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6. 18:54ㆍ지구촌 소식
러시아, 시리아 개입 확대…자원병력 파병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러시아가 시리아에 자원병력을 지상군으로 파병해 시리아 내전에 대한 개입을 확대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때도 자원병력을 파병해 친러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한 바 있다.
5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의회 국방위원장인 블라디미르 코모예도프 제독은 이날 낸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 당시 참전한 용사들이 시리아에 파견될 것"이라며 "자발적인 자원군은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자원군은 국가가 외침 등을 받아 위급할 때 명령이나 징발을 기다리지 않고 국민 스스로 일어나 자발적으로 조직한 비정규군을 말하며, 국제법상으로는 병력으로 간주돼 교전자격을 인정받는다. 러시아는 이들 자원병력에 대해 일당 50달러를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당초 시리아에 공군 외에 지상군은 파병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었지만, 코모예도프 제독의 성명은 러시아의 의도를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러시아는 작년 3월 크림반도 합병과 이에 따른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 때와 똑같이 모호한 형태로 지상군을 파병하려 한다는 게 NYT의 분석이다.
터키 영공 침공에 이어 러시아의 지상군 파병은 시리아 북부에 안전지대와 비행금지구역을 설치해 시리아 정부군의 공습을 막고, 시리아 반군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미국 주도 동맹군의 대 시리아 정책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시리아 내전의 정치적·외교적 해결 가능성도 없앤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실제로 시리아 반군 조직 41개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러시아를 '잔혹한 점령군'이라고 비난하고 러시아가 정치적 외교적 해결을 위한 길을 차단했으니, 전력을 다해 러시아 군을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러시아의 시리아내전 개입을 일컬어 수니파 무슬림에 대한 십자군 전쟁이라고 비난했다.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며 이란과 동맹을 맺고, 시리아 내전에 개입을 급속히 확대한 러시아는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동맹과 반목하고 있다. 양측은 모두 시리아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척결을 주된 목표로 하고 있지만, 미국 주도의 동맹국들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축출을 원하고, 러시아 주도의 동맹국들은 그의 유임을 지지하고 있어 반목은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는 앞서 시리아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명목하에 지난달 30일 개시한 시리아에 대한 공습도 단계적으로 늘려왔다. 러시아 공군은 공습회수를 하루 20차례에서 지난 3일 25차례로 늘렸다.
러시아군 총참모부 작전총국장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공군은 (시리아) 공습을 계속하는 것은 물론 더 강화할 것"이라며 "공습의 주요 목표는 (테러조직의) 지휘소, 탄약고, 통신 기지, 자살폭탄테러범들을 위한 무기 제작공장, 테러리스트 훈련소 등"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주 징집한 지상군 15만명을 파병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도격인 락까를 함락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 내부관계자를 인용, "러시아가 시리아 서부를 싹쓸이해 락까와 팔미라 주변의 석유와 가스자원을 노린다는 것은 명확하다"면서 "유전을 확보하려면 락까 점령은 필수"라고 전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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