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77인 경제 필승카드···국부론 넘어 '민부론'

[단독] 한국당 77인 경제 필승카드···국부론 넘어 '민부론'

[중앙일보] 입력 2019.08.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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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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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경제 대안은 '민부론(民富論)’이다. 경제학계 대표 고전인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國富論)’(1776)의 변용으로 국가보다 개인을 강조하려는 의미를 담았다. 실제 보고서에는 “국가주의 관치경제 청산”, “작은 정부, 큰 시장” 같은 슬로건이 담겼다. 
 

"국가주도→시장자율로 백투더퓨처. 2020이 마지막 기회"

한국당 ‘2020 경제대전환특별위원회(대전환특위)’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0 경제대전환 비전과 과제-민부론(民富論)’을 최근 황교안 대표에게 보고했다. 대전환특위의 중간보고서 성격이다. 당 내부에서는 “(한국당이 가진) 권위주의 보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서구식 자유주의 보수를 지향한다는 의미도 담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28페이지로 구성된 보고서는 5개 분과가 나눠서 작성했다.

  

① “사회주의형 추락 위기 한국경제. 2020년대가 마지막 기회”

자유한국당 민부론(民富論) 주요 내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총론 성격의 ‘비전분과’ 보고서는 “친노조 소득주도성장과 퍼주기 재정정책으로 한국경제가 사회주의형 추락 위기에 직면했다. 2040년 경에는 남미형 경제위기와 침체가 반복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020년대가 한국경제 재반등의 마지막 기회”라고 주장했다. 
  
대안으로는 ▶자유로운 시장경제 ▶작고 유능한 정부 ▶공정하고 따뜻한 경제 등 3개 비전을 제시했다. 작은 정부, 친시장이 대전제다. 기회의 공정, 지속가능성을 위한 사회안전망도 필요하다고 봤다. 이를 위해 “국가중심주의→시장중심주의” “소득주도성장→투자혁신성장” “친노조정책→자유로운 노동시장” “큰 정부→작은 정부” 등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리곤 ‘2030년 1인당 소득(GNI) 5만 달러에 G10(주요 10개) 국가’란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기준으론 각각 3만 달러, 세계 30위권이다. 
 

②“백투더퓨처…소주성 아닌 감세(減稅)로 가처분 소득 확대, 3기 신도시 철회”

자유한국당 민부론(民富論) 주요 내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국가우선주의와 설계주의 이념에 따라 시장의 자율에 따라야 할 분야에 과다한 국가개입을 했다”는 건 특위 보고서에서 계속 언급된다. 또 “기업 생태계 붕괴로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 및 중소기업 폐업 사례가 급증했다”며 중산층 붕괴 현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반면 “공무원 증원과 공공부문 인력확충으로 충당부채 등으로 미래세대의 부담은 오히려 급증했다”고 봤다. 
  
해결책으로 제시한 건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가기(Back to the Future)”다. “과거 회귀적인 잘못된 정책들로부터 유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책 예시도 함께 들었다. ▶은산 분리 추진 ▶배임죄 폐지, 별건 수사 금지 등 기업의 자유로운 경영활동 보장 ▶공공기관의 비중 축소 ▶공무원 정원 및 공공기관 임직원 수의 합리적 재조정 같은 안들이 담겼다. 탈원전 정책의 대안으로는 ▶탈(脫)탄소 청정에너지를 제시했다. 
  
그리곤 중산층 복원을 내걸었다. 양극화가 사회 문제가 된 이후 보수 정당에서도 중산층보다 서민을 앞세우곤 했다. 보고서는 중산층 복원을 위한 대안으로는 ▶종부세·특소세·부가세·부동산 거래세 개혁 ▶가구별 소득세 정산제 도입을 통한 실질 가처분 소득 확대 등을 내놨다. 부동산 정책은 ▶3기 신도시 철회 및 1·2기 신도시는 자족 기능 강화 ▶실수요자 대출 규제 완화 ▶서울 도심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을 주장했다. 
  

③ “상속·법인세 완화. 사유재산권 기업활동 연속성 차원서 접근”

자유한국당 민부론(民富論) 주요 내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특위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의 경제 분야 경쟁력이 크게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2018~2019년  경제성과 분야 경쟁력이 7계단(20위→27위) 수직하락했다는 이유다. “(정부가) 분배에만 초점을 맞춰 시장원리를 배제해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해결 방안은 ‘기업하고 싶은 의욕’을 북돋워주는 내용 위주다. 특히 “사유재산권 인정을 기업활동의 연속성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 아래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막고 ▶상속·법인세 등 국제적 기준에 맞출 것(인하) ▶피상속인의 경영참여요건을 영국·프랑스·독일처럼 대폭 완화하는 등의 안이 담겼다. 말 그대로 친기업적 내용들이다. 
  

④ “日이 반면교사. 기초연금 소득별 차등지급… 복지도 저비용·고효율 개혁”

자유한국당 민부론(民富論) 주요 내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복지제도와 관련해서는 “한국이 서유럽·북유럽의 복지시스템을 단순 답습해서는 일본 같은 한계상황에 벗어날 수 없다”며 일본을 반면교사로 제시했다. 일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의 복지지출을 하지만 유엔의 ‘2019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른 행복도 순위는 58위로 한국(54위) 보다 오히려 낮은데, 특위는 복지시스템의 고비용·저효율 구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안은 “저비용·고효율 구조로 복지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는 걸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건강보험 소득중심 개편으로 지역가입자 부담 축소 ▶건강보험 예방중심 전환으로 비용절감 ▶기초연금 소득수준별 차등 지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을 최대로 높여 보험료 부담을 줄여야 한다”와 같은 원론적 대안도 포함됐다. 
  

⑤ “대체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등 노동법 대전환” 주장

자유한국당 민부론(民富論) 주요 내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노동개혁은 노동법 대전환으로 요약된다. “국가중심 노동법3.0(근로기준)에서 시장중심 노동법4.0(근로계약)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대전환특위의 주장이다. “108위 수준인 세계은행 노동 자유지수(미국 4위, 일본 17위, 중국 63위)를 끌어올리고 대기업 공공부문 노조의 특권을 해소해야 중산층도 복원될 수 있다”는 취지다.   
  
구체적 대안으로는 ▶대체근로 전면 허용 ▶직장(시설)점거 금지 ▶쟁의행위 찬반투표 형태·기간·횟수 등 보완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 ▶부당노동 행위 형사처벌 삭제 등 파격적 내용이 다수 담겼다. "민주노총은 대기업과 공공부문을 장악해 경제질서를 교란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야기했다. 반자본주의, 반법치주의 투쟁 노선은 경제양극화는 물론 민주주의 위기와 불신 사회를 야기했다"는 시각도 반영됐다. 
   

“당 역사상 최대규모 특위. 9월 정기국회 전 발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경제대전환 위원회 출범식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대전환특위는 황교안 체제 100일(6월6일) 앞둔 6월 4일 출범했다. 현역 의원과 전문가 등 77명이 참가하는 매머드급 특위로 당 역사상 최대 규모라는 게 한국당 설명이다. 김광림 최고위원, 정용기 정책위의장,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 등 3인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용된다. 특위 간사는 경제통인 김종석 의원이 맡았다. 한국당은 특위 활동을 통해 정리된 결론을 가능하면 9월 정기국회 이전에 발표할 계획이다. 

  
한영익 기자 hanyi@jo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단독] 한국당 77인 경제 필승카드···국부론 넘어 '민부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