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28. 22:17ㆍC.E.O 경영 자료
中, 美 압박에 대북제재 속도전..석유 이어 北기업 폐쇄령
입력 2017.09.28. 19:59 수정 2017.09.28. 20:20
"트럼프·틸러슨 방중 앞둔 '보여주기식' 제재로 보인다"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국과 북한이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북핵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대북 압박 요구를 의식해 대북제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지난 1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5호가 통과된 뒤 11일 만에 대북 석유제품 수출을 제한하고, 북한산 섬유제품 금수를 발표한 데 이어 보름 만에 중국 내 북한 기업들에 대해 120일 내 폐쇄하라고 명령했다.
지난해 3월 안보리 결의 2270호가 통과된 뒤 한 달이 지나 중국 상무부의 첫 이행 공고가 난 것과 비교하면 중국의 이번 조치는 상당히 빠르게 이뤄진 셈이다.
중국의 신속한 조치는 세컨더리보이콧(제3자 제재) 카드까지 꺼내 들며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을 의식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북한과 무역거래를 하는 외국은행과 기업, 개인을 겨냥한 행정명령까지 발표했다.
사실상 이 행정명령은 대북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중국 금융기관을 겨냥한 것이다.
여기에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이번 주 방중한 데 이어 오는 30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까지 방문할 예정이어서,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에 '보여주기식'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대북제재 명단에 오른 북한 개인과 기업의 금융 거래를 제한하는 등 대북 금융제재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중국이 북핵 해법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려면 안보리 결의 이행을 엄격히 하고 있다는 명분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로스 장관에 이어 이번 주말 틸러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은 분명하다"면서 "이전보다 빨라진 안보리 결의 이행 조치들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보여주기식 제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잇따른 미국 고위관료의 방문이 표면적으로는 11월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과 의제를 조율한다고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상당한 압박을 느낄 것"이라며 "세컨더리보이콧과 군사옵션까지 거론하는 미국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국은 앞으로도 더 많은 대북제재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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