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이 간다] 안혜리의 뉴스의 이면
AI변호사 유렉스 20초면 법률분석
속도·정확성에서 사람 변호사 압도
미국은 이미 법률시장 대세
한국선 아직 걸음마 수준
무전유죄·전관예우 종언이냐
변호사 등 대리인의 종말이냐
유렉스와 '협업'하고 있는 대륙아주 리걸프런티어팀 변호사들. 이동우 정명근 김동국 정호정 김형우 김동현(왼쪽 뒤부터 시계방향으로).
형사재판이든 기업자문이든간에 여느 변호사 사무실엔 증거자료 등 사건과 관련한 서류뭉치 더미와 딱딱한 하드커버 법률서적이 여기저기 쌓여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대륙아주의 '리걸 프런티어 팀'
10인의 변호사 중 한사람인 김형우 변호사 겸 공인회계사 사무실엔 책장은커녕 아예 종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변호사 업무 가운데 적어도 30%, 많게는 70%까지 사전 법률 검토 작업에 들어간다는데 어떻게 그 흔한 증거자료 하나 없이 수임사건을 준비하는 걸까. 답은 책상 위 43인치 대형 모니터 화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국내 첫 AI 변호사 유렉스가 쥐고 있었다. 김 변호사는
"이전에는 판례 확보는커녕 해당 사건과 관련 있는 정확한 법률용어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와 관련한 법률이 어떤 게 있는지 파악하는 데만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AI 변호사와의 협업으로 이젠 수십초면 끝난다"고 말했다. 유렉스가 일상적 언어를 법률용어로 바꾼 후 기존에 학습한 수십만 건의 법령과 판례 등을 빠르게 검색해 중요도 순으로 정리해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유렉스는 자연어를 법률용어로 바꾼 뒤 관련 법률과 판례를 수십초만에 찾아준다. 인간 변호사가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개월 걸리는 작업이다. 장진영 기자
가령 공사판 인부인 아버지가 공사장 사다리차에서 추락하여 사망했을 때 업주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과거엔 의뢰인이 이렇게 물으면 '산업재해'같은 정확한 법률용어를 뽑아낸 후 더듬더듬 관련 법률과 판례를 하나하나 확인해야 했다. 대륙아주 리걸 프런티어팀 정명근 변호사는 "유렉스를 활용해보니 정확성과 시간 효율성 면에서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찰서류를 허위로 제출한 업체의 입찰 참여 여부에 관한 사건에 대해 2~3일 작업하고도 놓친 게 있었는데 유렉스는 검색과 거의 동시에 '부정당업자 입찰참가 제한'이라는 법률용어로 내가 빠뜨린 건설산업기본법까지 바로 찾아내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정 변호사 말처럼 간단한 내용은 하루 이틀 리서치 정도로도 가능하지만 복잡한 경우엔 소송 중 몇개월만에야 겨우 파악해 패소로 이어지기도 한다.
결코 과장이 아니다. 법무법인 바른의 김진숙 변호사는
"성폭력이나 학교 등은 특별법이 워낙 많아 웬만한 검사도 제대로 모른다"며 "조두순 사건 당시 검찰측이 법률 적용을 잘못한 경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