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27. 16:47ㆍC.E.O 경영 자료
경제난 겪는 교인 및 지역사회 챙기는 교회들
지역 상권 살리는 '착한 소비 운동' 전개…"어떻게든 함께 버텨 보자"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경제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식당과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매일 피가 마른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무급 휴가를 강요받기도 하고, 하루아침에 일자리가 사라지는 일을 겪고 있다.
위축된 경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멀리 있지 않다. 교인일 수도 있고 이웃 주민일 수도 있다. 몇몇 교회는 먼 곳보다 공동체와 지역사회로 눈을 돌렸다. 당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선별해 필요한 만큼 돈을 주거나, 모든 가정에 일정 금액씩 지원해 지역에서 쓸 수 있게 하는 등, 코로나19 상황을 돌파하고자 교회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출석 인원 20명 남짓 되는 작은 교회 춘천한신교회(박동주 목사)는 3월 15일 '기본 소득'을 시행했다. 박동주 담임목사와 아내 문선주 총무(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는 코로나19로 지역 상권이 무너지는 현실을 보며 고민을 시작했다.
평소 헌금한 사람에게 헌금이 돌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해 온 부부는 '재난 기본 소득'을 떠올렸다. 교인 모두가 똑같이 코로나19 여파를 체감하지는 않겠지만, 지역사회 경제는 많이 침체해 있으니 동네 가게에서 그 돈을 소비하는 '착한 소비 운동'에 동참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교회는 가정당 10만 원을 지급했다.
교회가 갑자기 돈을 주니 교인들도 처음에는 어리둥절해했다. 문선주 총무는 26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교회가 돈을 준다고 하니 불편해하는 분도 있었지만, 대화한 끝에 다들 수긍해 주셨다. 뜻이 좋다고 해도 받는 사람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니, 충분히 고민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주 좋은씨앗교회(송경호 목사)는 지역 아동 센터를 함께 운영하는 작은 교회다. 이 교회가 운영하는 지역 아동 센터는 중·고등학생 비율이 높다. 초등학생 때부터 센터에 다니던 아이들이 성장한 후에도 계속 오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안식처였던 센터에 오지 못하게 되자, 송경호 목사는 이들에게 먹을거리와 각종 생필품을 배달해 왔다.
좋은씨앗교회는 3월 22일, 교인 중 다섯 명에게 30만 원씩 건넸다. 하루 지내는 데 필요한 최저 생계비를 1만 원으로 잡고 우선 한 달을 잘 버티자는 차원에서 제공했다. 교회가 주목한 이들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었다. 정부와 연계된 노인 일자리를 통해 일하다가 갑자기 일감이 사라진 어르신, 코로나19로 다니던 회사에서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거나 아르바이트를 그만둬야 했던 청년들을 선정했다.
송경호 목사는 23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교회 식구들이 당장 어려움에 처한 것을 보고 집행하기로 했다. 30만 원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급박한 상황에서 불을 끌 수 있을 정도는 된다. 어떻게든 한 달은 함께 버텨 보자는 생각으로 교인들과 상의했다. 다행히 모두 흔쾌히 동의해 주셔서 전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신천지에 청년이 많다고 하지 않나. 교회가 그들을 품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교회가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최소한의 비빌 언덕이 되어 주어야 이들을 잃어버리지 않을 것 같다. 우리가 좀 넉넉하면 더 도왔을 텐데 그 부분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나들목교회네트워크는 이전부터 갑작스럽게 경제적 위기를 겪는 교인을 돕는 '바나바 기금'을 운영해 왔다. 바나바 기금으로 써 달라고 헌금한 돈과 교회 전체 십일조 헌금을 일정 부분 떼어 기금을 조성했다. 바나바 기금은 교회 재정과 별개로 운영 중이다.
바나바 기금은 '대여' 개념으로 쓰인다. 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돈은 최대 500만 원. 은행처럼 돈을 받으면 의무적으로 갚을 필요가 없다. '환원'해야 한다.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았으니, 형편이 나아지면 환원해서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흘러갈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바나바 기금 수혜자가 환원한 돈은 바나바 기금으로만 사용된다.
유석진 간사는 25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살다 보면 예측할 수 없는 어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다른 곳에 손 벌릴 수 없을 정도로 긴박한 상황에 처한 공동체 가족을 교회가 외면할 수 없지 않나. 모든 걸 책임질 수 없어도 어려움에 처한 교인이 숨 쉴 수 있도록 공급해 주는 게 교회 사명이고, 교회 가족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직 교인 중 코로나19 때문에 바나바 기금을 신청한 사람이 나오지는 않았다. 유석진 간사는 "코로나19로 신청자가 증가할 것을 예상해 평소 바나바 기금으로 조성해 온 것 외에 지난주까지 추가로 5500만 원을 모았다. 힘든 가운데도 많은 교인이 동참해 줬다. 앞으로 신청자가 발생하면 절차에 따라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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