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출 11개월 연속 줄었는데, 작년 통계 인용해 "사상 최대"… 민주연구원, 엉터리 보고서
2019. 11. 20. 17:32ㆍC.E.O 경영 자료
[단독] 수출 11개월 연속 줄었는데, 작년 통계 인용해 "사상 최대"… 민주연구원, 엉터리 보고서
무디스, 11월 한국기업 강등 예고했는데… 보고서엔 "무디스, 올해 7월 한국경제 견고"
전성무 기자
입력 2019-11-20 17:20이런 걸 기반으로 정책을?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원장 양정철)이 20일 "세계경기 동반 둔화 흐름 속에서도 한국경제가 견실하다"고 진단했다. 또 "국가신용등급·고용률 등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해 지속가능한 성장 경로를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연구원은 이날 정책 브리핑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일 갈등 이전 통계 끌어와 '장밋빛 전망'
민주연구원은 '한국경제가 견실하다'는 구체적 근거로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 달러 돌파와 3050클럽(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가입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양호한 성장률 ▲역대 최고 수준의 고용률과 수출실적 ▲국제 신용평가기관의 한국에 대한 긍정적 평가 등을 들었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이미 발표됐거나 유리한 지표를 긁어모아 현실을 왜곡한 엉터리 보고서였다. 민주연구원이 한국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 바로 전날,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내년 한국기업의 신용등급이 무더기 강등될 가능성이 크다"는 정반대의 분석을 내놨다.
민주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1인당 GNI 3만 달러 돌파로 2018년 기준 한국의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에 들었으며, 3050클럽에 일곱 번째로 가입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3050클럽 중 2위, G20(주요 20개국) 가운데 5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데 1인당 GNI 3만 달러 돌파는 한국은행이 지난 3월 발표한 것이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한일 갈등,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이 높아진 한국경제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60세 이상 노인 단기 일자리 늘려 놓고 "고용률 역대 최고"
민주연구원은 그러면서 15~64세 고용률이 2016년 10월 66.5%→2017년 10월 67.0%→2018년 10월 66.8%→2019년 10월 67.3%로, 고용률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정부가 60세 이상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단기 일자리를 대폭 늘려 일시적 지표 상승을 이끌어낸 '착시' 효과라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지난 13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50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만9000명 증가해 고용률 61.7%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3%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9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였다. 하지만 이런 고용지표 상승 효과는 대부분 60세 이상 노인층이 주도했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41만7000명 증가했고, 50대와 20대에서는 각각 10만8000명, 8만7000명 증가했다. 반면, 40대와 30대 취업자는 각각 14만6000명, 5만 명 감소했다. 정부가 세금을 대량 투입해 노인층의 단기 일자리를 양산한 결과다.
올 10월 수출 14.7%나 감소했는데 "사상 최대 수출 실적"
민주연구원은 또 "2018년 수출이 6000억 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대 수출실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역시 올해 분위기와는 완전 딴판이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467억 8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4.7% 감소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2월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주력분야인 반도체는 지난달 수출이 32.1%나 감소했다. 보고서에 이런 내용은 전부 빠졌다.
민주연구원의 엉터리 분석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민주연구원은 세계은행의 2019년 기업환경평가에서 한국이 G20 국가 중 1위를 차지했으며, OECD 국가 중 3위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민주연구원은 특히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지난 7월 "한국의 경제·재정 펀더멘탈이 견고하다"고 평가했다며, "주요 신용평가기관들은 한국경제의 신용등급을 중국·일본보다 높은 역대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역대 최고 신용등급?…무디스 "14개 韓기업 신용전망 부정적"
그러나 정작 무디스는 19일 "무디스가 평가하는 총 24개 한국 민간기업(금융사·공기업 제외) 가운데 절반 이상인 14개 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신용평가와 공동으로 진행한 '2020 한국 신용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한국 주요 기업의 신용등급이 앞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 이는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무디스의 기업신용평가담당 크리스 박 전무는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 둔화와 무역분쟁으로 한국 수출 주도 기업들의 올해 수익성이 나빠졌다"며 "내년 일부 개선 여지는 있으나 개선 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연구원은 "보고서의 내용은 연구자의 의견이며, 민주연구원의 공식 견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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