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꼬리무는 '물음표'…금시장 랠리 지속되나

2016. 2. 14. 17:12C.E.O 경영 자료

세계경제 꼬리무는 '물음표'…금시장 랠리 지속되나

'무지에 대한 헤지'가 금값 상승 배경…마이너스 금리, 감산 등도 금시장 랠리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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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이 연초부터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금시장이 강력한 랠리를 펼치고 있다. 매년 가을 인도의 디왈리축제와 새해 중국의 춘제(설) 수요로 연초에 금값이 뛰는 건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지만 시장에선 올해 금값 상승세는 이전보다 더 강력하다고 지적한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3일자 최신호에서 투자자들이 조심스럽게 금시장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2일 국제 금 현물가격은 장중 한때 온스당 1246.70달러로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 대표지수인 MSCI전세계지수가 올 들어 10.59% 떨어지는 동안 금값은 16.67%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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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현물가격 추이(단위: 온스당 달러)/그래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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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는 스위스의 금 강세론자들이 금값 상승의 배경으로 '무지에 대한 헤지'(위험회피) 수요를 꼽는다고 지적했다. 세계 경제에 달린 수많은 물음표가 안전자산인 금 수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경제의 체력, 국제유가 하락이 신흥시장 산유국에 미칠 영향, 미국 셰일업계의 눈덩이 채무, 글로벌 은행시스템의 취약성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데다 금과 함께 양대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가 최근 약세로 돌아서면서 금 수요를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세계 곳곳의 금리를 마이너스 영역으로 끌어내린 디플레이션 우려도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 금은 현물자산으로 자체 수익률이 제로(0)지만 최근 마이너스 금리가 확산하면서 금의 투자매력이 커졌다.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건 돈을 빌려주거나 맡기고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는 의미다. 수익률 제로인 금을 보유하거나 매트리스 아래 현금을 쌓아두는 게 더 낫다는 의미다.

공급 감소도 금시장 랠리에 힘을 실었다. 세계금협회(WGC)는 지난 1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금 채굴량이 전년동기 대비 3% 감소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금 채굴량이 줄기는 2008년 이후 처음이다. WGC는 금광업계의 자금난으로 감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 측면의 분위기는 다소 복잡하다. 지난해 전 세계 금 수요는 소폭(0.3%) 줄었지만 세계 양대 금수요국인 중국과 인도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인도인들은 탄탄한 경제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난해 하반기 금 장신구 수요를 늘렸지만 중국에서는 금 장신구 수요가 준 대신 금화나 골드바 투자 수요가 늘었다. 중국 증시와 위안화 가치 급락 등에 대한 우려가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한 만큼 금 투자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게 WGC의 전망이다. 후안 카를로스 아르티가스 WGC 투자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올 들어 금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에 자금이 순유입됐다며 국제 금 수요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분의 1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 다변화 차원에서 신흥국 중앙은행들도 계속 금을 매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금시장 비관론자들은 금값이 올해도 결국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대로라면 4년 연속 하락세가 된다. 비관론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달러 강세가 금시장에 악재가 될 것으로 봤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