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중부 최악의 가뭄, 내년 봄까지 계속된다

2015. 10. 20. 18:51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한반도 중부 최악의 가뭄, 내년 봄까지 계속된다

 

올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극심한 가뭄이 이어진 가운데 내년 봄까지 이같은 가뭄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엘니뇨' 현상과 함께 강수량이 풍부한 태풍의 발생 빈도가 적었던 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은 760mm로 평년 대비 62% 수준이다.

중부지방의 가뭄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경기는 528.6㎜의 비를 뿌리며 평년대비 42%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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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가뭄으로 중부권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충청남도 예산군 예당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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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농경지가 집중된 강원과 충남 지역이 가뭄의 직격탄을 맞았다. 강원 영서와 영동, 충북, 충남은 각각 629.5mm(51%), 664mm(52%), 626.6mm(53%), 591.4mm(50%)의 비를 뿌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제주나 일부 남부지방엔 비가 왔고 북한 일부 지역에 홍수가 발생하는 등 지역적 편차도 있었지만, 수도권과 강원, 충남 등 중부 지방은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최악의 가뭄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뭄 원인으로 극심한 엘니뇨 현상과 한반도에 강한 비를 뿌렸던 태풍이 적었던 점을 꼽았다. 엘니뇨는 태평양의 파푸아뉴기니 동쪽 바다부터 남미의 에콰도르, 콜롬비아의 서쪽 바다 사이에 위치한 태평양의 일부에서 5개월 동안 해수면온도 편차가 0.4℃ 이상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하지 못했고,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해 기단이 형성하는 장마전선 역시 한반도 남북으로 확장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엘니뇨 현상으로 북서 태평양이 아닌, 중동 태평양 일대가 따뜻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발달을 방해했다는 것.

기상청 관계자는 "엘니뇨가 한반도 장마전선 확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면서도 "가뭄이 한반도 중부 지방에 집중됐고 전지구적으로 보면 한반도가 일부 지역임을 고려하면, 엘니뇨가 한반도 가뭄에 지배적인 영향을 줬다고 확언하긴 섣부르다"고 말했다.

문제는 다음해에도 이같은 가뭄이 쉽사리 해갈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 주요지역 10월부터 5월까지 평년 강수량은 장마철이 시작되는 6월부터 9월까지 강수량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년 봄 이후 기후를 예측하는 것은 이르지만, 내년 여름이 오기까지 가뭄을 해갈하는 수준의 강수량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엘니뇨가 심했던 해, 겨울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높은 경향을 보인다"면서도 "가뭄을 해갈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