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에 물 부은' 해외자원개발 사업

2015. 7. 14. 21:32이슈 뉴스스크랩

 

'밑 빠진 독에 물 부은' 해외자원개발 사업

 

[앵커]
'묻지마 투자' 논란을 빚었던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실제로 엄청난 자금을 투입했지만 실속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석유와 가스 등 해외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사업이 시작됐지만 외형 부풀리기에만 치중했을 뿐 실패했다는 지적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황혜경 기자!

해외자원개발 사업, 어떤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나요?


[기자]
먼저 사업의 당초 목적인 '자원의 안정적 확보' 측면에서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석유의 경우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 기업이 투자한 지분율을 감안하면 5억 배럴가량을 국내에 들여올 수 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내 도입 물량은 0.4%에 불과한 220만 배럴이었고, 이마저도 3차례 시범 도입한 물량에 불과했습니다.

1조 원을 투자한 미국 앵커 유전광구의 경우 미국은 석유 반출이 법적으로 금지돼있기 때문에 비상시에도 국내로 석유를 가져올 수가 없습니다.

7천억 원을 들인 페루의 사비아 광구도 2025년까지는 생산량 전부를 현지 기업에 판매하도록 묶여있는 상황입니다.

자원개발 3사가 투자한 60개 사업장 가운데 23곳이 이처럼 생산물량 도입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업장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투자액만 해도 7조 8천억 원에 달합니다.

또 이처럼 자원의 안정적 확보에는 실패했다 하더라도 투자 대비 수익은 제대로 내고 있는가,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감사원은 조사 결과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3사의 적자는 당초 예상액이었던 3조 천억 원보다 4배 이상 늘어난 12조 8천억 원에 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올해부터 향후 5년 동안 발생할 현금 수입도 기대보다 14조 5천억 원이나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일부 사업의 경우 그동안 투자비 회수 실적도 없고, 수익성도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향후 투자계획이 6조 7천억 원에 이르는 등 그대로 진행된다면 큰 재무위기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감사원은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공사의 자산 구조조정 등 획기적인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감사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종합 점검을 위한 감사였던 만큼 책임자를 규명하거나 징계요구를 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금까지 YTN 황혜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