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文정부, 빠져 있으라” 이틀째 '옐로카드'

2018. 5. 30. 20:05C.E.O 경영 자료

美 “文정부, 빠져 있으라” 이틀째 '옐로카드'

WSJ “文정부 '중재자' 자처하지만 美 국익 대변하는지 불확실"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5.30 16:36:16

   

▲ 지난 26일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판문점 북측 통일각으로 달려가 김정은과 만난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공개사진.
유럽을 순방 중인 이낙연 총리가 동행한 기자들에게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한국은 빠져 있으라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 밝힌 것은 지난 27일이었다. 그런데 이튿날인 28일(현지시간)엔 미국 유력 경제신문이 사설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비판하고 나섰다.

美‘월스트리트 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너머의 文’이라는 사설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美백악관과 北평양의 중재자를 자처하지만 그가 미국의 국익을 대변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2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이 열린 이튿날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美北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즉시 김정은에게 연락하고 만나기 위해 판문점으로 뛰어간 사실을 설명한 뒤 “이제 한국 정부는 6월 12일 美北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까지 끼어들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美‘월스트리트 저널’은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여전히 북한이 비핵화를 약속했다고 몇 달 전부터 말하고 있지만 북한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며 美北정상회담에 나서고 있다”면서 “북한은 싱가포르에서의 정상회담 사전 준비를 하자는 미국의 연락에 답하지 않았고 실무진도 보내지 않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같은 물건을 파는 게 맞냐”고 지적했다.

신문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이 트럼프가 말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 북한이 동의했느냐고 물었다”며 “조선일보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회담의 성공은 세부협상에 달려 있다며 답변을 피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문재인 대통령은 美백악관과 평양 사이에서 ‘중재자’를 자처하고 있으나 그는 미국의 입장을 명확히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신 그는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겨우 움직인 것을 두고 북한에게 혜택을 줘야 한다고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그가 협상에서 채택한 ‘단계적이고 동시적 수단’에 따른 비핵화의 뜻은 북한이 핵관련 시설 사찰 수용 등의 행동을 조금씩 할 때마다 이에 대한 대가를 줘야 한다는 북한의 입장에 동의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 지난 22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당시 백악관에서 존 볼턴 美NSC 보좌관과 만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장관, 윤영찬 소통수석 일행. ⓒ청와대 공개사진.

◆트럼프 대통령이 함정에 빠진다면

美‘월스트리트 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수용하는 것을 두고 “함정에 빠진다”는 표현도 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함정’에 빠진다면 북한은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1990년대와 2000년대 미국은 북한에게 점진적 비핵화와 이에 대한 단계적 보상, 제재 해제 등의 협상을 한 결과 실패했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을 지원해주면 북한이 절대 동족에게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길들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김정은이 2017년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하고 이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 기술을 개발함에 따라 핵 탑재 미사일 공격은 실존위협이 됐다고 덧붙였다.

북한 핵문제가 미국과 북한, 북한의 뒤를 봐주는 중국 간의 복잡한 역학 관계가 얽힌 문제임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민족끼리’만 찾는다는 지적으로 풀이됐다. 美‘월스트리트 저널’은 “대북제재와 같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사용하려던 지렛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간청 때문에 제대로 효과를 얻을 기회도 없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美‘월스트리트 저널’은 “김정은의 핵위협 기회를 제한할 뿐 제거하지 못하는 협상은 결과적으로 핵무기 확산은 물론 더 큰 국가안보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며 “미국은 결국 미사일 방어체계를 신속하게 갖춰야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美‘월스트리트 저널’은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美대통령에게 ‘노벨 평화상’ 운운한 것을 ‘아첨’이라고 봤다. 그리고 “정상회담의 결과는 미국의 국익이 달린 문제”라며 “이 과정에서 미국의 안보보다 다른 것에 더 높은 우선순위를 두는 한국 대통령으로부터 하청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트럼프 정부에게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