤한 말들만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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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제를 이끌어가는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속내는 어떨까. 미국 통화정책을 이끄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주 2009년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 비공개 회의록을 공개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평가는 겉으로 드러난 것 만큼 달콤하지 않았다.

◇`중국은 이상한 나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1800장에 달하는 회의록을 근거로 중국 경제에 대한 미국의 진짜 인식을 보도했다.

지난 2009년 회의록 내내 연준 인사들은 중국 경제지표가 나올 때마다 통계 산정 방식을 언급했다. 중국 지표가 표준 통계에 따라 산출된 게 아니라 임의적인 기준으로 만들어져 현실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리처드 피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한 뒤 참석한 4월28~29일 회의에서 “나는 분기가 끝나기도 전에 그 분기의 경제지표를 명확히 알고 있는 민첩함에 놀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2008년 4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공식 수치인 6.1%보다 낮다는 것을 증명하는 여러 자료들을 나열했다.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도 “중국 경제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다소 강한 건 맞지만 공식 통계수치 만큼 강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이 엄청난 양의 미국 국채를 보유한 채권국이란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피셔 총재는 중국 방문 중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거 보유한 것과 관련 중국인들로부터 끊임없는 질문세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참석한 40개 이상 회의에서 중국인들은 미국이 양적완화를 적기에 종료할 수 있을지를 의심했다”며 “양적완화 조치로 미 국채를 사들이는 것을 한결같이 걱정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피셔 총재는 “중국은 매우 기운찬(frisky) 곳”이라며 “그러나 나는 기본적으로 `이상한 나라의 맬리스`라는 부제목을 달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한 나라의 맬리스`는 악당 소굴을 탐험하는 순진한 소녀 앨리스의 모험담을 그린 영화로 중국을 `이상한 나라`로 표현한 셈이다.

◇부양·구조개혁 효과 `글쎄…`

연준 이사들이 가장 자주 나눈 대화 중 하나는 중국이 수출주도형 경제를 내수주도형 경제로 바꾸는 리밸런싱에 필요한 경제구조 개혁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냐는 것이었다.

버냉키 전 의장은 4월 회의에서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건 수년간 이야기했던 것처럼 미국이 더 나은 외부 수요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글로벌 수요의 재조정”이라고 말했다.

연준 이사들은 중국이 경제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럽과 미국 경제 회복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태도를 계속 취할지를 그 해 내내 우려했다.

이밖에도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대한 언급도 자주 등장했다. 2009년 4월 회의 당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이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살아나고 있으며 8월께 큰 폭의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보고했다.

나단 쉬츠 연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2분기 GDP 성장률이 경기부양 조치들과 은행 대출 증가에 힘입어 18.5%(연율 환산)까지 급등할 것”이라고 FOMC 위원들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언젠가 은행 대출이 줄어드는 시점에서 지난 6개월간 목격해왔던 은행 대출 급증의 후유증을 보게 될 것이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답변해 경기부양의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