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감소폭 59개월 '최대'...'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에 취약계층 직격탄'
2018. 6. 19. 17:59ㆍC.E.O 경영 자료
입력 : 2018.06.19 11:13 | 수정 : 2018.06.19 11:36
‘고용 한파'로 지난달 장시간(54시간, 36시간 이상) 일자리가 줄면서 ‘근로자 1주일 평균 취업 시간’이 전년 대비 1시간이나 감소했다. 4년 11개월(59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주당 54시간, 36시간 이상 근무하는 취업자가 줄었다는 것은 매일 출근해 일정 시간 이상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16.4%)에 따른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사업주들이 직원들의 근로 시간을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행 1주일 최대 법정 근로시간은 68시간(하루 평균 8시간)이다.
- ▲ 연합뉴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근로자 1주일 평균 취업 시간’은 전년 대비 1시간 감소했다. 감소폭이 지난 2013년 6월(-1시간) 이후 최대치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은 20대 국회의원 선거 등 휴일 영향으로 지난 2016년 4월(-2.5시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적이 있지만, 특별한 행사가 없음에도 이같이 취업 시간이 줄어든 건 2013년 6월 이후 처음이다”며 ”이례적으로 감소한 수치다”고 말했다.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을 끌어내린 건 장시간(54시간, 36시간 이상) 일자리 감소다. 지난달 1주일에 54시간 이상 일한 취업자수는 전년 대비 71만7000명(-12.9%)이나 감소했다. 이 또한 감소폭이 지난 2013년 6월(-75만1000명) 이후 4년 11개월 만에 최대치다. 36시간 이상 일자리도 전년 대비 33만3000명(-1.5%) 줄었다. 감소폭이 2016년 8월(-89만2000명)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반면 지난달 단시간(36시간 미만) 일자리는 전년 보다 34만명(8.7%) 증가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수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 직전인 지난해 12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단시간 일자리는 전년 대비 39만2000명 증가했다. 2016년 8월(135만5000명)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이후 올해 1월 18만4000명, 2월 1만9000명, 3월 21만4000명, 4월 4만1000명을 기록한 뒤 5월에 다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장시간(54시간, 36시간 이상) 일자리가 줄어들고, 단시간(36시간 미만) 일자리가 늘어난 것에 대해 “사업주들이 근로시간을 조정한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올해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자 직원들의 근로 시간부터 줄였다는 것이다.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은 “많은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대해 사업주들이 직원들의 근로 시간부터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5월 주당 평균 취업시간이 줄어든 건 이러한 움직임이 반영됐다고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최저임금의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종(도소매·숙박음식점업,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의 장시간 일자리 감소가 두드러진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임시·일용직에서 줄고 있다. 취약계층이 근무 시간이 짧은 일자리나 무직자로 내몰리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산업·취업시간별 취업자수'에 따르면 올해 3월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54시간 이상 취업자수는 전년 대비 18만3000명(-8.0%) 줄었다. 이는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던 2016년 4월을 제외하면 역대 최고치(2014년 통계 작성 시작 이후)다. 5월 감소폭도 14만8000명에 달했다. 36시간 이상 취업자수도 올해 1월(-14만7000명, -8,4%) 역대 최고로 감소한 후 5월(-10만5000명) 감소폭은 조금 줄었다.
지난달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의 54시간 이상과 36시간 이상 취업자수는 전년 대비 각각 19만6000명(-14.4%), 15만3000명(-1.9%) 줄어들면서 2016년 8월 이후 가장 많이 감소했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선 장시간 일자리(54시간, 36시간 이상) 감소가 단시간 일자리(36시간 미만) 증가로도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달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36시간 미만 취업자수도 전년 대비 4000명(-0.4%) 감소했다. 사업주가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덜기 위해 직원들의 근로 시간을 줄일 뿐 아니라 장시간 근무 직원 해고, 신규 채용 중단 등으로 그 여파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5월 상용직 근로자는 전년 대비 32만명 증가한 반면 임시·일용직 취업자수가 각각 11만3000명, 12만6000명 줄었다”며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임시·일용직 취업자수가 감소하고 있는데, 이런 추세가 주당 취업시간 감소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책 연구기관도 최근 최저임금 인상이 ‘근로 시간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지난달 3일 '문재인 정부 1주년 고용노동정책’ 토론회에서 국내 전체 근로자의 근로 시간이 올해 1월 지난해보다 16.8%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3월(5.4%)까지 석 달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일용직의 경우 석 달 평균 23.8% 줄었다고 발표했다.
홍민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업장 규모가 작을 수록 인원 감축이 어렵다”며 “사업주들이 인원 감축보다 근로 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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