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톡톡] "가르쳐서 팔자" 전세계 의사 4만명 교육해 매출 5000억 눈앞에 둔 이 회사는

2018. 1. 9. 19:30C.E.O 경영 자료

[비즈 톡톡] "가르쳐서 팔자" 전세계 의사 4만명 교육해 매출 5000억 눈앞에 둔 이 회사는

  • 허지윤 기자


  • 입력 : 2018.01.09 14:16

    “시장이 없으면 소비자를 가르쳐서 팔아 보자.” 전세계 의사를 4만명 넘게 ‘가르쳐' 물건을 팔아 올해 매출만 5000억원 가량을 예상하는 기업이 있다. 국내 임플란트(Implant·인공치아 이식) 제조기업 오스템임플란트 (54,100원▼ 1,000 -1.81%)이야기다.

    국내 임플란트 제조기업 오스템임플란트는 임플란트가 생소했던 때인 1997년 치과의사인 최규옥 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그때만 해도 의치는 ‘틀니’가 대명사였다. 지금과 달리 치과대학에서는 임플란트 교육에 관한 별도 커리큘럼이 없었다. 치과의사 중 소수만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었다. 국산화가 덜 된 분야라 스트라우만, 노벨바이오케어, 덴플라이 같은 외국계 기업들이 장악했던 분야다.

    2000년 임플란트 제조사를 인수한 최규옥 회장은 서울 삼성동 도심공항타워 3층에 임플란트 임상교육기관(AIC)를 세우고 임플란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아예 치과의사에게 임플란트 시술을 가르쳐보자고 생각했다.

    사실상 적자를 감수하면서 시작한 교육은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한 치과의사 수가 적으니, 임플란트를 할 수 있는 의사를 늘려보자는 취지였다. 2001년 영업사원들이 개인적으로 아는 국내 치과의사들에게 ‘교육을 한번 들어보라’고 권하며 6명 가량을 불러모았던 게 이 임플란트 시술 교육의 첫 시작이였다. 체계가 잡혀있지 않아 어설펐던 강연자들의 강연 스킬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늘었고 의사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임상 교육 프로그램이 커졌다.

    최 회장은 “많은 치과의사가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로 임상연수센터를 설립하고 입문자부터 숙련자까지 임플란트 임상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커리큘럼과 교재를 개발하는 데 투자했다”고 말했다.

    해외 치과의사들이 모여 임플란트 실습 교육을 받고 있다. / 오스템임플란트 제공
    해외 치과의사들이 모여 임플란트 실습 교육을 받고 있다. / 오스템임플란트 제공
    작년 12월말 기준 현재까지 이 회사의 임플란트 시술 교육을 받은 국내 치과의사 수는 누적 1만여명에 달한다. 현재 국내 치과의사 수가 약 2만4000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40% 가량이 오스템임플란트를 통해 임플란트 시술을 시작한 셈이다.

    이 회사는 2006년 세계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본격적으로 해외 현지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임플란트 시술 교육을 시작했다.

    이미 글로벌 기업이 시장에 먼저 진출해있는 상황에서 초기에 큰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교육’이 시장 진입의 활로를 뚫기 시작했다.

    해외 현지에서 오스템임플란트의 글로벌 임상 교육은 초기부터 수월했다. 현지 치과의사들 역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임플란트 시술을 배우고 싶어 했으나, 배울 수 있는 여건이나 기회가 부족했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우리가 글로벌 임상 교육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현지 치과의사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며 “우리의 임플란트 시술 교육이 저렴한 비용이고 커리큘럼이 좋으니 의사들의 만족도가 높았고 원장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퍼지면서 교육에 참여하려는 의사 숫자도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렇게 지난 10여년 동안 임플란트 시술을 교육을 제공한 해외 치과의사 수는 무려 4만여명에 이른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01년부터 2017년 12월 기준 현재까지 17년간 중국, 인도 등 전 세계 치과의사 4만 3512명에게 글로벌 임플란트 임상 교육을 제공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1만350명을 차지해 가장 많고 이어 인도(9220명), 미국(7500명), 러시아(7030명) 등이다. 연간 국내·외 교육투자 비용(국내 및 해외법인 포함)은 약 30억원이다. 이전에도 교육을 해왔으나 2006년부터 임플란트 임상 교육을 체계화해 제공해왔다.

    지난해 중국 선전에서 열린 오스템 월드 미팅 / 오스템임플란트 제공
    지난해 중국 선전에서 열린 오스템 월드 미팅 / 오스템임플란트 제공
    매출도 덩달아 뛰어올랐다. 2001년 100억원 이었던 이 회사의 매출액(연결기준)은 2016년 3446억원으로 15년 만에 35배로 급증했다. 2017년도 경영 실적은 아직 공시되지 않았다.

    오스템임플란트를 통해 임플란트 시술을 시작한 치과의사들은 환자들에게 이 회사의 임플란트를 쓰기 마련이다.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한 의사 수가 늘어날수록 회사도 함께 성장했다. 현재 23개국에서 25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중국과 인도 시장 1위, 전체 글로벌 시장에서는 5위로 올라섰다.

    해외 시장에 본격 진출한 2006년부터 중국 현지 치과의사를 상대로 본격 임플란트 시술 교육을 제공했다. 당시 매출 0원으로 시작해 2011년부터는 선두 외국계 기업 스트라우만을 제치고 중국 임플란트 시장 점유율 1위(30%)를 차지했다. 2016년 한해 동안 중국 현지 매출은 543억원이다.

    또 아직 임플란트 시술이 대중화하지 않은 인도 시장에서도 21.6%의 점유율로 1위다. 작년 이 회사의 인도 시장 매출은 85억원대였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의료기기 업계에서 생산액 기준 1위다. 회사가 커지자 창업주 최규옥 회장은 조직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사업 초창기부터 함께 회사를 일궈온 엄태관 대표 이사(사장)에게 지난 2016년부터 연구개발(R&D), 조직 내부 관리, 대외활동 등 경영을 맡기고, 최 회장은 현재 교육 개발에만 전념하고 있다.

    최규옥 회장은 “임플란트 시술을 못 하는 치과의사는 시술을 할 수 있게, 임플란트를 하는 치과의사는 어려운 케이스까지 더 잘 할 수 있게, 임플란트 임상 고수는 강의를 통해 노하우를 나눌 수 있게 하는 것을 우리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제 오스템임플란트의 임상교육은 글로벌 치과계에서도 인정받을 정도로 발전했으며, 우리나라가 임플란트를 배우는 나라에서 가르치는 나라로 위상 변화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임플란트 시술 교육을 제공한 이후 다른 기업들도 뒤따라 임플란트 교육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 회사의 2018년도 예상 매출액이 4737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교육을 통한 시장 확대를 계속 강화할 계획이다.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 이사는 “우리의 경쟁력은 해외 임플란트 수요 증가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늘릴 수 있는 능력에 있다”며 “교육 이후에도 오스템임플란트 제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해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25개국의 법인을 두고 있는데 글로벌 시장을 더 확대해 향후 콜롬비아, 페루, 브라질, 에콰도르, 남아공 등 5개국에 더 법인을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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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09/2018010901673.html#csidx392d6aebd86b25997e5c8aff1fbca5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