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뉴욕 식당들, 인건비 부담 못견뎌 잇달아 ‘점원 없는 가게’로

2017. 10. 10. 19:55C.E.O 경영 자료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뉴욕 식당들, 인건비 부담 못견뎌 잇달아 ‘점원 없는 가게’로

박용특파원 입력 2017-10-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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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7-10-10 09:06


“최저임금 인상, 일자리 줄이는 ‘자동화’ 불러”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윌리엄스버그의 수제 맥줏집 랜돌프비어 매장 안. 고객이 한쪽 벽면에 설치된 ‘맥주ATM’에서 24가지 수제 맥주를 직접 골라 결제까지 할 수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윌리엄스버그의 수제 맥줏집 랜돌프비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왼쪽 벽면에 ‘Beer Yourself(직접 맥주를 따라 드세요)’라는 푸른 네온사인과 24가지 수제 맥주 탭이 액정 모니터와 함께 나란히 설치돼 있었다.

고객은 바텐더에게 맥주를 주문하는 대신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내고 ‘맥주 ATM카드’를 충전해 온다. 일종의 맥주 선불카드다. 손님인 헤나 커치 씨는 “카드를 모니터에 대고 원하는 맥주를 원하는 만큼 따르면 온스(약 29.6cc)당 0.5달러(약 575원)씩 자동 결제된다”며 “한 잔에 3달러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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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투자비와 관리비가 적지 않게 들지만 규모가 있는 맥줏집 주인의 경우 바텐더 인건비와 맥주를 따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낭비를 줄일 수 있어 장기적으로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이 수제 맥줏집의 데이브 플레이트 공동창업자는 브루클린 덤보 지역에도 ‘맥주ATM’이 설치된 가게를 더 열 생각이다. 


맨해튼 60번가와 렉싱턴가 사이의 컵케이크집 스프링클스. 고객 헤수스 모랄레스 씨가 입구에 설치된 ‘컵케이크ATM’의 터치스크린에서 원하는 컵케이크를 선택하고 신용카드를 긁자, 주문한 컵케이크 상자가 30초 후에 툭 튀어 나왔다. 점원 한 번 만나지 않고 주문 결제 상품 인수까지 한 번에 끝냈다. 그는 “계산대의 점원을 만나기 위해 줄을 설 필요 없이 원하는 컵케이크를 바로 골라 받아 가면 되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다”고 말했다. 

최근 뉴욕엔 랜돌프비어나 스프링클스처럼 주문과 서빙 등을 자동화한 ‘점원 없는 가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음식점 빵집 등의 생존을 위한 혁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최근 껑충 뛴 시간당 최저임금도 이 같은 변화에 한몫했다. 뉴욕시의 시간당 최저임금(직원 11명 이상인 사업체)은 지난해 8.75달러에서 올해 11달러로 올랐다. 내년엔 13달러, 후년엔 15달러로 더 오른다.

 

대형 식당들이 단기간에 크게 오른 인건비를 감당하려면 수익을 더 내거나 사람을 줄여야 할 판이다. 맨해튼에선 수십 년간 영업하던 식당들이 임차료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한국에도 진출한 유명 햄버거체인 쉐이크쉑은 3일 2004년 뉴욕에서 창업한 이후 처음으로 이달 초에 맨해튼에 현금을 받지 않는 ‘무인 결제 매장’을 연다고 발표했다. 고객이 스마트폰 앱이나 매장 내의 디지털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는 ‘디지털 매장’ 실험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쉐이크쉑은 ‘최저임금 15달러’ 시대를 앞서가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계산대 직원을 없애는 대신 돈을 더 주더라도 주방이나 고객 대응 인력에 더 우수한 인재를 투입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랜디 거루티 쉐이크쉑 최고경영자(CEO)는 “새 매장의 팀 멤버를 대상으로 시간당 15달러를 시작하게 돼 설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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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이크쉑은 겉으로는 최저임금 15달러를 앞당기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최저임금 인상을 대비해 인건비 절감 기술 투자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라이언 본 케이토연구소 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이 자동화의 보조금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25세 미만, 40세 이상 여성 등 저숙련 노동자들이 자동화 실업의 영향을 많이 받고 대체 일자리를 찾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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