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조선] 온라인 판매 상품만 4억종…물류 혁신 이끄는 美 아마존

2018. 1. 1. 00:18C.E.O 경영 자료

[이코노미조선] 온라인 판매 상품만 4억종…물류 혁신 이끄는 美 아마존

  • 대릴 릭비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 배정원 기자


  • 입력 : 2017.12.30 08:00

    Premium Report 아마존 성장 비결
    아마존 온라인 취급 상품 4억 종 이상…월마트 6배
    자체 배송부터 ‘스마트 초인종’까지 물류 혁신 지속

     아마존은 ‘트레저 트럭(Treasure Truck)’을 통해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물고 있다./아마존 제공
    아마존은 ‘트레저 트럭(Treasure Truck)’을 통해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물고 있다./아마존 제공
    연말 쇼핑 시즌을 맞은 미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17년 만에 가장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경제기관인 콘퍼런스보드는 1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29.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0년 11월 132.6을 기록한 후 최고치다. 앞서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11월 소비자신뢰지수를 124로 전망했다. 파트타임 근로자를 포함한 체감실업률(U-6)은 10월 7.9%로 떨어져,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9월 가처분 소득 증가율은 1.2%로 전년 동기(1.1%)보다 높아졌다.

    ◆ 아마존 3분기 매출 전년 대비 35% 증가
    미국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면서 12월 마지막 주인 연휴 기간 소비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가 시장 조사 업체 리서치나우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으로 ‘휴가 시즌 쇼핑을 끝냈다’는 소비자가 전체의 22%에도 미치지 않았다. 12월까지 미국인의 연휴 쇼핑은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코노미조선] 온라인 판매 상품만 4억종…물류 혁신 이끄는 美 아마존
    온라인 유통 강자인 아마존은 다시 한번 시장 확장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휴가 시즌 미국 소매 매출의 7~8%를 차지하는 아마존은 이번 연말 쇼핑 시장에서 전체 매출 증가분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아마존의 전략과 함께 다른 소매 업체들을 위한 점유율 향상 방안을 분석했다.

    [이코노미조선] 온라인 판매 상품만 4억종…물류 혁신 이끄는 美 아마존
    아마존의 지난 3분기 북미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유료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에 가입한 회원 수는 9000만 명으로 미국 가구의 60%를 차지한다. 아마존에서 판매된 총상품 가치는 지난 3년간 연 약 30% 증가해 미국 전자상거래 업계의 평균 성장률(14%)보다 높았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아마존은 세 가지 성장 동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상품을 제공하면서, 가격은 낮추고, 빠른 배송을 포함한 업계 최고 수준의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

    아마존이 온라인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4억 종 이상이다. 이는 월마트가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상품(6000만 종)의 6배가 넘는 수치다. 아마존의 회원 수가 늘어나면서 더 많은 브랜드가 아마존에서 제품을 팔게된 것이다. 아울러 아마존은 10월 15일 15달러 미만의 신선 식품에 대해 판매자 수수료를 15%에서 8%로 인하하는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이로 인해 상인들이 아마존에서 소포장된 식료품을 팔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올 휴가 시즌 아마존의 가장 큰 변화는 아마존에서만 독점 제공하는 브랜드와 자체 브랜드(PB)상품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마존은 지난 2년간 의류, 전자상품, 식료품 등에서 20여 종의 PB상품을 출시했다. 아마존이 인수한 유기농 수퍼마켓 홀푸드마켓의 상품 365종을 포함해 자체 제작 상품의 총매출이 올해 40억달러(약 4조4000억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아마존 자체 브랜드가 선물 추천과 검색 결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에서 ‘100달러 이하 선물용 전자 상품’이라고 검색하면 첫 페이지에 게재된 상품 중 20%가 PB상품이다. 남성용 셔츠와 AA건전지 등 일부 카테고리에서는 PB상품의 비율이 25~29%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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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존 고객 70% 가격에 만족
    인공지능(AI) 쇼핑의 발달로 아마존 PB상품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음성 인식 AI 스피커 에코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면서, 쇼핑 방식과 구매 목록이 달라지고 있다. 고객은 음성 주문 서비스를 이용할 때 일일이 상품을 살펴볼 수 없다. 따라서 에코는 음성 기반 쇼핑 검색에 일반적으로 두 가지 상품 결과만을 제공한다. 베인앤드컴퍼니가 알렉사를 이용해 음성 주문 실험을 해본 결과, 특정한 브랜드를 언급하지 않는 이상 알렉사는 고객의 기존 주문과 아마존의 선정 상품, 아마존 PB상품 위주로 제품을 제안했다.

    RBC캐피털마켓은 2020년까지 1억2800만 대의 에코가 각 가정에 설치돼 고객당 평균 400달러(약 44만원)를 쇼핑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에코 상품군이 계속해 성장하고 음성 주문이 대중화됨에 따라, 아마존은 자사의 방대한 상품 구색을 활용하여 고객의 쇼핑 의사결정에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아마존 고객의 70% 이상은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믿고 있다. 11월 1일 아마존은 블랙프라이데이에 1억 종 이상의 상품을 30% 할인해 판매한 바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항상 ‘최저가’인 것은 아니다. 심지어 다른 소매 업체에 비해 가격을 자주 바꾸는 편이다.

    [이코노미조선] 온라인 판매 상품만 4억종…물류 혁신 이끄는 美 아마존
    최근 베인앤드컴퍼니가 시장 조사 업체 마켓트랙과 협력해 아마존의 가격 책정 방식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을 한 결과, 아마존 제품의 가격은 카테고리별로 전략이 달랐다. 예를 들어 전자상품, 스포츠 용품, 장난감 및 완구류 등 온라인 거래가 활발한 품목에서 월등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마존은 판매 시간의 17~25% 동안 이들 세 카테고리 제품을 타사보다 저렴한 ‘업계 최저가’로 판매했다. 41~57%의 시간은 타사와 동일한 최저가를 책정했다. 아울러 세 카테고리에서는 평균적으로 가장 큰 할인율을 제공했다. 즉, 인가 상품의 가격을 적극적으로 인하해 ‘가장 저렴한 제품을 판매하는 사이트’라는 이미지를 만든 것이다.

    아마존은 최근 몇 주간 자사 부담으로 일부 상품을 할인해주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마존이 일부 상품 가격을 최대 9%까지 인하했다고 보도했다. 소비자들은 할인된 가격에 구매해도 아마존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정가의 판매가를 보전받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일시적으로 판매를 촉진할 수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브랜드와 독립 판매자들을 복잡한 상황에 빠뜨릴 수 있다. 갑작스럽게 재고가 고갈되거나 다른 소매 업체에 제품을 납품할 때 가격을 결정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프라임 회원 연장 비율 90% 이상
    베인앤드컴퍼니가 올해 상위 소매 업체를 중심으로 고객 충성도와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아마존은 가정용품, 가전, 스포츠 용품, 운동복 등의 카테고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분야는 여성 의류였지만 여전히 상위 50%는 유지했다.

    높은 소비자 만족도 점수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 덕분이다. 프라임 회원은 일반 회원보다 28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아마존의 프라임 회원을 지속하는 비율은 1년 차 91%, 2년 차 96%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아마존 소비자는 증강현실을 통해 쇼핑할 물건을 시각화해 볼 수 있다./아마존 제공
    아마존 소비자는 증강현실을 통해 쇼핑할 물건을 시각화해 볼 수 있다./아마존 제공
    아마존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은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트레저 트럭(Treasure Truck)’을 통해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물고 있다. 트레저 트럭은 우리나라 말로 ‘보물 트럭’이라고 할 수 있다. 시애틀을 시작으로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 트레저 트럭에서는 물건을 직접 팔지는 않는다. 아마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그날 그날의 트레저 트럭에서 파격적인 할인가를 제공하는 딜 내용을 확인하고 이 가격이 마음에 든다면 먼저 구매를 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소비자가 받을 위치를 선택하면 트레저 트럭이 해당 지역으로 배송해주는 식이다. 물론 트레저 트럭이 그 지역에 도착하기 전에 모바일 앱을 통해 알림을 제공한다. 아마존은 기존 배송 서비스와 달리 트레저 트럭을 통한 새로운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마케팅 방식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둘째, 아마존 제품과 PB상품의 판매망을 확장했다. 아마존 상품이라고 해서 아마존닷컴이나 아마존 상점에서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들은 콜스, 홀푸드, 베스트바이, 베드배스앤드비욘드 등 다양한 유통 매장에서 킨들과 에코 등 아마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일부 콜스 매장은 에코와 관련된 기술을 직접 선보이는 ‘스마트 홈 경험’을 제공한다. 소비자들이 아마존의 기술을 오프라인에서 체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증강현실 이용해 쇼핑 도와
    셋째, 증강현실을 활용해 고객의 쇼핑을 돕는다. 아마존 소비자는 11월 1일부터 아마존의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증강현실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에코에서 신형 소파, 침대까지 자신의 집에 해당 상품이 어울릴지 여부를 시각화해 볼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침대를 놓고 싶은 곳을 비추면 화면에 상품이 배치된 모습이 나온다. 비록 아직 기술적 완성도가 낮고 이케아 등 가구 업체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아마존은 쇼핑 앱 사용자가 월등히 많다는 점에서 경쟁 우위가 있다.

    넷째, 아마존은 자체 배송 시스템인 ‘셀러 플렉스’를 미국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이 제3의 도매 공급 업자 물류창고에서 배송 상품을 가져와 고객에게 직접 배송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이틀 내로 배송이 가능한 상품의 수를 늘리고 있다. 아마존은 그간 페덱스, UPS 등 운송 업체를 통해 상품을 배송해왔다. 매 분기 주문 처리에 수십억달러를 소비하는 아마존으로서는 고객에게 제품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다섯째, ‘스마트 초인종’ 서비스를 통해 현관 도난의 우려를 줄였다. 집에 물건을 받을 사람이 없더라도 배달원이 직접 문을 열고 집 안까지 들어가 주문한 물건을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방식은 이렇다. 아마존 키를 장착한 고객이 온라인에서 주문할 때 자신이 집에 없을 때 배달원이 집으로 들어가도 되는지를 체크한다. 배달원이 초인종을 누르거나 노크를 해도 아무 반응이 없으면, 스마트폰의 아마존 애플리케이션으로 잠금해제 버튼을 누르고 문을 연다. 이때 집 주인에게 문자로 상황이 통보된다. 주인은 집 안에 장착된 ‘아마존 클라우드 캠’을 통해 실시간으로 배달원의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배달원이 집을 나가고 문이 닫히면 다시 고객에게 통보된다. 아마존 키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면 새로운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집에 사람이 없을 때도 집 안을 청소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식선 식품을 주문했을 때 배송기사가 상품을 냉장고에 직접 넣어주는 서비스도 가능하다.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애플 매장/애플 제공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애플 매장/애플 제공
    ◆ PLUS POINT
    통 업체는 오프라인 전략 강화해야
    베인앤드컴퍼니는 아마존이 파죽지세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다른 유통 업체들이 주눅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아마존이 소매업을 말살시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혁신 없이 같은 일을 반복하는 업체들이 문제다. 산업의 변화를 앞둔 지금 모든 브랜드는 아마존의 전략을 분석하고, 아마존이 할 수 없는 일이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

    아마존 대비 전통적인 소매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경쟁 우위는 매장 네트워크다. 휴가 시즌 매출에서 약 80%는 매장을 통해 창출되며, 점점 더 많은 쇼핑 활동으로 고객 대면 채널이 확장될 것이다. 아마존은 이제 막 오프라인 매장에 투자하고 실험하기 시작했지만, 대다수 유통업체에 뒤지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당면한 도전 과제는 물리적 채널과 디지털 채널의 장점을 결합해 매끄럽고 매력적인 고객 경험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매장은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고객이 학습하고, 독특한 상품을 찾고, 서비스를 받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화장품 유통 업체 세포라와 IT 업체 애플이 대표적이다. 이들 매장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매장에서 즐거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를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 소매 업체 TJ맥스 역시 매장에 다양한 할인 상품을 구비해 소비자에게 ‘보물 찾기’를 하는 기회를 준다. 월마트가 4700여 매장에서 2만여 건의 연휴 축제를 주최한다고 발표한 것도 독창적인 경험을 통해 매장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한 방안이다. 많은 오프라인업체가 문을 닫고 있는 이 시점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일부 유통업체들의 비결은 바로 오프라인 매장 경험 강화에 있다.

    유통업체들은 아마존이 손에 넣을 수 없는 PB상품이나 독점 브랜드와 같은 독창적이고 유통이 제한된 상품을 제공할 수도 있다. 전략은 유통업체 및 개별 브랜드 제조업체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신선한 뉴스, 훌륭한 가치, 친절한 서비스가 승리로 가는 지름길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마지막으로 유통업체들은 매장을 ‘옴니채널 배송 허브’로 사용할 수 있다. 고객은 무료 배송을 좋아하지만 배송 속도, 예측 가능성, 쉬운 반품에도 관심을 둔다. 예를 들어 미국 백화점 노드스트롬은 ‘리저브 앤드 트라이 인 스토어’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으로 옷을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제품을 예약해 뒀다가 가까운 오프라인 매장에서 선택한 제품을 입어볼 수 있다. 이처럼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유연한 고객경험 제공을 통해 더 많은 고객들을 매장으로 유인하며 구매 증대를 도모할 수 있다.

    ◆ 키워드
    소비자신뢰지수(Consumer Confidence Index)
    미국 경제 상태를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의 하나로 미시간대학과 민간경제기관인 콘퍼런스보드가 매월 발표하는 지표다. 제2차세계대전 후 미국 소비자의 경기 판단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파악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 지수는 현재의 지역경제 상황, 고용 상태와 6개월 후의 지역경제, 고용 및 가계 수입에 대한 전망을 조사해 발표하는데, 1985년 평균치를 100으로 기준 삼아 비율로 표시한다.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미국의 전통적인 연말 쇼핑 시즌을 알리는 시점이자 연중 최대의 쇼핑이 이뤄지는 날이다. 이날에는 연중 최대의 세일이 진행되는데, 이에 따라 소비자의 소비 심리가 상승돼 이전까지 지속된 장부상의 적자(red figure)가 흑자(black figure)로 전환된다고 해서 이 용어가 붙었다. 이날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세일 기간에는 미국 소비자들의 각종 상품 구매가 집중되는데, 블랙프라이데이 소비는 미국 연간 소비의 약 2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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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29/2017122901739.html#csidxde0bc0f2e0e8d1aa6ea767a66ab4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