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의존도 높은 한국 '제2의 핀란드' 될라

2016. 10. 17. 20:21C.E.O 경영 자료

삼성전자 의존도 높은 한국 '제2의 핀란드' 될라

[길 잃은 한국 경제] 작년 수출액의 20%가 삼성전자 노키아에 의존했던 핀란드 경제, 노키아 몰락 후 마이너스 성장

 

선비즈 | 정한국 기자 | 입력 2016.10.17. 03:10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겪으면서 핀란드의 세계 1위 휴대전화 제조업체였던 노키아의 흥망을 떠올리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핀란드는 '단일 기업 경제'(one firm economy)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노키아 의존도가 높았던 탓에 아직도 노키아가 몰락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자칫하다 제2의 핀란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성기 때의 노키아와 삼성전자는 공통점이 많다. 노키아는 1998년 처음 세계 휴대전화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후 2010년까지 누구에게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2000년 핀란드 수출 중 20.7%가 노키아의 몫이었다. 노키아의 영업이익이 핀란드 경제 전체가 한 해 동안 생산한 부가가치(GDP)의 4%가량을 차지했다.

작년 한국 수출액 593조원 중 삼성전자 비중은 20.4%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우리나라 GDP의 1.7%를 차지한다.

핀란드는 노키아 의존도가 높았던 탓에 노키아가 무너지기 시작하자 경제 전체가 타격을 받았다. 노키아는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후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적응하지 못했고 후발 주자인 애플·삼성전자에 시장을 내줬다. 결국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휴대전화사업부를 매각하며 사업을 정리했다. 핀란드 경제는 이 시기 노키아 충격에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금융 위기까지 겪었다. 1997~2007년 사이 연평균 4%씩 성장했던 핀란드 경제는 2012~2014년에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작년 성장률은 0.2%에 그쳤고,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도 1.1%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실업률은 2007년 6.5%에서 작년 9.3%까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핀란드를 '유럽의 새로운 병자'라고 지칭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삼성·현대차에 의존하고 있다는 게 한국 경제의 문제"라며 "새로운 기업이 등장해 경제를 이끌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