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8. 17:53ㆍ이슈 뉴스스크랩
언론인들, 무더기로 삼성 장충기 전 차장에 청탁 문자
[한겨레] <시사인> 보도로 민낯 적나라게 공개돼
광고·협찬 요구부터 자녀 채용청탁도
삼성그룹 실세와 언론계 인사들이 어떻게 커넥션을 맺어왔는지 알려주는 적나라한 문자 메시지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시사 주간지 <시사인>이 517호 커버스토리 ‘그들의 비밀 대화’에서 공개한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의 문자 메시지 내용을 보면, 언론사 전·현직 간부들과 기자들 다수가 장 전 차장과 문자를 주고받으며 개인 신상이나 자녀와 관련한 청탁을 하거나 정보보고 등을 했다.
보도에서 공개된 <문화일보>의 한 간부는
사장님(장충기 전 차장), 식사는 맛있게 하셨는지요? OOOO이라는 중책을 맡은 지 4개월.. 저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죄송스런 부탁드릴 게 있어 염치 불구하고 문자 드립니다. 제가 OOOO 맡으면서 OOO OOOO에서 당부한 게 하나 있었습니다. OOOO으로서 문화일보 잘 만드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제발 저한테는 영업 관련된 부담을 주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잘 지켜주는 듯 싶더니 이번에는 정말 심각한지 어제부터 제 목만 조르고 있습니다 ㅠㅠ 올들어 문화일보에 대한 삼성의 협찬+광고지원액이 작년 대비 1.6억이 빠지는데 8월 협찬액을 작년(7억) 대비 1억 플러스(8억)할 수 있도록 장 사장님께 잘 좀 말씀드려달라는 게 요지입니다. 삼성도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혹시 여지가 없을지 사장님께서 관심 갖고 챙겨봐 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앞으로 좋은 기사, 좋은 지면으로 보답하겠습니다. OOO 배상
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노골적으로 광고와 협찬을 요구하고 있다. <문화일보>는 지난 2월14일치 ‘삼성 임원 무더기 영장청구 가능성 “특검 끼워넣기식 수사 국가적 비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재계 쪽 목소리를 반영해 특검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는 등 지속해서 특검 수사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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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전 간부가 사외이사 자리를 청탁하거나 삼성전자에 지원한 자녀의 채용 청탁을 한 문자 메시지도 공개됐다.
< 서울경제>의 전 간부라고 밝힌 한 언론인 출신 초빙교수는
별고 없으신지요? 염치불구 사외이사 한 자리 부탁드립니다. 부족합니다만 기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작년에 서울경제 OOO 그만두고 OOO 초빙교수로 소일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OOO 드림
이라고 장 전 차장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시비에스(CBS)의 한 간부도
존경하옵는 장충기 사장님! 그동안 평안하셨는지요? 몇 번을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서 문자를 드립니다. 제 아들아이 OOO이 삼성전자 OO 부문에 지원을 했는데 결과 발표가 임박한 것 같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떨어졌는데 이번에 또 떨어지면 하반기에 다시 도전을 하겠다고 합니다만 올 하반기부터는 시험 과정과 방법도 바뀐다고 해서 이번에도 실패를 할까 봐 온 집안이 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름은 OOO 수험번호는 1OOOOOOO 번이고 OOO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이같은 부탁이 무례한 줄 알면서도 부족한 자식을 둔 부모의 애끓는 마음을 가눌 길 없어 사장님의 하해와 같은 배려와 은혜를 간절히 앙망하오며 송구스러움을 무릅쓰고 감히 문자를 드립니다. 사장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리면서까지 폐를 끼쳐드린 데 대해 용서를 빕니다. 모쪼록 더욱 건강하시고 섬기시는 일들마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축복이 충만하시기를 기도드리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CBS OOOOOOO OOO 올림
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노골적으로 자녀의 채용을 청탁했다.
<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파문을 일으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 관련 보도에 대해 연합뉴스 관계자는
장사장님. 늘 감사드립니다. 시절이 하수상하니 안팎으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가습니다. 누워계시는 이건희 회장님을 소재로 돈을 뜯어내려는 자들도 있구요. 나라와 국민, 기업을 지키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져 갑니다.
연합뉴스 OOO 드림
라는 문자 메시지를 장 전 차장에게 보냈다.
연합뉴스 노동조합이 지난 7월3일 낸 ‘공정보도’ 특보를 보면, ‘검찰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성매매 행위가 실제 있었다는 점을 규명했다’는 단독 보도는 제목·부제에서 ‘성매매’란 어휘가 빠졌고, 기사 본문에서 행위에 대한 기술이 삭제됐다. 노조는 당시 간부진이 기사의 ‘톤’을 낮춘 이유에 대해,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도 구속돼 삼성이 ‘초상집’인데 굳이 이런 기사를 내보내야 하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져 다른 언론사가 의혹을 제기하는 특종 보도를 내보낼 때도, 간부진에서는 별다른 지시 없이 방관하다가 뒤늦게 특별취재팀(TF)을 운영토록 했다. 애써 작성한 기사는 ‘물타기식’ 편집권 행사로 축소됐다. 노보는 ‘박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 의약품 구매 2배로 급증’이란 기사 초안 제목이 ‘이명박 정부도 유사 프로포폴·마늘주사 구매’란 제목으로 바뀌는 식이라고 전했다. (▶관련 기사 :“연합뉴스의 민낯을 고백합니다”)
또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인사도
방상훈 사장이 조선과 TV조선에 (이건희 회장 성매매 동영상 관련) 기사 쓰지 않도록 얘기해두겠다고 했습니다. 변용식 대표가 자리에 없어서 OOO TV조선 OO에게도 기사 취급하지 않도록 부탁하고 왔습니다
라는 문자 메시지를 장 전 차장에게 보냈다.
2015년 2월 서울과 제주에 4곳의 신규 면세점이 발표되던 시점에 <매일경제>의 한 기자는
존경하는 실차장님! 어제 감사했습니다. 면세점 관련해서 OOOOO과 상의해보니, 매경이 어떻게 해야 삼성의 면세점 사업을 도와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OOO 올림
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편, 이번 보도에는 임채진 전 검찰총장이 딸 부부의 외국 근무 배정을 청탁한 문자 메시지도 공개됐다.
임채진 전 검찰총장(가운데).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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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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