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올리기' 속도전… 북의 핵 도발 노림수

2016. 9. 9. 23:12이슈 뉴스스크랩

 

'몸값 올리기' 속도전… 북의 핵 도발 노림수

 

북한, 8개월 만에 또 도발… 핵능력 고도화 완결 / 미국 대선 이후 짜일 ‘협상 새판’ 염두한 듯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9일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 압박에 맞서 5차 핵실험 버튼을 누른 것은 핵능력 고도화를 조속히 완료해 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미국에 대응하겠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북한 정권 수립 68주년에 강력한 지도력을 부각함으로써 체제를 결속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핵·경제개발 병진 노선을 추진 중인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핵탄두 폭발시험을 지시하는 등 핵 능력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핵실험 후 발표된 북한 핵무기연구소 성명도 핵탄두 폭발시험이 성공했음을 대내외에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5차 핵실험은 김 위원장이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와 관련해 밝혀온 ‘사변(事變)적인 행동조치’ 경고가 현실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 추가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계속해왔고, 관련 동향을 봤을 때 단시일 내에 또 다른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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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북한 풍계리 규모 5.0 인공지진파가 감지 돼 국방부가 5차 핵실험으로 판단한 가운데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북한 핵실험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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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 지켜보는 평양 주민들 북한 주민들이 9일 평양역 앞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5차 핵실험을 했다는 북한 조선중앙TV의 보도를 지켜보고 있다. 스크린에 북한 여성 아나운서 이춘희가 핵무기연구소 명의의 성명을 읽는 모습이 보인다. 평양=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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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하는 군인들 군이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대북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한 9일 서울시 용산구 서울역에서 휴가를 마친 군인들이 부대로 복귀하기 위해 열차표를 사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핵능력 고도화를 서둘러 달성한 뒤 11월 미국 대선 후 짜일 새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국제정치학부)는 “한·미 정권이 바뀌기 전까지는 최대한 몸값을 올리는 방향으로 핵무기 고도화 개발을 완성한 뒤 협상에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핵실험은 상황적으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한·미·일 대 중·러 사이에 균열이 발생한 시점을 파고들었다. 동방경제포럼(EEA),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를 계기로 이뤄진 연쇄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핵 불용 원칙은 견지했으나 사드에 대한 불편한 감정은 숨기지 않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미·중, 한·중 간에 사드를 둘러싼 심각한 갈등 표출을 확인하고 강력한 제재에 대한 우려 없이 핵실험을 강행할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청중·염유섭 기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