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준공
제로 에너지 건축 5등급
태양광 패널을 디자인화
비싼 시공비 인하가 관건
겉모습은 일반 아파트와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이 아파트의 에너지자립률 23.37%로, 제로 에너지건축 5등급을 달성했다. 에너지자립률 100%가 1등급이다. 국토부는 인천 시내 아파트의 평균 사용량 대비 아파트의 전기료는 약 50%, 난방비는 약 40% 저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는 고층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어려운 문제를 풀었다. 김태오 국토부 녹색건축과장은 “가구 수가 많은 고층 아파트일수록 건물 옥상에 설치할 수 있는 태양광 패널이 한정적이어서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의 경우 옥상뿐 아니라 아파트 입면에도 태양광 패널을 부착했다. 그런데 송도신도시의 경우 아파트 인허가 시 경관심의를 한다. 태양광 패널은 혐오감을 주는 못생긴 자재로 종종 꼽힌다.
이정철 현대건설 R&D센터디지털건설팀장은 “태양광 패널을 입면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안을 여러 개 만들어 경관 심의를 두 차례 받은 끝에 통과했다”며 “태양광 패널을 통해 만들어지는 전기로 아파트 공용공간의 전기 사용량은 다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체 개발한 자동 운전 알고리즘을 적용해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면서 에너지를 최적으로 쓸 수 있게 했다”며 “입주자들이 신경 안 써도 에너지가 절감되도록 건물이 스스로 운전하는 것을 궁극의 경지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로 에너지 건축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가야 할 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건물 부분 온실가스 배출량(2016년 1억5000만여톤)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0%에 달해서다. 국토부는 2025년부터 민간 건축물(30가구 이상 공동주택 또는 연면적 1000㎡ 이상)도 제로 에너지 빌딩으로 짓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문제는 제로 에너지 건축물의 시공비다. 국토부는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의 사업성을 위해 취득세 15% 감면, 용적률 5%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줬다.
송두삼 교수는 “단열 및 기능성이 좋으면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 국산 제품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건자재 업체는 국내 시장 규모가 작아서 개발 및 생산이 어렵다고 한다”며 “정부에서 기술력 있는 회사들을 육성하고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