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항암성분 함유… 부화는 안해"
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의 바이오 메디컬 첨단게놈디자인연구팀(팀장 오이시 이사오)은 인간 인터페론β (human interferon β)가 30~60㎎ 함유된 달걀 생산에 성공했다. 인간 인터페론β는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체내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암과 간염 치료제로 쓰인다. 이 단백질은 지금까지 대장균·배양세포 등을 통해 생산해왔으나 대규모 전용 시설이 필요해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연구팀은 게놈 편집이 어려운 닭 수정란 대신, 수탉의 시원생식세포(始原生殖細胞)를 분리 배양하는 방법을 택했다. 시원생식세포는 분화돼 정자·난자 등 생식세포를 만든다. 시원생식세포에서 흰자 주성분을 만드는 난백알부민 형성 유전자를 제거하고, 대신 인간 인터페론β 형성 유전자를 넣었다. 이후 게놈 편집된 시원생식세포를 수컷 배아에 이식해 수탉(0세대)을 부화시켰다.
이 수탉이 야생 암탉과 교배해 낳은 아들·딸 닭(1세대)들이 '황금알을 낳는 닭'이 됐다. 암탉(1세대)은 모두 5개월 이상 인간 인터페론β 30~60㎎을 포함한 계란을 낳았다. 이 계란은 흰자가 일반 흰자에 비해 불투명하게 희다는 특징이 있다. 부화는 하지 않는다. 수탉(1세대)의 경우 다른 야생 암탉과 다시 교배시켰더니, 마찬가지로 인간 인터페론β 포함 계란을 낳을 수 있는 암·수컷을 낳았다고 한다. 오이시 팀장은 "이 기술을 이용하면 인간 인터페론β 외의 여러 유용한 단백질을 닭을 통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아사히에 말했다.
[도쿄=최은경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