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사령관 "김정은 수중의 핵탄두와 탄도미사일은 '재앙으로 가는 지름길'"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미국의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이 과거 상상하기 힘들었던 대북 군사옵션을 이젠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17일(현지시간)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해리스 사령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영국의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최한 행사 중 연설을 통해 이렇게 말하면서 "변덕스럽고 '비이성적 독재자'인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수중에서 결합된 핵탄두와 탄도미사일은 '재앙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북한에 대한 군사옵션을 상상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해왔다"면서 "그러나 이제 그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이란 "북한의 핵탄두 장착 미사일이 미 본토와 동맹국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스 사령관은 "외교적 대북 압박책이 선호되는 대안임은 물론이지만 반드시 신뢰할만한 군사력으로 외교적 압박책을 뒷받침해야 한다"면서 미 대통령이나 국방장관이 원하는 것은 외교적ㆍ경제적 대안이 아닌 군사적 대안으로 자신은 그것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평양사령부는 한국ㆍ일본 등 주요 동맹국이 포함된 위수지역을 방어하고 북한ㆍ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하는 미 세계 방어 전략의 핵심이다.
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커지면서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과 최첨단 정찰기 등 주요 전략자산을 한반도로 대거 전개하고 있다.
한편 한국ㆍ미국ㆍ일본 외교차관 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과 한국을 방문한 미 국무부의 존 설리번 부장관은 이날 도쿄(東京)에서 스키야마 신스케(彬山晉輔)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만난 뒤 "궁극적으로 대북 직접 대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지금은 압박 위주 외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동맹국들과 함께 외교가 실패할 경우 발생할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도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어트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어떤 대화에도 관심이나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대화는 분명 우리가 선호하는 것이고 외교는 우리가 선호하는 접근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핵ㆍ미사일 시험 중단이야말로 대화를 위한 대단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핵 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 중단이 북미 대화의 전제조건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항상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국무부가 말하는 것은 외교이며 그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