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발끊었던 中·日관광객, 다시 한국행 '노크'

2015. 7. 12. 20:45C.E.O 경영 자료

[단독]메르스로 발끊었던 中·日관광객, 다시 한국행 '노크'

 

중국·일본·홍콩관광객, 한국 여행예약 재개 움직임 가시화

9∼10월 일본·중국 연휴까지 정상 회복 기대

(도쿄·홍콩·베이징·타이베이=연합뉴스) 조준형 최현석 이준삼 특파원 노해랑 통신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진정세를 보이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절대다수인 중국, 일본 관광객들이 다시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단됐던 단체관광 비자 신청이 재개되고, 한국 여행 경보도 하향 조정되는 움직임이다. 이런 추세라면 외국인 관광객 '대목'인 9월과 10월 중국·일본의 연휴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말 한국관광공사와 여행업계 집계에서 한국여행 성수기인 7∼8월 국내 패키지관광 상품을 예약한 외국인은 20만2천541명으로, 작년 동기(112만9천536명)에 비해 82.1% 나 줄었다. 특히 발길을 돌린 관광객 상당수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였다.

연합뉴스

'메르스 가고 유커 오고'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9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항에 정박한 중국 크루즈 '중화태산호'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내리고 있다. 이 선박으로 한국에 입국한 중국 관광객 800여명은 이날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인천지역 곳곳을 둘러볼 예정이다. 2015.7.9 tomatoyoon@yna.co.kr


그러나 7월 들어 메르스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우리 정부와 여행업계가 다양한 '유커 모시기' 전략을 펼치면서 중국인들의 한국관광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선, 자취를 감췄던 중국인의 단체관광 비자 신청 사례가 차츰 눈에 띄기 시작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통계를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들어 지방 총영사관 등에서 단체 비자 신청이 조금씩 접수되기 시작했다"며 "점점 탄력이 붙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각종 관광 인센티브 조치를 내놓고 메르스 사태가 안정세로 접어든 것이 그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내에서 메르스 사태가 진정세이고, 중국 내에서 메르스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이 중국인 유커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 것 같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중순께 한국인 투숙을 받지 않겠다고 국내 여행사에 통보했던 베이징(北京)의 5성급 온천 호텔 춘휘원도 다시 한국인 여행자들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주중 한국대사관은 전했다.

한국여행에 대해 우호적으로 보도하는 중국언론도 점차 늘고 있다.

중국 경화시보(京華時報)는 최근 한국정부가 내놓은 비자혜택, 여행상품 가격인하 등으로 중국인의 한국 방문이 점차 회복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 대형 온라인 여행사 시트립(携程) 관계자를 인용, "7월 2일을 기준으로 최근 일주일간 한국행 자유여행 예약률이 전달 같은 기간에 비해 3배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내내 한국내 메르스 상황을 매시간 주요뉴스로 다뤄온 중국 CCTV에서는 이제 메르스 관련 보도를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중국 내 상당수 여행 전문가들도 올 8∼9월 해외 여행지로 한국을 적극 추천하는 분위기다.

인민일보 해외판이 운영하는 사이트 해외망(海外網)이 자국내 전문 여행가들을 대상으로 한국 여행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해 지난 7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1이 메르스 여파에도 한국은 8∼9월 유커들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여행 시기는 62%가 8∼9월을 추천했다.

여름 휴가철 후에도 9월 3∼5일('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일 관련 임시 공휴일), 10월 1∼7일(국경절 연휴) 등 사흘 이상의 중국 연휴가 두 번 이어지는 것도 한국으로서는 유커들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물론 아직은 한국을 찾는 유커들의 수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소비자보는 지난 9일 한국정부가 중국인들의 한국관광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아직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며 아직은 중국인들이 관망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관광객들의 한국행도 메르스로 인한 타격에서 조금씩 회복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국내 항공사의 도쿄지사 관계자들은 일본인의 한국행 수요가 최저점을 찍고 천천히 회복세로 들어서려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관광공사 도쿄지사 관계자는 9일 "메르스 문제가 한창일 때 한국행 신규 예약은 없고 예약 취소만 있었지만, 이제 취소는 거의 다 된 것 같고 신규 예약자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지난달 메르스 관련 보도가 거의 매일 일본 언론에 나왔을 때 일본인의 일일 한국행 신규 예약이 작년의 10∼20%에 그쳤는데, 지난 주말(4∼5일)이후로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올라오고 있다"며 "저점을 찍고 완만하게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향후 전망과 관련,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일본인들이 안전 문제에는 매우 신중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종식 선언이 나와야 빠른 속도로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9월 '실버 위크 연휴(9월 19∼23일)' 정도에는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이달 24일 일본 여행업계 관계자 등 390명을 한국으로 초청할 예정인데, 일본 업계 사람들이 그런 계기로 실제 한국 상황을 보고 오면 더 빨리 회복세를 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홍콩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한국 내 메르스 상황이 호전됨에 따라 홍콩 정부에 한 달째 유지해온 홍색(紅色) 여행경보를 해제하거나 하향하는 조치를 조기에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홍콩 당국은 한국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날로부터 메르스 잠복기로 알려진 14일이 두 차례 지나는 28일 이후 여행경보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홍콩 여행업협회인 여유업의회(旅遊業議會) 소속 회원사들은 이달 말까지 한국행 단체 여행을 취소했지만, 당국이 여행경보를 홍색에서 황색(黃色)으로 완화하면 가능한 한 빨리 한국 관련 여행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홍콩 윙온(永安)여행사는 이르면 다음 달 중순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가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8일 전망했다고 친(親)중국계 매체 문회보(文匯報)가 보도했다.

윙온 여행사 관계자는 "고정 한국 팬들이 있기 때문에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가 재개된 이후 한국 관련 여행 상품 가격이 큰 폭으로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정부는 한국 여행 경보를 2단계 수준인 '황색'으로 높였던 것을 변경, 가장 낮은 단계인 '회색'으로 낮춘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대만 정부의 여행경보 격상 뒤 2만5천∼3만명이 6∼7월 예정했던 한국 관광을 취소했다.

정익수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 지사장은 "현지 항공사와 여행업계에 따르면 대만인의 개별관광객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 대만의 한국관광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jhcho@yna.co.kr, harrison@yna.co.kr, jslee@yna.co.kr, mansedoly@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합뉴스

'제주는 메르스 청정이라 안심해요'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유커(중국인 관광객) 등 크루즈 관광객 2천여명이 대형 크루즈선인 사파이어 프린세스(11만5천875t)호를 타고 10일 제주를 찾아 제주 관광을 나서고 있다. 2015.07.10. koss@yna.co.kr



연합뉴스

중국 국경절 연휴에 '유커’로 붐비는 명동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2014년 10월5일 오후 중국 국경절 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은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등으로 서울 명동이 붐비고 있다. 2014.10.5 seephoto@yna.co.kr



연합뉴스

올해 4월 명동 찾은 유커 (서울=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중국 노동절인 내달 4일까지 한국을 방문할 중국인들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상점에 관광객들이 물건을 구입 하고 있다. 2015.4.30 home1223@yna.co.kr



연합뉴스

메르스 여파, 항공 여행객 급감 (영종도=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6월 항공 여객이 감소했다. 6월 여객은 작년보다 둘째주에 9%, 셋째주에 19.5%가 급감했고 이달 16일부터 국내선은 15%, 국제선은 20% 안팎의 감소폭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모습. 2015.6.24 hi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