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15. 20:29ㆍC.E.O 경영 자료
"내 80평생에 이런 극심한 가뭄은 처음"
밭 물대기에 가구당 하루 140만원..전기료 평년의 3배늘어 시름강원도 고랭지 채소 파종..계획대비 40% 수준 불과이달 하순까지 못끝내면 여름채소 수급에 큰 차질
매일경제 문재용,지홍구 입력 2015.06.15. 04:01 수정 2015.06.15. 04:
■ 최악의 가뭄 시달리는 강원도 농가 가보니…
해발 1100m 고지대에 위치한 국내 최대 고랭지 채소 재배지인 강원도 강릉시 안반데기 마을에서 30년째 배추 농사를 짓고 있는 전창손 씨(80)는 올해 가뭄을 최악으로 꼽았다. 전씨는 "면사무소로부터 (물탱크로)지원받는 농업용수를 배추밭에만 겨우 뿌리고 있다. 일일이 손으로 (물뿌리개로)쏴줘야 하는데 밭이 한두 평이 아닌지라 사람 쓰는 데 들어가는 돈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현재 배추 모종을 밭에 심는 '정식'을 마친 농가는 모두 6가구. 이들 농가는 인근 군부대에서 30여 명 병력을 지원받는 것으로도 부족해 일당 12만원을 주고 용역을 70여 명 쓰지만 밭을 겨우 적실 뿐이다. 밭에 물을 주는 데만 가구당 하루 140만원씩을 사용하는 것이다.
#2. 강원도 인제군 남면 관대리에서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명순 씨(59). 지난 11일 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밤새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지만 결국 마른 하늘에 뜨는 해만 마주했다고 한다. 관대리는 유독 가뭄이 심해 인근 소방서로부터 하루 8시간만 제한적으로 급수를 받는 상황이다. 김씨는 그 부족한 물마저 아껴 밭에 뿌리고 있다. 김씨는 "작물들이 말도 못하고 말라버리는 것을 생각하면 마실 물도 아껴 밭에 대는 것은 농민이라면 당연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관대리 농가들은 농업용수로 사용하던 지하수가 말라버려 지난 3월부터 멀리 있는 연못에서 물을 끌어오고 있다. 이를 위해 평년보다 3배가 넘는 전기요금이 지출된다고 한다. 김씨는 "그 연못마저 말라버리면 대책이 없다. 그때가 되면 전기요금을 5배, 10배 줘도 물 한 방울 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극심한 가뭄에 강원도 농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농업용수는 물론 일상생활에 쓸 물조차 부족한 지역까지 등장했다. 전국 고랭지 배추와 무 생산량의 98%를 담당하고 있는 강원도에서는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14개 시·군 3169㏊ 밭 작물이 시듦 피해를 입었다.
아예 파종이나 정식을 하지 못한 지역도 허다하다.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고랭지 채소 파종·정식은 계획(7200㏊) 대비 39.6%에 불과하며 콩·잡곡류는 57.1%에 그치고 있다. 5월 강수량이 평년의 10%에 불과한 영동지역 피해가 더욱 크다. 강릉시 고랭지 채소 파종은 12%에 불과했다.
특히 대규모 고랭지 채소단지인 강릉시 안반데기, 평창군 대관령 등에서 이달 중하순까지 파종·정식을 끝내지 못하면 국내 여름 채소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 최대 고랭지 배추 생산지이자 전국 씨감자 25%를 공급하고 있는 안반데기 마을의 고석봉 씨는 "군인들까지 동원해 물을 공급하고 주말에 비가 왔지만 지표면만 젖어 해갈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면서 "개울물 등을 공수해 오는 20일과 25일 배추와 무를 파종할 예정인데 심는다 해도 가뭄이 계속된다면 수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권 2000만명의 젖줄인 소양강댐 수위는 14일 오후 1시 현재 152.71m(저수율 26.2%)를 기록해 역대 최저 수위(151.93m)에 근접했다. 한강 상류에 있는 발전댐이 방류한 수량만큼 소양강댐 물을 덜 소비하는 정책을 시행하기 전인 10일 오후 1시 수위(153.48m)보다 오히려 70㎝ 더 줄어들었다. 특히 소양강댐은 발전이 불가능한 수위(150m)를 2.7m 정도 남겨두고 있어 7월 중순까지 가뭄이 이어질 경우 발전 중단이란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보통 6월 말에 장맛비가 예상되기 때문에 발전 중단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강원지역 누적 강수량은 163.5㎜로 평년 대비 55% 수준이다. 특히 최근 한 달 동안 누적강수량은 평년 대비 6~37%에 불과했다. 기상청은 "중·북부 지방의 경우 7월 초·중순 이후에야 장마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가뭄 해갈은 7월 중순이 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중·북부 지역 가뭄에 대처해 관계부처 비상대응팀을 가동하고, 가뭄 대책비 64억원을 조기 지원하기로 했다.
[강릉·인제 = 문재용 기자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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