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만 성장해도 韓 GDP 절반, 신흥시장이 수출 회복 해법"

2016. 2. 5. 20:19C.E.O 경영 자료

"중국 5%만 성장해도 韓 GDP 절반, 신흥시장이 수출 회복 해법"

[수출 3%, 신흥시장에 해답이 있다]5대 신흥국 상무관 "물건만 팔아선 도태.. 지분투자등 역발상 전략 추진할 때

 

"머니투데이 | 사회=강기택 경제부장, 정리=유영호 김민우 기자, 사진=김창현 기자 | 입력 2016.02.05. 06:12

 

 

[머니투데이 사회=강기택 경제부장, 정리=유영호 김민우 기자, 사진=김창현 기자 ] [[수출 3%, 신흥시장에 해답이 있다]5대 신흥국 상무관 "물건만 팔아선 도태… 지분투자등 역발상 전략 추진할 때"]

[2016 상무관 좌담회] - 수출 증가율 3% 달성을 위한 신흥시장 진출 전략

-참석자 : 박형민 인도 상무관, 이은호 아랍에미리트(UAE) 상무관, 정경록 중국(상하이) 상무관, 최우혁 베트남 상무관, 최형기 브라질 상무관(가나다순)

-사회 : 강기택 머니투데이 경제부장

4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트타워에서 열린 '2016 상무관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신흥시장 진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최우혁 베트남 상무관, 이은호 아랍에미리트(UAE) 상무관, 박형민 인도 상무관, 정경록 중국(상하이) 상무관, 최형기 브라질 상무관./사진=김창현 기자
4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트타워에서 열린 '2016 상무관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신흥시장 진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최우혁 베트남 상무관, 이은호 아랍에미리트(UAE) 상무관, 박형민 인도 상무관, 정경록 중국(상하이) 상무관, 최형기 브라질 상무관./사진=김창현 기자

성장률 7%가 무너졌다고 중국 경제가 당장 어떻게 되는 게 아니다. 5~6%만 돼도 한국 GDP(국내총생산)의 50~60%에 달하는 신시장이 매년 생기는 셈이다.”(정경록 중국 상무관)

“브라질 경제가 어렵지만 모라토리엄과 같은 상황으로 가진 않는다. 세계 7위 경제대국의 저력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다시 성장기조로 돌아설 것이다.”(최형기 브라질 상무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올 1월 수출액은 36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5%가 줄었다. 글로벌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8월(-20.9%) 이후 6년 5개월 만의 최대 낙폭. 한 마디로 ‘쇼크’였다. 지난해 1월부터 13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수출 절벽’이다.

정부가 가용한 모든 대책을 동원하고 있지만 수출은 품목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내리막세를 보여 왔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으로 일컫어지던 수출이 오히려 성장률을 갉아 먹는 애물단지가 됐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을 벗어나기 위해선 수출을 회복하지 않고선 안 된다. 소규모 개방경제에서 내수 진작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을 되살리기 위해 한국 수출의 58%를 차지하는 신흥국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머니투데이는 주요 신흥국에 나가 있는 상무관들로부터 기업들의 신흥시장 진출 전략을 들어 봤다.

정경록 중국(상하이) 상무관./사진=김창현기자
정경록 중국(상하이) 상무관./사진=김창현기자

-사회=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 불안과 석유 등 원자재값 하락 등으로 신흥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현지에서도 그렇게 느끼나.
▶정경록 중국 상무관(이하 정 상무관)=부동산 과잉투자 등 중국 현지에서 피부로 체감하는 거품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 GDP가 10조 달러다. 5~6%만 성장해도 매년 한국에 준하는 시장이 새로 탄생하는 셈이다. 소비재 등 신시장의 성장세도 매력적이다.

▶최형기 브라질 상무관(이하 최 상무관1)=지난해 브라질 경제가 3% 역성장했다.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본다. 브라질 경제는 세계 원자재시장과 중국 경제와 연동된 측면이 크다 보니 최근 상황이 좋지 못하다. 반대로 얘기하면 원자재 경기가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브라질 경제도 좋아진다. 이르면 2017년 하반기부터 성장세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은호 UAE 상무관(이하 이 상무관)=중동 산유국들이 저유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UAE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 10여년간 탈석유를 위해 투자를 했고 현재 GDP 대비 석유산업의존도가 30%에 불과하다. 올해도 균형예산을 편성했고 3~3.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UAE 정부에서는 저유가를 경쟁력 향상 기회로 삼고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다. 그만큼 사업기회가 많이 열려 있다.

▶최우혁 베트남 상무관(이하 최 상무관2)=베트남 경제는 자신감에 차 있다. 지난해 6.7% 성장했고 올해도 6.5%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타결로 중국 등에서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양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베트남 수출의 70%를 외국인투자기업이 하고 있다.

▶박형민 인도 상무관(이하 박 상무관)=IMF(국제통화기금) 등 국제기구에서 인도가 올해 7%대 성장률을 유지해 성장속도로 중국을 제칠 것이라 내다봤다. 2014년 5월 출범한 모디 정부는 친기업적 경제개혁을 표방하고 있다. 인도 경제가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토지수용법··노동법·통합부가가치세법 등 경제개혁 3개 법안이 통과되면 인도경제는 더 탄력을 받을 것이다.

최형기 브라질 상무관./사진=김창현기자
최형기 브라질 상무관./사진=김창현기자

-사회=각국별 사정이 다르므로 그에 맞는 신흥시장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 상무관=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말을 인용하자면 중국 경제는 그동안의 생산·투자·수출 중심에서 새로운 소비·수입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예를 들면 화장품시장은 아주 뜨겁게 달아 올랐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지난해 70% 이상 성장했다. 용기·원부자재·디자인 등 후방산업도 이익을 많이 냈다. 이처럼 빨리 변하는 중국의 비즈니스 사이클을 눈 여겨 봐야 한다.

▶최 상무관1=브라질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는 매우 높다. 통관 등 기업환경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회 요인이 많다. 단순 제품판매 말고 M&A(인수합병)도 관심을 기울여볼 만하다. 브라질이 구조조정을 하면서 주요 기업들이 자산을 팔고 있다. M&A를 통하면 통관·세관문제 등 진입장벽을 극복할 수 있다. 대사관에서도 지원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 상무관2=지난해 우리 수출이 늘어난 국가는 홍콩을 제외하면 베트남이 유일하다. 하지만 소비재수출은 전체 수출의 7%로 낮은 수준이다. 아직 1인당 GDP가 2000달러로 적지만 구매력이 높은 40대 이하가 총 인구의 60%에 달하고 한국 제품에 대한 인식이 좋다. 현지 기호에 맞게 상품을 특성화해 적극 진출해야 한다. 지난해 출범한 아세안경제공동체(AEC)의 거점국가로써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은호 아랍에미리트 상무관./사진=김창현기자
이은호 아랍에미리트 상무관./사진=김창현기자

-사회=중국·인도의 경우 시장에 접근하는 프레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 상무관=현지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 지금과 같은 수출모형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단순히 제품만 파는 게 전부가 아니다. 과거 일본 기업들은 중국 기업에 밀리니까 지분 확보에 나섰다. 자력으로 시장 확대가 어려우니까 중국 기업의 등에 올라탄 것이다. 지난해 일본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가져간 배당수익만 25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 인기 좋은데 지금 몇백억달러 파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기술이전하고 지분교환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또 하나 지난해 유커 600만명이 한국 와서 126조 쓰고 갔다. 방문객 수를 2배로 늘리면 300조원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박 상무관=인도는 내수 중심 시장이기 때문에 전자통신부품, 가전 등의 수출이 유망하다. 최근에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새로운 수출 판로로 주목해야 한다. 화장품 등 경쟁력 있는 소비재 품목들을 온라인쇼핑몰 입점시키는 형태다. 정 상무관 언급한 것처럼 지분투자도 고려할 만하다. 모디 정부가 추진하는 ‘메이킹 인디아’ 정책과 부합한다. 제조업 분야의 외국인지분 한도 확대 등 추진 중인데 중장기적으로 기회 요인이 크다.

박형민 인도 상무관./사진=김창현기자
박형민 인도 상무관./사진=김창현기자

-사회=각 신흥시장 진출을 모색 중인 우리 기업에게 조언을 한다면.
▶정 상무관=중국에 진출한 기업들 법인장 임기와 성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봤다. 2~3년마다 현지 법인장 바꾸는 기업은 성장하지 못했다. 반면 이랜드·베이직하우스 등 중국에서 성공한 기업들은 법인장의 임기가 길었다. 중국 시장은 단기간에 성과 안 난다고 사람 바꾸면 성과를 낼 수 없다. 현장의 애로를 회사 경영에 바로 반영해줄 수 있는 시스템도 중요하다.

▶최 상무관1=브라질은 한국을 기술 선진국으로 여긴다.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고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 한다. 브라질 자체 자본도 많고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다만 현재 상황이 안 좋고 언어·문화의 이질감이 크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들이 브라질 진출을 꺼려하는 점이 아쉽다. 브라질은 성장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다. 단기적 시각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이 상무관=중동은 전통적으로 한국이 어려울 때 돌파구를 찾아줬던 지역이다. 최근 UAE에는 병원도 진출했고 특허정보·치안 전문가 등 고급인력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서비스 분야에서 본격적인 해외진출이 이뤄지는 첫 사례다. UAE를 중심으로 서비스 분야 해외진출 사례를 다양화하다 보면 단순 수출을 벗어나 수익창출구조를 다원화할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최우혁 베트남 상무관./사진=김창현기자
최우혁 베트남 상무관./사진=김창현기자

▶최 상무관2=베트남이 지난해 우리나라 상대로 180억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 입장에서는 수출 잘됐다는 의미이지만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 베트남을 단순히 비즈니스 관계로 볼 것이나 중장기적인 동반자 관계로 가져갈 것인가 판단이 필요하다. 인구절벽에 따른 노동력 부족 문제도 있고 한국과 베트남은 경제영역을 넘어 사회·정치적으로 협력할 여지가 크다. 단순히 지금 물건을 많이 파는 것보다 한 차원 높은 동반성장 구조를 고민할 때다.

▶박 상무관=인도는 흔히 코끼리에 비유된다. 모디 정부 출범 이후 드디어 코끼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코끼리가 걸을지 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하지만 코끼리 등에 올라 탈 수 있을지는 지금 판단해야 한다. 인도가 비즈니스 환경이 열악하다고들 하는데 그 만큼 우리에게는 더 기회가 될 수 있다. 수출도 중요하지만 현지투자 등을 통해 장기적 성장구조를 모색해야 한다.

사회=강기택 경제부장, 정리=유영호 김민우 기자, 사진=김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