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폭격기 6대 인도양 급파…하메네이, 이례적 직접 공격 지시

2020. 1. 7. 22:00C.E.O 경영 자료

美, 핵폭격기 6대 인도양 급파…하메네이, 이례적 직접 공격 지시

 
 
기사입력2020.01.07. 오후 5:50
최종수정2020.01.07. 오후 8:00
美·이란 무력충돌 일촉 즉발

사망한 솔레이마니 장례식 후
국가안보위 찾은 하메네이
"이란이 공격한것 알게 하라"

美, 중동에 B-52 투입 이어
상륙부대도 전진배치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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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습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안치된 관이 6일(현지시간) 장례식이 열리는 이란 테헤란대학교 인근 엥겔랍 광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날 장례식에 모인 수백만 군중은 "미국에 죽음을" "복수하라, 복수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UPI = 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가 미국에 '혹독한 보복'을 이례적으로 경고한 가운데 미군은 B-52 폭격기 6대를 인도양에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 위기감이 점점 증폭되는 양상이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미국에 보복 공격의 기준을 제시했다. 하메네이는 6일(현지시간) 이례적으로 이란 국가안보위원회를 찾아 미국에 비례적이고 직접적인 공격으로 보복하라고 지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이란 부대가 주체라는 것이 드러나도록 직접 미국 표적을 공격하라고 말했다고 이날 회의에 정통한 이란인 3명이 NYT에 전했다.

공격 대상과 강도에 대한 기준인 '비례적 보복'은 상대방의 공격에 동등하게 앙갚음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보복 지침'은 과거 이란의 해외 표적 공격 방식과는 상반된 것이다. 과거 이란은 자신들이 육성한 대리군사 세력 뒤에 숨어서 공격을 조종했다.

미국 해군대학원대학교의 이란 전문가 아프숀 오스토바르는 NYT에 "우리는 전인미답의 땅에 들어섰고, 이란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게 진실"이라며 "이란 자신도 계획을 알지 못하는 것 같지만, (분명한 것은)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금 피를 갈망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군은 중동에 전략폭격기 투입을 서두르고 있다.

CNN은 이날 익명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 국방부가 B-52 폭격기 6대를 인도양 내 디에고가르시아 공군기지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상륙전부대도 배치될 계획이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미국 국방부가 '바탄 상륙준비단(ARG)'에 필요시 중동 내 미군 작전을 지원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한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하려던 이란 외교장관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고 미국 포린폴리시(FP)가 이날 보도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9일 유엔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FP는 미국의 비자 발급 거부가 유엔 업무를 위해 뉴욕 유엔 회의장 등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 외교 관리의 입국을 허용하도록 한 1947년 유엔 '본부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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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에 파견 예정인 美 B-52 폭격기.
이라크 주둔 미군의 지휘관이 철수 계획을 담은 서한을 발송한 뒤 본국 군 수뇌부가 이를 부인하는 등 혼란도 발생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이라크에 주둔하는 미군이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라크를 떠나기로 하는 결정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군 이라크 태스크포스 책임자인 윌리엄 실리 미국 해병대 여단장이 이라크 연합작전사령부 사령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이 다른 지역으로 병력 이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를 부인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실리 여단장이 서한에서 이라크 의회 및 총리 요청에 따라 통합합동기동부대(CJTF-OIR) 병력을 수일에서 수주 동안 재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공습해 살해한 것에 대한 합법성 논란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란은 솔레이마니가 '암살'됐다고 표현함에 따라 미국 행위가 불법적이라는 인식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미국은 '표적 살해' 또는 '치명적 조치'라는 표현으로 불법성 논란을 피해가고 있다. CNN은 1981년 이래 미국 연방법률에 따라 암살이 불법으로 규정됐기 때문에 미국 관리들이 해당 표현을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솔레이마니를 죽인 것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바로 그가 '임박한 위협'을 준비하고 있었는지, 그에 대한 미국 반응이 '방어적'인지 여부다. 일부 법률 전문가는 백악관이 공습을 정당화할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두원 기자 /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