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30억짜리 '황금알' 낳는 닭,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

2018. 9. 7. 19:41C.E.O 경영 자료



1개 30억짜리 '황금알' 낳는 닭,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



"항암성분 함유부화는 안해"

일본 연구팀이 유전자 조작 기술로 항암 성분을 함유한 달걀을 낳는 닭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항암 치료제 성분의 판매 가격으로 환산했을 때, 달걀 하나가 6000~3억엔(6~30억원)에 달하는 '황금알(金卵)'이라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의 바이오 메디컬 첨단게놈디자인연구팀(팀장 오이시 이사오)은 인간 인터페론β (human interferon β)가 30~60㎎ 함유된 달걀 생산에 성공했다. 인간 인터페론β는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체내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암과 간염 치료제로 쓰인다. 이 단백질은 지금까지 대장균·배양세포 등을 통해 생산해왔으나 대규모 전용 시설이 필요해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연구팀은 게놈 편집이 어려운 닭 수정란 대신, 수탉의 시원생식세포(始原生殖細胞)를 분리 배양하는 방법을 택했다. 시원생식세포는 분화돼 정자·난자 등 생식세포를 만든다. 시원생식세포에서 흰자 주성분을 만드는 난백알부민 형성 유전자를 제거하고, 대신 인간 인터페론β 형성 유전자를 넣었다. 이후 게놈 편집된 시원생식세포를 수컷 배아에 이식해 수탉(0세대)을 부화시켰다.

이 수탉이 야생 암탉과 교배해 낳은 아들·딸 닭(1세대)들이 '황금알을 낳는 닭'이 됐다. 암탉(1세대)은 모두 5개월 이상 인간 인터페론β 30~60㎎을 포함한 계란을 낳았다. 이 계란은 흰자가 일반 흰자에 비해 불투명하게 희다는 특징이 있다. 부화는 하지 않는다. 수탉(1세대)의 경우 다른 야생 암탉과 다시 교배시켰더니, 마찬가지로 인간 인터페론β 포함 계란을 낳을 수 있는 암·수컷을 낳았다고 한다. 오이시 팀장은 "이 기술을 이용하면 인간 인터페론β 외의 여러 유용한 단백질을 닭을 통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아사히에 말했다.

[도쿄=최은경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