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감염돼 입국한 12번째 환자
서울·부천·군포·수원·강릉 등서 극장·열차 이용 등 열흘간 무방비
필리핀서 ‘중국 밖 사망자’ 첫 발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국내 환자가 주말 사이 4명이 늘어 총 15명이 됐다. 감염 경로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제3국(일본)에서 감염된 후 국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도 확인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무증상과 경증 환자가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은 모두 자가격리시키는 등 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오랫동안 방역망에서 벗어난 채 극장·마트 등 다중시설을 이용한 확진자들이 뒤늦게 발견되면서 방역당국이 감시해야 할 접촉자는 683명까지 폭증했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전날 12번째, 이날 13·14·15번째 신종 코로나 국내 확진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12번째 확진자 ㄱ씨(48·남성·중국인)는 최근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데도, 일본에서 감염되어 온 사례다. 일본이 자국 내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확인하면서 ㄱ씨의 국적인 중국에만 사전 통보하는 바람에 뒤늦게 파악됐다. ㄱ씨는 지난 1일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열흘 동안 서울·군포·수원·강릉 일대를 돌아다녔다. 아내 ㄴ씨(40·중국인)가 ㄱ씨에게 2차 감염되면서 14번째 확진자가 됐다.
13번째 확진자 ㄷ씨(28·남성·한국인)는 지난달 30일 중국 우한에서 전세기로 1차 이송된 우한 교민이다.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격리 생활을 하던 중 증상이 나타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15번째 확진자(43·남성·한국인)는 지난달 20일 우한시에서 귀국한 무증상 입국자다. 그는 4번째 확진자와 같은 비행기에 탑승해 지난달 27일부터 능동감시를 받아왔다.
방역본부는 “우한시에서 입국한 확진자 4명이 ‘우한국제패션센터 한국관’을 방문하거나 근무한 사실이 공통적으로 발견됐다”고 말했다. 방역본부는 이곳과 신종 코로나와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2일 오후 6시 현재 전국 31개 성의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는 1만4483명, 누적 사망자 수는 304명이다. ‘제2의 우한’이 우려되는 황강시는 1일부터 모든 가구가 이틀에 한 번씩 1명만 외출해 생필품을 구매해 올 수 있는 ‘외출 제한령’을 내렸다. 필리핀에서는 전날 우한 출신 44세 남성이 숨졌다. 중국 이외 국가에서 발생한 첫 사망자다. 다만 필리핀 내 감염은 아니다. 일본의 확진자는 20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