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최초공개··· ‘文빠 댓글단’ 실체확인, 본보 전수조사

2018. 1. 12. 09:10이슈 뉴스스크랩


청와대 신년기자회견서 비판 질문한 조선일보 박정엽기자에 댓글 융단폭격을 보니

'文빠 댓글단', 이른바 '달빛 기사단'의 실체가 본보 취재로 확인됐다. 지난 10일 청와대 신년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질문을 한 조선일보 박정엽 기자의 기사에 '문 대통령 지지 댓글단'이 11일 17시 현재까지 1만5000여 개의 악성 댓글을 달았다. 본보 취재팀은 이 중 선착순으로 기록된 댓글 1만3800개를 전수조사했다.

조선일보 기사에 달린 문제의  1만3800개 댓글 중에서 ‘문빠 댓글단’으로 보이는 2개 이상 댓글을 단 네티즌은 649명이다. 이들이 쓴 댓글은 총 1920개다.

이 중 네이버 아이디 aoiy****는 댓글 19개를 달았다. 아쉽게도 '네이버'가 실명 혹은 아이디 전체를 공개하지 않아서 love****는 댓글 46개를, shin****은 31개를, yoon****은 28개를 달았지만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있어 통계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댓글 내용으로 보면 같은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

댓글 가운데 2088개 아이디는 2개 이상을 단 동일인일 가능성이 있다. 이들이 쓴 댓글이 7093개다. 7093개라면 전수 조사한 1만3800개의 절반이 넘는다.

전수조사 대상 1만3800개 댓글을 키워드 순위로 분석해 보니 △기레기 1593개 △일기 999개 △징징 935개 △좃선 441개 △머리 433개 △정엽아 또는 정엽이 423개 △똥 217개 △민노당 178개 △닭 또는 503(박근혜 전 대통령 수인번호) 150개 △기자양반 50개 순으로 나왔다. ‘민노당’이라는 키워드는 댓글단이 박 기자의 활동경력을 조사해 민노당 학생위원장 출신이 변절한 것이라고 공격한 듯하다.

기레기(기자를 비하하는 네티즌 은어) 라는 키워드와 관련된 댓글 중에 ‘욕만 쳐먹냐? 똥을 퍼부어도 모자라는 기레기들 관심주는 것도 고맙게 생각해라(아이디 hiki****)’라는 댓글에는 무려 1만4689명이 공감을 눌렀다. 비공감은 1379에 불과했다. 한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한번 밖에 공감 혹은 비공감을 누를 수 밖에 없다는 것에 비춰 볼 때 댓글단은 매우 광범위하게 포진된 것으로 보인다.

아이디 papa****가 쓴 댓글 ‘언론이 기레기가 욕쳐먹는 이유를 먼저 반성할 생각은 못하는 빡대가리 정엽이’는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말이다. 박 기자의 가족을 향한 비난도 있었다. 아이디 rlfu****가 쓴 댓글 ‘기레기 아들 : "나도 아빠가 기레기라 부끄러워"’가 해당 댓글이다.

"기레기 똥 싸는 소리 하고 계시네 ㅋㅋㅋㅋ"(moog****), "일기는 일기장에 써라 기발놈 정엽아...이걸 지금 기사라고 송출한거냐?? 안부끄럽냐??? 넌 양심이 없냐?? 멘탈이 약해서 그런거야??? 어휴.........징징이 정엽아~ 애잔하다~~"(kku_****) 등의 비속어로 일관한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외모와 관련된 공격도 있었다. 키워드 '머리'와 관련된 댓글인데, 아이디 lari****가 쓴 "비록 머리는 없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음모도 없...지는 않지?"가 대표적이다. 이 음담패설성의 댓글에는 175명이 공감을 표시했다.

아이디 fort****는 '대머리 망신 다 시키네'를, 아이디 ouio****는 "그 머리로 어떻게 입사하셨습니까 남자들 취업 존나 쉽게 하네 ㅋㅋ", 아이디 eros****는 "존나 심약하네 ㅋㅋ 저렇게 심약해서 머리카락이 도망갔나봐 깔깔깔 ㅋㅋㅋ 아직 한강물 안얼었다" 등 기자의 외모를 비하하는 댓글도 433개나 됐다. 

본보 취재팀은 ‘文빠 댓글단’의 성별 연령대별 특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30대 여성이 주력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문제가 된 박 기자의 기사는 남성 55%, 여성 45%, 연령대는 30대가 34%로 최고였다. 일반 정치기사 댓글의 경우 40대 남성이 주력인데 반해 ‘문빠 댓글단’은 30대 여성이 주력인 것으로 드러났다. 

댓글 중에는 여성 비율이 62%나 된다며 "이게 실화냐"하는 놀라움 표시도 있었다. 한때 여성 비율이 60%를 넘어선 적도 있는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다른 일반 정치기사,  2017년 11월 28일 경향신문 기사 <심재철 “문 대통령 내란죄 고발해야”> 기사의 경우 댓글 성비가 남성 74%, 여성 26%였다. 연령대는 40대가 38%로 가장 많았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문빠 댓글단'의 성비 구성은 예전의 일반적인 분포와 많은 차이를 보였다.

2017년 12월 20일 연합뉴스의 <‘한미훈련 연기 카드 꺼낸 문대통령'> 기사의 경우 댓글 성비는 남자 76%, 여자24%, 연령대는 40대가 28%로 최고였다.

2017년 12월 6일 연합뉴스의 <문 대통령 “선제타격으로 전쟁나는 방식 결단코 용납못해”>기사의 성비는 남자 81% 여자 19%, 연령비는 40대가 30%로 최고였다.

한편 문제가 된 조선일보 박정엽 기자의 기사는 아래와 같다.

‘기자는 10일 청와대 신년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통령과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쓰면 안좋은 댓글들이 많이 달린다"며 "지지자들이 댓글에서 격한 표현을 많이 쓰는데, 지지자들에게 전할 말이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는 청와대를 출입하는 여러 기자들이 문 대통령에게 하고 싶어하는 ‘질문’이자 ‘요청’일 것이라고 기자는 생각했다.

청와대를 출입하는 기자들은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쓰는 게 두렵다고 한다. 비판적 기사를 쓴 뒤 아예 댓글을 읽지 않는 기자들도 있다.

문 대통령에 대한 기사가 비판적일 경우 기사에 따라오는 댓글이 욕설로 뒤덮이고 과격한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문 대통령 강성 지지자들이 쓴 댓글이다.

기자는 문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달래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속에 이런 질문을 던졌다.

문 대통령은 과거 참모들에게 자유 토론의 중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했었다. 지지자들의 과도한 의사표현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었다.

지난해 4월 4일 대선 후보시절 지지자들을 향해 "저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를 지지하는 의원님들도 다소 다른 견해를 밝혔다는 이유로 아주 심한 문자폭탄을 받기도 하고, 그 가운데에는 과도한 표현들도 있어서 의원들이 상처도 받았다"며 "깊은 유감을 표하고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했었다.

지난해 5월 2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잘 모르는 황당한 얘기는 물론,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되는 얘기까지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자유로운 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한 얘기였다.

많은 이들이 과격한 지지자들의 악성 댓글은 문 대통령이 강조하는 소통과 자유 토론을 막는 방해물일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날 답변을 통해 "기자들도 그런 부분은 좀 담담하게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예민하실 필요가 없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하는 사람들은 정치 기간 내내 언론의 비판 뿐 아니라 인터넷과 문자, 댓글을 통해 많은 공격을 받기도 하고 비판을 받아와서 익숙하다"며 "(저는) 대한민국에서 악플이나 문자, 트윗을 통한 비난을 가장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과 기자의 문답이 오간 이후 몇 분 지나지 않아 기자에게는 욕설 섞인 이메일과 SNS 메시지 수백통, 포털 사이트에 올라간 기사 댓글 수천건 등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지인들이 기자에게 '짤방'이라고 불리는 짧은 영상을 보냈다. 기자가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장면을 짧게 편집한 영상이었다. 지인들은 주요 커뮤니티 사이트들에 올라온 비난과 조롱도 전했다.

그리고 기자는 이 짧은 기사를 쓰는 동안 주요 단어마다 수십번씩 썼다 지우면서 망설였다. 이후에 쏟아질 악성 댓글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정엽 기자 parkjeongyeop@chosunbiz.com]

출처 : 마음드리봉사단
글쓴이 : 김유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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