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파탄나도 그저 표, 표, 표”… 與싱크탱크 보고서에 野 맹공

2019. 8. 1. 02:13C.E.O 경영 자료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
“나라가 기울어도 경제가 파탄나도 그저 표, 표, 표만 챙기면 그뿐...”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하 민주연)이 당 소속 의원에게 배포한 한일 갈등 여론 분석보고서에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이 31일 “저열한 권력지향 몰염치 정권의 추악한 민낯”이라며 성토를 쏟아내는 등 야당의 공격이 거세다. 한일 갈등과 총선 결과를 연관 짓는 보고서 내용에 여론이 좋지 않자 민주연은 배포 하루 만에 “해당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 관련자들에게 엄중 경고했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민주연 “한일 갈등에 원칙적 대응, 총선 영향 긍정적일 것”

앞서 민주연은 지난 30일 소속 의원 128명 전원에게 ‘한일 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 보고서를 배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연구원의 ‘한일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 보고서
해당 보고서에는 “일본의 무리한 수출규제로 야기된 한일 갈등에 대한 각 당의 대응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많고, (자유한국당 지지층을 제외하고) 원칙적인 대응을 선호하는 의견이 많다”, “여론에 비춰볼 때 총선 영향은 긍정적일 것”, “여당 지도부 중심으로 이뤄진 자유한국당에 대한 친일 비판은 지지층 결집 효과는 있지만 확대 효과는 크지 않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A4용지 3페이지 분량의 해당 보고서에는 ‘대외주의’ 표시가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경제 보복을 총선에 이용했다” 비판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일본의 경제보복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속내가 드러났다며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자유한국당 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경제 보복에 나라가 기울어도 총선에 이용하면 그뿐이라는 천인공노할 보고서”라며 “온 국민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시국에 여당은 총선 유불리를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권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난 보고서다. 국민 정서를 총선 카드로 활용할 생각만 하는 청와대와 여당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라며 “대통령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논평에서 “국익보다 표가 먼저인 민주당은 나라를 병들게 만드는 박테리아 같은 존재”라며 “국민의 삶을 놓고 도박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와 민주당이 일본의 경제보복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를 내보인 것에 실망과 함께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민주당은 공식 사과하고,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평화당 김재두 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연구원이 당의 공식 요청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것인지, 자발적으로 작성한 것인지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양정철 원장. 뉴시스
◆민주연, 당의 공식 입장 아니라며 선 긋기 나서

한편 민주연은 보고서 배포 하루 만에 “적절치 못한 내용이 적절치 못하게 배포됐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민주연은 이날 별도 배포한 메시지에서 “충분한 내부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부적절한 내용이 나갔다”며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주의와 경고 조치를 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한일 갈등을 선거와 연결 짓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당이나 연구원의 공식 입장이 아닌 조사 및 분석보고서가 오해를 초래하지 않도록 보다 신중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