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31. 18:03ㆍC.E.O 경영 자료
[취재X파일] ‘40代 젊은 정치’에 열광하는 지구촌…한국만 예외?
-美 폴 라이언ㆍ加 쥐스탱 트리도…40대 정치인 두각
-지구촌 정치권 40대 열풍…기성정치권에 대한 실망감 반영
-한국 정치권 ‘40대 실종론’…19대 국회, 초재선 존재감 ↓
-‘새 인물’ 국민 기대 크지만 변화없는 정치권…청년 정치인 육성 필요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479세대라는 말을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상황에 맞게 의미가 좀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통상 정치권에서는 40대, 1970년대생, 90년대 학번을 의미합니다. 80년대 학번, 1960년대생을 의미하는 이른바 ‘86그룹’ 이후 새로운 세대를 일컫는 말입니다. ‘90년대가 무슨 새로운 세대인가’라고 반문하는 2030세대도 있겠지만 정치권에서는 귀한 존재들입니다. 최근 만난 한 보좌관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대는 479세대를 원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479세대가 보이지 않는다.” 무슨 의미일까요.
▶지구촌 정치권, ‘40대 뇌섹남’에 열광하다= 글로벌 정치권의 핫 트렌드는 바로 ‘40대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입니다. 패기 넘치는 40대 정치인들이 주요 국가, 정치권 주요직을 꿰차고 있습니다. 지난 28일(현지시각) 미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하원의장 후보로 확정된 폴 라이언(45),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낸 캐나다 총리 쥐스탱 트뤼도(43), 폴란드 역대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안드레이 두다(43) 등 미주와 구주권에서 40대 열풍이 대단합니다.
이들이 지닌 이력도 기성 정치인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미 하원의장 후보로 확정된 라이언 의원은 부친의 사망 후 할머니의 손에서 컸고, 어려운 생계로 학창시절맥도날드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었다고 합니다. 가난과 역경을 이겨냈다고 해서 매사에 심각하고 투쟁적인 것도 아닙니다. 그는 헬스를 즐기며 이른바 ‘몸짱’ 정치인의 면모를 풍기고, “가족과의 시간을 갖기 위해 전임 의장처럼 당 기금 마련 출장을 자주 다닐 수 없다”고 선언할 만큼 당당하게 개인의 휴식과 사생활에 대한 권리를 주장합니다. ‘일벌레’처럼 24시간, 365일 정치 이야기만 하는 기성 정치인보다 가볍지만 젊은층에게는 매력적인 셈이죠. 과테말라 대통령인 지미 모랄레스(46)는 심지어 코미디언 출신입니다. 한국 정치권에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인물들인셈이죠.
40대 정치인에게 세계가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주요 외신들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 그리고 인터넷과 모바일에 젊은 유권자들이 느끼는 공감대라고 분석합니다. 글로벌 경제위기, 전쟁과 테러의 위협 등을 겪으면서 기성 정치권의 무책임과 무능력함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과감하고 방향이 분명한 정책을 제시하는 40대 정치인들을 대안 세력으로 여긴다는 뜻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유럽연합(EU)과 이른바 ‘맞짱’을 뜬 인물로 세계적 스타가 된 알렉시스 치프라스(41) 그리스 총리입니다. ‘반 긴축 재정론자’인 그는 EU, IMF,ECB 등의 거센 압력에도 긴축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그리스 경제는 디폴트 위기까지 몰렸지만 수년 간 이어진 경제위기로 일자리를 잃고 복지가 축소된 그리스의 젊은이들은 치프라스의 편에 섰습니다. 정치적 선택에서 늘 뒷전으로 밀렸던 청년층이, 40대 정치인들의 등장으로 자신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찾았다고 느끼는 것도 이같은 40대 열풍의 원인 중 하나로 보여집니다.
10년만에 정권 교체를 이끈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예정자. [자료=게티이미지] |
▶한국 정치권 ‘40대 실종론’…“젊은 게 뭘 안다고” 고정관념↑= 한국 사회는 어떨까요. 정치권에 대한 대중의 ‘염증’은 극에 달했고 그만큼 새 인물에 대한 갈증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깊습니다. 하지만 앞서 밝혔단 미국, 유럽의 나라들 처럼 두각을 드러내는 젊은 정치인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잠깐 ‘반짝’했다가 사라지거나, 존재감 없이 기성 정치권에 섞여버리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19대 국회를 살펴보면 실망감은 더욱 커집니다. 많지는 않지만 초재선 의원 중 40대 의원들이 왕왕 있지만 19대 국회는 과거 어느 국회보다 초재선의 존재감이 적었습니다. 기성 정치권의 ‘구태’에 반기를 드는 당돌함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여야 모두 당 내 계파 간 권력투쟁으로 내홍이 깊어질 때도 초재선 의원들은 침묵했습니다. 오히려 더 퇴보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과거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의 세대교체의 시발점이 됐던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새누리당의 쇄신을 주도했던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과 같은 인물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479세대가 보이지 않는다”는 보좌관의 말은, 40대 정치인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40대의 패기를 보여주는 정치인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뜻인 셈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한 당직자는 “지금의 초재선, 그중에서도 30~40대 의원들을 보면 주눅이 들어있다. 선배 정치인들 눈치 보기 바쁘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누구 라인을 타야 재선이 가능할지를 더 염두에 두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당사자들만의 잘못은 아닙니다. 한국 정치사회가 청년 정치인 육성에 관심을 두지 않고, 이들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점이 더 큰 원인이라는 목소리도 큽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초선 의원은 “젊은 정치인이 목소리를 내면 ‘어린 게 뭘 안다고 나서나’라는 반응이 돌아오는 것이 현실이다. 선수가 사실상 계급인 지금의 한국 정치사회에서 외국의 사례처럼 40대가 당대표를 하고, 대권후보로 나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라이언, 한국의 트리도는 언제쯤 나타날 수 있을까요.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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