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의 예술 - 기술이 창의성을 재정립하다.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 인공지능. 머신러닝을 사용하여 음악과 영상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예술 작품을 제작
기술은 오래 전부터 자원을 활용하는 메커니즘으로 간주되었다. 그래서 기술을 통해 정보, 식량, 에너지와 같은 자원에 보다 잘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종종 간과되는 것은 기술이 예술 창조 능력에 미칠 수 있는 혁신적인 영향력이었다.
많은 예술가들이 예술 활동을 통해 변화가 가속되고 신속하게 디지털화가 이루어지는 세계에 대응하고 있다. 3D 프린팅, 가상현실, 인공 지능과 같은 새로운 예술적 매체는 예술가들에게 예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자기표현의 형태를 제공하고 있다.
많은 예술가들은 지능형 기계의 부상으로 점점 더 강력한 예술 작품을 만들기 위해 인간과 기계의 공생을 활용하고 있다. 로봇 공학과 인공 지능의 발전은 예술가의 정의에 도전하고 있다. 예술 창조는 더 이상 인간만의 독점물이 아니다.
자기표현의 혁명적 형태
예술가의 스타일과 정체성은 항상 그들이 살고 있는 시대에 영향을 받는다. 오늘날에 이르러 기술은 창의성과 감각적 경험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일부 예술가들은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여 시청자를 예술적 경험에 참여시킨다. 크리스 밀크(Chris Milk)의 ‘조류보호구역의 배신(The Treachery of Sanctuary)’은 동작 인식 센서를 통해 관객들에 의해 작동되는 270cm에 달하는 대형 설치작품이다. 3대의 프로젝터와 6대의 동작인식 센서인 키넥트가 사용되어 사람의 동작을 인식하여 스크린에 반영하면 컴퓨터 프로그램이 동작에 따라 스크린의 새 그림자를 바꾸는 방식의 작품이다. 또한 인텔 랩(Intel Labs)과 소셜 프린트 스튜디오(Social Print Studio)의 ‘#크리에이터 라이브(#Creators Live)’는 인스타그램(Instagram) 사진을 실시간으로 모아 관객들이 동작 인식 기반의 움직임을 통해 소통할 수 있도록 한 작품이다. 참여자가 없다면 이러한 예술작품들은 완성되지 않는다.
아티스트 에얄 기버(Eyal Gever)는 "에픽 이벤트(epic events)" 알고리즘을 작성과 이를 세계에서 가장 큰 3D 프린터로 인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버는 코드와 3D 프린팅 방법을 이용하여 수작업으로 직접 제작하기에는 실용적이지 않은 폭발이나 폭포와 같은 조각품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기버는 나사와 메이드인 스페이스와 협력하여 인간의 웃는 모습을 시각화한 ‘#Laugh’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그의 놀라운 설치미술품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3D 프린팅되어 우주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예술작품이 되었다.
예술가들은 더 이상 페인트, 스텐실, 조각과 같은 전통적인 도구의 제한을 받지 않게 되었다.
가상현실보다 더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이 있을까? 마태오 자맨지(Matteo Zamagni)의 ‘자연추상(Nature Abstraction)’은 끝없는 기하학적 패턴과 프랙탈 패턴을 통해 가상의 명상과 같은 경험을 준다. 자맨지는 관객들에게 일반적인 인식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가상현실은 예술가들에게 가상공간에서 예술을 창조할 수 있도록 한다. 3차원 가상현실 공간 속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인 구글 틸트브러시(Google Tilt Brush)는 예술적 배경이나 경험에 관계없이 사용자가 3 차원 가상공간에서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틸트브러시는 ‘페인팅의 새로운 시각’이며 예술 작품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준다.
3D 프린팅과 가상현실과 같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도구가 더 빠르고 저렴하며 접근이 쉬워짐에 따라 유명한 예술가 또는 아마추어 예술가들이 자신의 상상력을 더 자유롭게 창조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예술가의 재정립
창의력과 예술적 표현은 인간의 지능을 나타내는 배타적인 특징으로 간주되어 왔다. 지능형 기계에 대해 가장 크게 비판하는 것 중 하나는 프로그래밍을 넘어선 "상상"하고 "생각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머지않아 더 이상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예술 작품을 만드는 지능형 기계를 프로그래밍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2016년 6월, 구글은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 인공지능을 만들겠다는 '마젠타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마젠타는 머신러닝을 사용하여 음악과 영상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예술 작품을 제작하는 크라우드 소스 방식의 연구 프로젝트이다. 마젠타는 코딩이나 인공지능에 대한 경험이 없는 아티스트들이 이 도구를 사용하여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인터페이스와 플랫폼을 만들 예정이다.
이 외에도 마젠타는 인간 예술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스스로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기계를 프로그래밍 할 수 있다. 다른 많은 유사한 프로젝트를 통해 연구자들은 딥러닝 기술을 이용하여 인공지능이 바흐나 비틀즈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음악을 만들거나 슬픈 시를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술이 예술을 재정의함에 따라 새로운 질문이 생겨난다. 실제 예술가는 누구인가? 예를 들어 인공 지능을 코딩한 프로그래머인가 아니면 인공지능 자체인가? 구글 인공 지능이 만들어낸 영상물이 자기표현인가, 혹은 복잡한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우연한 부산물인가? 기계가 의식이 없다면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가? 로봇 예술가는 자신이 만든 창작물을 진정으로 상상하고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이 없지만 그래도 독창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아마도 이러한 질문들 중 어느 것도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예술가가 아니라 감상자이다. 인도 태생의 영국 조각가인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는 이렇게 말했다. ‘작품 자체는 완전한 의미와 대조의 원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감상자로서의 당신의 관여가 없다면 그 작품에는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
예술 세계의 붕괴
기술은 예술 창작을 위한 보다 접근하기 쉬운 도구일 뿐 아니라 예술 작품이 자금을 지원받고 판매되고 배포되는 과정을 가속화했다.
인터넷의 시대에 예술가의 영향력은 갤러리 내에서만 물리적으로 제한되지 않아도 된다. 예술에 대한 접근성과 예술적 표식을 남기는 데 필요한 제작 또는 배포 도구는 더 이상 엘리트와 독창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만 독점되지 않는다. 소셜미디어와 크라우드펀딩 캠페인과 같은 강력한 플랫폼을 통해 오늘날의 예술가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혁신적인 작품들을 전 세계에 판매 할 수 있다.
상상력을 연출하는 것은 타고난 인간 행동이다. 우리 모두는 단어, 영상 또는 음악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자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표현 매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 창조의 가능성은 더욱 무한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