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금융 2000조 돌파… “경기변동시 위험 커질수도”

2019. 12. 26. 17:39부동산 정보 자료실

부동산금융 2000조 돌파… “경기변동시 위험 커질수도”

조선비즈 
  • 조은임 기자
  • 입력 2019.12.26 11:00

    가계 대출 줄었지만… 기업·투자상품 가파르게 증가
    비은행 부동산금융이 41%… "손실 확대될 가능성"
    전국 미분양 물량 5.6만호…중소 건설사 건전성 위협

    가계·기업의 부동산 대출과 금융투자상품을 포함하는 부동산금융이 올해 2000조원을 돌파했다.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은 2016년 이후 증가세가 둔화한 반면 기업의 부동산 대출과 부동산 펀드·리츠 등 금융투자상품의 규모는 가파르게 늘었다. 특히 기업 대출과 투자상품은 비은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어 향후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라 손실을 볼 가능성도 커졌다.

    서울시 성동구 아파트 단지 전경/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6일 국회에 제출한 '2019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말 부동산금융은 2003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5% 증가했다. 부동산금융은 금융·보증기관 부동산 관련 가계·기업 여신, 부동산 관련 금융투자상품 금액을 합한 개념이다. 지난해 말 잔액은 1917조3000억원으로, 2000조원을 넘어선 건 올해가 처음이다.

    가계여신은 104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전체 부동산금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까지 57%를 상회하다 올해 9월말 52.4%로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정부의 규제가 시행된 영향이다.

    반면 기업여신은 부동산업,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확대에 힘입어 734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2013년(372조8000억원)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6%에 달했다. 부동산 관련 금융투자상품의 규모는 219조7000억원으로 2014년(97조9000억원)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비중은 2017년(10.5%)부터 두 자릿 수를 기록하기 시작해 올해 9월에는 11.0%까지 높아졌다.

    한은 제공
    부동산금융의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2015년 19.8%로 정점을 찍었다가 올해 9월말 기준으로 6.5%를 기록하면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다만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금융 비율은 105.1%에 달해 상당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더군다나 부동산금융 중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41.0%로 높아져 향후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라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과 PF 대출을 중심으로 비은행 금융기관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한은 제공
    한은은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이 늘어 중소 건설사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특히 준공 후에도 집주인을 찾지 못한 미분양 주택이 10월말 기준 1만9000호로 2014년 7월(2만채) 이후 5년 3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미분양 주택에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도 34.7%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2016년 말 이후 경남, 강원 등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분양물량이 장기간 소진되지 못 한 결과다.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5만6000호로 지난해 말(5만9000호)보다 4.7% 감소했지만 일명 ‘악성’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늘어난 건 건설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지목된다. 건설사의 평균 미분양 주택 재고액이 2015년 80억2000만원에서 지난해 140억6000만원으로 늘어 분양매출 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전체 건설사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일명 한계기업(이자보상배율 1 미만) 비중도 30.9%에 달했다.

    한은은 "건설사의 낮은 연체율 수준을 고려하면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증가에 따른 관련 대출이 단기간에 부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향후 일부 중소 건설사의 경영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