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9개월만에 지난달 최대 감소…11개월째 마이너스
반도체 32%↓·석유화학 22%↓
수출기지였던 구미산단
영세업체 가동률 34% 그쳐
◆ '-14%' 수출 쇼크 ◆
전자부품 업체들이 몰려 있는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1단지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공장 매매와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고 현수막 뒤로는 출입문이 굳게 닫힌 공장들의 모습이 보였다. 야적장에는 폐기물만 수북이 쌓여 있다. 삼성전자에 휴대폰 부품을 공급하며 한때 연간 3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던 A사 역시 '공장 매매'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곳은 2016년 적자에 빠졌고,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가 184억원으로 늘어났다. 1일 공단에서 만난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구미 경기가 외환위기 때보다도 안 좋다"고 말했다.
인근 한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너도나도 공장을 팔려고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구미산단 공장 가동률은 76.3%에 불과한데, 특히 50인 미만 영세업체 가동률은 34%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수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구미세관에 따르면 구미산단의 올해 총수출액은 9월 말 기준 169억6000만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12%나 줄었다. 구미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전자업종 경기가 좋지 않으니 버티다 못해 자동차부품업으로 업종 전환을 시도하는 기업도 많다"고 말했다.
수출이 11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수출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월 수출은 467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했다. 2016년 1월(-19.6%) 이후 3년9개월 만에 최악의 수출 쇼크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수출 마이너스 행진이 11개월째 이어지면서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 6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수출 붕괴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이 32.1%나 감소했고, 최대 시장인 대중국 수출도 16.9% 줄어들었다. 석유화학(-22.6%) 석유제품(-26.2%) 등 주력 수출 품목이 줄줄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올 한 해 수출이 2016년(-5.9%) 이후 3년 만에 역성장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2년 연속 수출 6000억달러 목표도 물 건너갔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수출 부진은 투자·소비 침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수출 붕괴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한국을 먹여 살리고 있는 주력 산업에서 수출 감소 후유증이 본격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대폭 줄이기로 했고, 자동차업계는 경영난에 인력 감원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임성현 기자 / 원호섭 기자 / 구미 = 우성덕 기자]
반도체 32%↓·석유화학 22%↓
수출기지였던 구미산단
영세업체 가동률 34% 그쳐
◆ '-14%' 수출 쇼크 ◆
전자부품 업체들이 몰려 있는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1단지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공장 매매와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고 현수막 뒤로는 출입문이 굳게 닫힌 공장들의 모습이 보였다. 야적장에는 폐기물만 수북이 쌓여 있다. 삼성전자에 휴대폰 부품을 공급하며 한때 연간 3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던 A사 역시 '공장 매매'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곳은 2016년 적자에 빠졌고,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가 184억원으로 늘어났다. 1일 공단에서 만난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구미 경기가 외환위기 때보다도 안 좋다"고 말했다.
인근 한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너도나도 공장을 팔려고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구미산단 공장 가동률은 76.3%에 불과한데, 특히 50인 미만 영세업체 가동률은 34%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수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구미세관에 따르면 구미산단의 올해 총수출액은 9월 말 기준 169억6000만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12%나 줄었다. 구미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전자업종 경기가 좋지 않으니 버티다 못해 자동차부품업으로 업종 전환을 시도하는 기업도 많다"고 말했다.
수출이 11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수출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월 수출은 467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했다. 2016년 1월(-19.6%) 이후 3년9개월 만에 최악의 수출 쇼크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수출 마이너스 행진이 11개월째 이어지면서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 6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수출 붕괴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이 32.1%나 감소했고, 최대 시장인 대중국 수출도 16.9% 줄어들었다. 석유화학(-22.6%) 석유제품(-26.2%) 등 주력 수출 품목이 줄줄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올 한 해 수출이 2016년(-5.9%) 이후 3년 만에 역성장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2년 연속 수출 6000억달러 목표도 물 건너갔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수출 부진은 투자·소비 침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수출 붕괴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한국을 먹여 살리고 있는 주력 산업에서 수출 감소 후유증이 본격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대폭 줄이기로 했고, 자동차업계는 경영난에 인력 감원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임성현 기자 / 원호섭 기자 / 구미 = 우성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