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19. 17:20ㆍ이슈 뉴스스크랩
단독 | ‘대진연’ 내부자의 충격 폭로
‘北 김정은 만세’ 외치는 대진연의 언더(지하)조직 大공개
대진연은 제2의 경기동부연합, 이정희 役·이석기 役 존재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 대진연, 親北 성향 대학생 단체와 연합동아리 연합체 ⊙ 보고서 작성 시 암호화한 자신들만의 ‘용어’ 사용 ⊙ 대진연의 사상교육은 ‘기-승-전-反美’ ⊙ “김정은이 살찐 건 인민 걱정에 스트레스받았기 때문”(대진연 간부) ⊙ 대진연 공동대표는 얼굴마담, 대진연 언더는 국회의원 협박범 류모씨 ⊙ 지역 지부마다 대표와 언더 존재 ⊙ 류씨와 대진연의 윗선은?… 윤기진이 이끄는 국민주권연대와 강한 연관성 ⊙ 황선 “(대진연은) 선배들의 부족 능히 채워가며 더 훌륭한 민족의 동량으로 서 나갈 것” |
5월 첫째 날 20일간 두문불출했던 북한 김정은이 공개 활동을 재개하자마자 ‘김정은 연구모임 발표대회’를 열겠다는 단체가 나타났다. 단체의 이름은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북한대학생진보연합으로 착각할 수 있겠지만 아니다. 북한이 아닌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다. 이 친북 성향 대학생 운동권 단체는 ‘대진연’이란 줄임말로 불린다.
대진연이란 이름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18년이다. 2018년 8월 ‘태영호 체포 결사대’를 만들고 협박 전화와 이메일을 보내는 방법 등으로 태영호의 입을 막으려 했다.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21대 4・15 총선 강남갑 당선)은 2019년 9월 국회에서 “이들을 막을 현행법이 없다”며 신변 문제를 호소했다. 당시 그는 예정된 기독교 행사 강연을 취소하기도 했다. 참혹한 북한 진실을 밝히려는 탈북자를 백주에 협박하는 일을 벌인 것이다. 이후 11월 대진연은 서울 광화문에서 “김정은”을 연호하며 “만세”를 외쳤다. 김정은 서울 답방 추진을 환영하는 의미였다.
과거 주사파 운동권 투쟁 방식과 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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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18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주한 미국대사 관저에 침입한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관저 현관에 올라가 반미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쳤다. 사진=뉴시스 |
김정은은 사람을 고사총으로 박살 내 죽이고 이복형을 외국 공항에서 화학무기로 암살했다. 전 세계인이 그의 잔인함에 충격을 받았다. 북한 주민 전체가 김씨 왕조의 노예이고 그중 8만~12만명은 수용소에서 짐승 취급을 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김정은 찬양에 열을 올린 것이다.
대진연은 2019년에도 과거 주사파 운동권의 투쟁 방식과 구호를 연상케 하는 시위를 이어나갔다.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을 점거한 후 반미(反美)를 외쳤고, 급기야 대진연 남녀 회원 17명은 10월 18일 서울 중구 미국 대사 관저 담장을 기습적으로 넘어 무단 침입,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가족이 생활하는 관저 현관 앞을 점거했다. 이들은 1시간 넘게 ‘해리스는 이 땅을 떠나라’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불법 시위를 벌였다. 미국대사 관저 점거는 반미 시위가 한창이던 1980년대에 벌어지던 일이다.
1985년 전국학생총연합 산하 투쟁조직 소속 대학생 73명이 “광주 학살 사태에 미국 정부가 책임을 지라”며 을지로 소재 미국문화원 도서관을 기습 점거, 단식 농성을 벌인 게 대표적이다. 20세기에나 일어날 법한 일이 21세기에 재현된 셈이다.
문재인 정권 핵심과의 연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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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4일 친북 단체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에 올라 기습 시위를 벌이다 연행됐다. 이날 동상에 오른 대진연 회원들은 “일본과 한통속 미국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며 1시간가량 반미 시위를 벌였다. |
대진연은 평범한 다수 대학생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소수 일탈 그룹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을 가볍게 볼 수만은 없다. 문재인 정권 핵심들과의 연결성이 확인되는 탓이다. 하필 대진연 회원들이 미국대사 관저 담장을 기습적으로 넘어 불법 시위를 하기 40여 일 전쯤인 9월 9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영향력이 크다는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남북 관계에 가장 큰 장애물은 유엔군사령부”라며 “미국대사관 앞에서 시민이 데모해야 (미국이) 바뀐다”고 했다.
2019년 12월 4일 대진연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
〈오늘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이신 최민희 위원님과 언론개혁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검찰과 검찰의 앵무새 역할을 자처하는 언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시 한 번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에 의지를 높이게 됐습니다.〉
최민희 전 의원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사무국장 출신이다. 최 전 의원은 2019년 11월 30일 대진연이 진행하는 ‘검찰개혁 적폐청산 대학생 촛불하나 실천단’ 행사에 참석해 “자유한국당이 민생 법안으로 필리버스터를 하고, 검찰이 청와대를 흔드는 꼴을 보니 한숨이 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유재수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했다. 대진연을 심층취재한 이유다.
대진연은 2018년 3월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대학생노래패연합’ ‘대안대학 청춘의 지성’ ‘대학생당(현재 대학생 탐사보도 동아리 ‘물음표’)’ 등 4개 단체와 대학생연합동아리가 연합해 만든 친북(親北) 성향 운동권 단체다. 현재 ‘NL(민족해방) 적통’ 격인 한대련은 2012년 통합진보당(통진당) 폭력 사태 이후 대학 지부들의 탈퇴가 줄을 이으면서 세력이 약해졌다. 사실상 해체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현재의 대진연은 ‘대학생노래패연합’ ‘대안대학 청춘의 지성’ ‘물음표’ 소속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이야기다.
토론 동아리 내세워 조직 확대
대진연의 조직 확대 방식은 간단하다. ‘대학생노래패연합’ ‘대안대학 청춘의 지성’ ‘물음표’ 소속 학생들이 전국의 대학교를 직접 돌며 회원을 모집한다. 전국 400개 대학을 지원하는 대학교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 대학별 익명 제보 커뮤니티인 ‘대나무숲’ 등에 홍보하기도 한다. 이때는 투쟁의 ‘투’자도 꺼내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것에 편승해 홍보활동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사람이 사람다운 사회를 만들고 세상을 바꾸는 데 함께하고 싶지 않습니까.”
홍보활동에는 ‘대안대학 청춘의 지성’이 앞장선다고 한다. 표면적으로 역사, 정치・사회, 연극 등 분야별로 관심 있는 20대들이 모여서 책 세미나나 토론을 하는 동아리인 까닭이다.
어렵게 접촉한 과거 대진연 간부의 이야기다.
“대학마다 ‘청지’(‘대안대학 청춘의 지성’)에 속한 동아리가 있습니다. 진보적 대학생사회토론동아리 ‘쏘셜메이커’, 근현대사 역사동아리 ‘역동’이 대표적입니다. 이곳에서 포섭을 합니다. ‘함께 세상을 바꿔보자’면서요. 갓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들은 ‘혹’할 수 있죠. 물론 소수지만요.”
대진연은 이렇게 모은 회원들에게 “토론을 하자”며 낮은 단계의 의식화 교육을 진행한다. ‘기-승-전-반미’ ‘기-승-전-김정은 찬양’이라는 게 이곳에 몸담았다가 탈퇴한 학생은 물론, 현재 대진연에서 활동하는 학생들의 증언이다.
대진연 탈퇴 학생의 이야기다.
“하루는 저 포함해서 10명가량이 토론을 했습니다. 주제가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하는 이유였죠. 저는 당장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패권싸움을 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을 떠나면 중국의 개입이 심해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죠.
제가 이런 논리를 펴면서 경계를 해야 한다고 했더니, 토론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저를 공격하는데, 어이가 없었습니다. 토론은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는 말로 저를 끌어들여 놓고 전혀 그렇지 않았죠. 제가 대진연에서 탈퇴한 이유입니다.”
실제 대진연에서 활동하는 학생은 “김정은을 비판할 자유가 없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김정일, 김정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누군가 둘 다 뚱뚱하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자 대진연 간부 한 명이 ‘인민들 생각하다 잠을 못 자 스트레스를 받아 부은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농담이겠거니 했는데, 진지하더라고요. 고모부 장성택 죽인 것도 리더십으로 표현하고… 탈퇴하고 싶지만, 지역사회 내에서 매장될까 두렵기도 하고, 이래저래 고민이 많습니다.”
대진연은 이런 말도 안 되는 교육을 당당하게 하며, 신입 회원을 적극적으로 활동에 가담하게 한다. 회원은 300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진연의 안착·성장 운동 2차 계획
대진연은 여전히 ‘회원’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20년 대진연 동아리 회원 안착, 성장 운동 2차 계획’의 문건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꿈나무, 복숭아 사업을 회원 안착, 성장의 주요 사업으로 인식하고 적극 제안해야 합니다. 2020년 신입회원 30명 모집을 안착, 성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정기모임, 회원 만남 외에 꿈나무, 복숭아로 꼭 연결해야 합니다. 진보적 교양을 접하게 되는 꿈나무, 복숭아 회원들이 동아리와 대진연의 차세대 주인공이 됩니다. 1차 4월 초, 2차 5·18 직후에 신규 꿈나무, 복숭아 개설 목표를 정하고 회원들에게 적극 제안합시다.〉
‘꿈나무’ ‘복숭아’라는 그들만이 알 수 있는 ‘암호’ 같은 게 나오는데, 성장의 주요 사업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설명을 봤을 때 반미, 친북 등의 ‘의식화 교육’을 꿈나무와 복숭아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3월 동아리 모임에서 꿈나무, 복숭아 사업을 적극 소개합시다. 꿈나무, 복숭아 사업을 동아리 주요 활동 중 하나로 선정해서 ‘교사 소개, 주요 수업 내용, 교재 소개, 기존 꿈나무, 복숭아 회원 후기 소개 등’의 내용을 통해 회원들의 관심을 끌어봅시다. 이후 뒤풀이, 회원 만남에서 꿈나무, 복숭아에 대한 느낌과 의사를 들어보고 관심을 보이는 회원들과는 꿈나무, 복숭아를 시작합시다.〉
〈꿈나무, 복숭아를 실천, 투쟁과 연결합시다. 대진연의 주요 실천과 투쟁에 꿈나무, 복숭아를 적극 결합시켜야 합니다. 꿈나무, 복숭아 회원들이 배운 것을 실천으로 확인해야 대진연 활동의 정당성과 긍지를 깊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내용은 반미, 친북에 특히 관심을 가진 회원은 더욱 적극적으로 사상을 개조해 ‘전사’로 키워내자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과거 일부 386운동권은 지하조직을 결성해 활동했다. 이들은 각종 보고서를 작성할 때 암호화한 자신들만의 ‘용어’를 사용했다. 대진연은 고전이 된 운동권 선배들의 구식 방식이 뭔가 있어 보인 모양이다.
北 찬양 기사 쓰는 ‘자주시보’ 믿는 학생들
대진연 회원들도 대한민국 국민인데 근거 없이 북한 김정은을 찬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맹목적으로 찬동(贊同)하는 인터넷 매체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대진연이 만든 김정은 찬양서나 다름없는 ‘김정은 연구모임’ 자료집을 보면 참고자료가 나오는데, ‘자주시보’ ‘NK투데이’ ‘21세기 민족일보’ 등의 기사가 그것이다.
‘자주시보’는 2015년 대법원에서 폐간(廢刊) 결정을 받은 ‘자주민보’의 후신으로 알려졌다. 자주민보는 2005년 서울시에 인터넷 신문 등록을 한 뒤 북한을 찬양하거나 3대 세습에 동조하는 내용의 기사를 지속적으로 올려 논란이 됐다. 2014년 서울시가 법원에 인터넷 신문 등록 취소 심판을 냈고, 이듬해 대법원은 폐간이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현재 자주시보는 등록지를 바꿔가며 운영 중이다.
‘NK투데이’는 2014년 남북의 평화와 통일번영을 위해 북한의 현실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취지로 창간한 인터넷 언론사다. 경찰은 2016년 NK투데이 기자가 작성한 기사 일부에 국가보안법상 이적(利敵)표현물이 있다고 보고 조사하기도 했다.
‘21세기 민족일보’는 코리아연대의 인터넷 기관지다. 북한 주장을 그대로 퍼 나르면서 북한의 대남(對南)선전선동 활동에 동조해오고 있다.
코리아연대는 2011년 11월 ‘21세기 코리아연구소’ ‘서울민주아카아브’ ‘대안경제센터’ ‘충남성평등교육문화센터’ ‘로컬푸드연구회’ ‘노동연대실천당’ 등 6개 단체가 통합해 탄생한 단체다. 대법원은 이 단체를 반국가단체로서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하거나 동조해 대한민국의 안전에 해악을 끼칠 위험이 있는 이적단체로 규정했다. 그럼에도 21세기 민족일보가 폐간되지 않고 계속 운영되는 것은 이 사이트가 인터넷 신문으로 등록돼 있어 사이트 폐쇄를 위해서는 법원의 폐간 결정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신문이 등록하기는 쉽지만 21세기 민족일보처럼 종북 활동 혐의가 있어도 폐간하기는 쉽지 않다. 폐간 조치를 위해서는 등록지 지방자치단체가 법원에 인터넷 신문 등록 취소 심판을 청구해 발행목적을 위반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점조직 형태로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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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연의 김한성 상임대표. 그는 곧 임기를 마친다. 김 대표의 뒤는 주한 미국대사 관저에 침입했다가 옥살이를 한 또 다른 김모씨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MBC 뉴스 캡처 |
대진연의 조직은 간단해 보이지만 점조직 형태로 운영돼 핵심이 아니고서는 알 수 없는 구조라고 한다. 비선 혹은 언더(지하) 조직들이 오버(공식) 조직 보다 영향력이 훨씬 커 더욱 그렇다.
전국 대진연 아래에는 지역별로 지부가 있다. 서울연합, 경기·인천 연합, 부산연합, 광주·전남 연합, 대구·경북 연합 이런 식이다.
전국 대진연 공동 대표는 김한성, 최예진이다. 김 대표는 2015년 전남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그는 2017년 12월 민중당에 가입했다. 민중당은 2014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해산된 통진당 출신들이 주축을 이뤄 만든 당이다. 각종 집회·시위에서 내란음모죄로 징역 9년형을 확정받은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석방을 요구해오고 있다.
김 대표는 민중당 가입 당시 “민중당을 강화하는 게 적폐 청산과 평화 통일을 실현하는 길”이라며 “대학생들은 진보정당인 민중당 입당으로 진보정치를 함께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NK투데이’를 운영하는 ㈜주권방송의 유튜브에 출연한 자리에서 대학생 반미전사들을 키우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한반도가 지난 10년과 다르게 평화의 분위기, 통일의 분위기가 더 이상은 돌아가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는데 이것을 계속 막아서는 것이 저는 미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땅의 자주를 위한 대학생 반미전사 ‘대반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반전’은 서울 도심에서 주한미군 범죄 사진전과 주한미군 철수 서명운동 유인물을 배포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곧 대표직을 내려놓는다. 학생도 아니면서 2018년 3월 창립 멤버로 대진연 활동을 했다는 등의 언론 보도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신임 대표는 5월 18일 온라인 투표를 통해 선출된다. 《월간조선》 6월호 발간일(5월 17일)까지는 그가 대표지만 후에 대표가 바뀔 수 있기에 미리 밝히는 바이다.
대진연의 공동대표
최 대표는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회장이었다. 현재 대안대학 청춘의 지성과 대진연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최 대표는 2019년 3월 ‘자주시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진연의 주요활동을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2018년부터 불어온 평화의 바람이 끊기지 않아야 합니다. 5000년을 함께 살았고 70년간 떨어져 살아온 우리 민족이 다시 만나야 합니다. 그러나 남과 북의 통일을 방해하는 세력들이 존재합니다. 국내 적폐세력을 비롯한 주변 나라들입니다. 특히나 미국은 일방적인 제재와 위협으로 통일을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있습니다. 대진연은 앞으로 이런 방해세력들을 확실하게 제압하고 통일의 길을 활짝 열어, 남북 해외 동포들이 활짝 웃으며 다시 만날 날을 앞당겨올 것입니다.”
대표는 투표로 뽑는데, 아무나 나올 수 없다. 누군가가 점찍은 인물이 나오면 회원들에게 찬반을 묻는다. 200명이 투표를 하면 198명이 동의하는 북한식이라고 한다.
북한은 선거에 대해 “평등·직접·비밀 투표를 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노동당이 추천한 단일 후보에 대해 찬반 투표를 하는 형태여서 그동안 모두 100%에 가까운 투표율과 찬성률을 보였다.
그래서일까. 김-최 두 공동대표가 대진연을 좌지우지하지는 못한다. 두 사람이 공식 조직이라면 그 뒤에 언더 조직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대진연 공식 대표 뒤에 존재하는 언더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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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연 김한성 대표 뒤에는 류선민 서울연합 운영위원장이 있다는 게 대진연에 몸담았던 관계자 다수의 얘기다. 류 위원장은 2005년 전남대 자연대 학생회장, 2006년 전남대 부총학생회장, 2011년 이적단체로 분류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15기 의장(2007년), 2008년 전남대총학생회장(제39대)을 지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에 협박 편지 등이 담긴 소포를 보낸 혐의로 체포된 류 위원장. |
대진연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과거 이정희 대표와 이석기 의원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고 했다.
“경기동부연합이 이정희 통합진보당 전 대표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우고, 실세인 이석기 전 의원이 뒤에서 조종했다는 게 정설 아닙니까. 대진연도 똑같다고 보면 됩니다.”
김-최 공동대표 뒤에는 류선민 서울 연합 운영위원장이 있다는 게 대진연에 몸담았던 관계자 다수의 얘기다.
류 위원장은 2005년 전남대 자연대 학생회장, 2006년 전남대 부총학생회장, 2011년 이적단체로 분류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15기 의장(2007년), 2008년 전남대총학생회장(제39대)을 지냈다.
그는 2019년 6월 23일 서울 관악구 편의점에서 윤소하 전 정의당 원내대표 의원실에 협박 메시지와 흉기, 조류 사체 등을 담은 소포를 보냈다.
해당 소포는 7월 1일 윤 의원실에 도착했다. 발신자 주소는 서울 관악구, 보낸 이는 김모씨로 되어 있었다. 편지에는 “윤소하 너는 민주당 2중대 앞잡이로 문재인 좌파독재의 특등 홍위병이 돼 ××를 떠는데 조심하라. 너는 우리 사정권에 있다”는 협박 내용이 담겨 있었다. 편지를 보낸 이는 자신을 ‘태극기 자결단’이라고 소개했다. 신고받은 경찰이 감식반을 보내 해당 택배를 회수하고 발신인을 추적한 결과, 실제 소포를 보낸 이는 정반대 성향의 류 위원장이었다. 북한의 기만전술을 흉내 낸 것으로 보인다.
7월 29일 경찰에 체포돼, 같은 달 31일 구속된 류 위원장은 협박 혐의 사실 전체를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이 확보한 CCTV에는 류 위원장이 편의점 무인 택배기로 소포를 부쳤다. 당시 류 위원장은 모자와 마스크,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로 수차례 대중교통을 갈아타고 옷을 갈아입으며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9월 10일 서울남부지법은 류 위원장 측이 낸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 신청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구속된 지 42일 만이었다. 보증금은 1000만원이다.
北核 때문에 우리가 편하게 사는 것이라는 대진연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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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은 주한 미국대사 관저를 무단 침입한 학생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류 위원장은 2008년에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다. 그는 2004년 7월 광주 송정리 공군부대에서 패트리엇 미사일 기지 반대 불법 폭력집회에 참석하고 이적표현물을 제작·배포한 혐의 등을 받았다.
류 위원장은 2007년 한총련 의장 시절 데일리NK와의 인터뷰(2007년 1월 26일 게재)에서 “북한 핵은 우리 민족에게 전쟁 억지력을 주고, (북한 핵이 있어) 한반도 평화가 지속돼 우리가 마음 편히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군이라는 정치가 있어 한반도 평화를 지킬 수 있고 전쟁의 위협도 막을 수 있다”며 “북한의 강력한 전쟁억지력 때문에 미국이 한반도를 쉽게 건드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심각한 인권유린 문제에 대해서는 “더 심한 인권유린국은 미국”이라고 했다.
이런 시각을 가진 인물이 실질적으로 대진연 운영을 총괄하는 것이다. 류 위원장은 김한성 대진연 공동대표와 전남대 선후배 사이로 최소 작년 8월 15일까지는 함께 살았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전남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대진연 지역별 지부 운영도 비슷하다. 광주·전남 연합의 경우 대표는 박○○씨인데 실질적 운영은 전남대 출신의 곽○○씨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도 사석에서 “내가 (광주·전남 연합의) 많은 일을 어떻게 다 하느냐. 다 곽형이 해준다. 나는 무대 위의 배우이고, 무대를 만드는 사람은 곽형”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곽씨는 전남대 부총학생회장(2009년도) 출신이다.
서울 연합 운영위원장과 광주 연합의 실질적 리더가 대진연 김한성 대표의 전남대 직속 선배인 셈이다. 대진연의 ‘주류’는 전남대 출신일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실제 대진연 간부들은 학연을 이용,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과 같은 당 현역 의원 보좌진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15 총선 과정 미래통합당에서 더불어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이 대진연 회원을 카카오톡 단체방에 초대한 뒤 야당 후보에 대한 유세 방해 정보를 공유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진연이 선정한 ‘2019년 올해의 대학생’의 행보
대진연 지역 지부 중에서는 경기·인천 연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19년 대진연이 ‘올해의 대학생’으로 선정한 김모씨가 대표로 있는 까닭이다.
김씨는 작년 10월 18일 서울 중구 미국대사 관저 담장을 기습적으로 넘어 무단 침입,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가족이 생활하는 관저 현관 앞을 점거한 대진연 회원 중 1명이다.
당시 경찰은 대사 관저를 무단 침입한 17명과 침입을 시도한 2명 등 대진연 회원 19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들 중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들 중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4명 중 1명이 김씨다. 최근 6개월 옥살이를 하고 나온 김씨는 5월 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돌아왔습니다!”라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6개월 옥 생활을 청산하고 열심히 사회적응 중에 있습니다. 겨우 6개월이었는데도 역사의 전진 속도에 발맞추자니 애 좀 먹겠다 싶습니다. 미국은 아직도 주한미군 주둔비 명목으로 어마어마한 돈을 약탈해 가려 하지만 미통당처럼 저놈들도 한순간에 무너질 거라 믿고 또 반드시 그렇게 만들겠습니다.”
그는 “구치소에서 지내면서 탄압이랄 게 겨우 해봐야 이 정도구나! 배짱만 만땅 채워 나왔다”며 “앞으로도 자주를 위해, 통일을 위해, 국민들을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살겠다”고 했다.
과거 운동권에 몸담았던 관계자들은 “범죄자가 저렇게 당당할 수 있는 것은 훈장을 달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저 훈장이 훗날 민주당 ‘공천장’이 돼 돌아올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는 2018년 초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모교인 성균관대 총동창회 신년인사회에 ‘자랑스런 성균인상’ 시상자 자격으로 참석하자, 이곳까지 찾아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공범 황교안 수상을 반대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반대운동을 했다.
당시 김씨는 “황교안 권한 대행은 이 시대에 청산돼야 할 인물”이라며 “철저한 부역자였던 적폐 황교안 권한 대행이 상을 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씨는 성균관대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표인 김씨를 움직이는 것은 이모 경기·인천 연합 운영위원장이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대진연은 본진이나 지부나 ‘대표=얼굴마담, 실세=운영위원장’이란 공식이 적용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대진연의 언더를 움직이는 세력
취재를 종합하면 대진연 전체를 움직이는 건 류 위원장이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류 위원장의 윗선은 존재할까. 있다면 누구일까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의 이야기다.
“김정은 찬양단체의 이념과 실체적 본질은 양파껍질과 같아 벗기면 벗길수록 결국 북한으로 귀결된다. 이는 이미 사법 처리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1992), 구국전위(1994), 민족민주혁명당(1999), 일심회(2006), 왕재산(2011) 사건 등의 사례에서 유추할 수 있다. 이 사건들에서 국내 종북 지하세력과 북한의 연결고리가 명명백백히 확인된 바 있다.”
대진연이 북한 김정은의 지령을 받고 움직인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다만 그럴 가능성은 존재한다. 대진연이 황선-윤기진 부부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학생 운동권 일각에서는 대진연의 언더 세력으로 알려진 류 위원장(앞서 설명했지만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의원실에 협박 메시지와 흉기, 조류 사체 등을 담은 소포를 보낸 인물)에게 지시를 내리는 언더 비선 조직이 황선-윤기진 부부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결론적으로 대진연의 반미・친북 시위를 기획하고 지시를 내리는 실질적 리더, 우두머리가 이들 부부란 것이다.
이들 부부가 실제 대진연을 이끄는 것과 북한 김정은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겠다. 우선 이들 부부의 면면을 살펴보자.
황선-윤기진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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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9일 ‘종북 콘서트’ 논란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은 황선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조선DB |
황선씨는 1998년 8월 한총련 대표로 평양에서 열린 ‘8·15 통일 대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정부 승인 없이 방북했다. 그해 11월 판문점을 통해 귀환했고,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와 회합·통신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04년 2월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배 중이던 윤기진씨와 결혼했다.
황씨는 2005년 ‘아리랑 축전’을 관람하겠다며 만삭의 몸으로 평양에 갔다가 10월 10일 평양산원에서 딸을 낳았다. 이날은 조선노동당 창당 기념일이어서, 일부러 그날에 맞춰 출산했다는 ‘평양 원정출산’ 논란이 일었다. 황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 고향이 합법적으로 평양이 됐다. 남북관계의 진전을 상징하는 것 같아 너무나 기쁘다”라고 말했다.
황씨는 이후 정치계로 입문해 2007년 당시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을 맡았다. 2008년 제18대 총선에선 민노당 비례대표 9번, 2012년 제19대 총선에선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15번에 배정됐지만 당선되지는 않았다.
황씨는 2014년 11~12월엔 재미교포 신은미씨와 ‘토크 콘서트’를 개최, 북한 체제를 미화했다는 ‘종북 콘서트’ 논란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검찰은 황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하지만 2016년 2월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는 토크 콘서트를 열어 북한 체제를 선전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황씨가 2010년 이적단체인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행사에서 사회를 맡아 한 발언과 이 자리에서 ‘평양으로 가자’ 등의 자작시(詩)를 낭송한 것은 유죄로 판단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황씨는 4·15 총선 직후인 4월 1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이런 글을 남겼다.
“총선기간 많은 국민들이 역량을 총결집해서 분투했습니다. 그중 대진연 어린 학생들의 실천이 명랑하면서도 한편 눈물겨웠습니다. 어느덧 이들의 부모세대가 되어 이들의 실천을 보고 있자니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선배들의 큰 부족을 능히 채워가며 더 훌륭한 민족의 동량으로 서 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대진연에 각별한 애정 보이는 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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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씨의 남편 윤기진씨. 2014년 5월 10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세월호 참사 추모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끼어 행진하고 있는 윤기진씨(원 안). 그는 이적단체인 범청학련 의장을 지낸 인물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3년 실형을 살았다. 사진=김경필 기자 |
총선기간 대진연은 나경원, 오세훈, 심재철 등 미래통합당 후보를 표적으로 삼아 조직적으로 선거를 방해했다. 각 후보의 사무실 앞에서 ‘비방성 낙선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나경원 의원 선거운동 사무실 앞에서 ‘친일 국회의원 뿌리 뽑자’ ‘총선은 한일전’ 등의 피켓을 들고 고성 시위를, 종로구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선거운동 사무실 앞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조장하는 신천지와 어떤 관계입니까’ 등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당시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선거운동 동선을 따라다니며 방해하는 경우도 있는데다 고성으로 인한 주민 불편으로 민원도 늘었다”며 “의혹 제기에 대한 사실관계를 반박해도 듣지를 않고 근거 없는 비방은 반박하기도 어려워 난감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들은 미래통합당 후보자들의 온라인 선거운동도 방해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유세로 전환한 후보자들은 “대진연의 집요한 댓글 공격으로 인해 지지자들마저 불쾌감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진연은 폭력 축구팬인 ‘훌리건’식으로 대상을 옮겨가며 ‘온라인 선거방해’를 이어갔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공익에 관한 경우를 제외하고 당선·낙선 목적으로 후보자와 주변인을 비방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불법적인 선거 개입에 대해 별다른 제재가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 지난 3월 23일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통합당 오세훈 후보는 대진연 소속원들에게 둘러싸여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지경이 됐지만, 현장에 있던 10여 명의 경찰은 “제지해달라”는 오 후보의 거듭된 요청을 면전에서 묵살했다. 통합당 내부에서는 “청와대가 대진연이 선거판을 휘젓는 모습을 은근히 즐기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런 불법일 수 있는 행동을 한 대진연 회원들에게 황씨는 “훌륭한 민족의 동량으로 서 나갈 것이라 믿는다”는 극찬을 한 것이다.
황씨는 주한 미국대사 관저에 기습 침입해 반미 시위를 벌인 대진연 회원들에 대해 법원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4월 29일 “우리의 이십 대를 바치면 통일도 미군철수도 다 될 줄 알았는데 아직도 미국에 바른소리 하다가 대역죄인 취급받는 후배들이 있다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황씨는 “갱년기라 그런 건지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쏟아지고 웃음이 터지고, 정신없는 오후 한때였다”며 “의연히 감옥행을 감수하고 의연히 철문을 열고 돌아온 청춘들. 그리고 그들의 빈자리가 느껴질까”라며 이같이 밝혔다.
황씨의 글에 대진연 광주·전남 연합 대표 박씨는 “멋진 선배님 뒤에 자랑스러운 후배가 되겠습니다”라는 답을 달았다.
대진연과 윤기진의 연결고리
황씨의 남편 윤기진씨는 1999년 한총련 의장 출신으로 2002년부터 이적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 남측본부 의장으로 활동했다.
2008년에는 이적표현물을 제작・배포하고 한총련 의장을 북한에 보낸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그는 2014년 9월 26일 인천아시안게임 북한 여자축구팀의 8강전을 보고 나온 북한 대표단을 향해 “박근혜 좋아하는 국민 하나도 없습니다. 걱정 마십시오”라고 소리쳐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윤씨는 현재 국민주권연대 공동대표다. 국민주권연대는 ‘민주 민생 평화통일 주권연대(민권연대)’, 주권방송, 민들레(예술인 모임), 좋은대한민국만들기대학생운동본부, 청년미래교육원, 민주통일당추진위원회 등 6개 단체 연합체다. 국민주권연대는 2017년 12월 민중당에 집단 입당했다. 민중당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정당 해산 결정을 받은 통합진보당 측 인사들이 주도해서 만든 당이다. 국민주권연대의 주축인 민권연대는 2010년 대법원에서 이적 단체라는 판결을 받고 해산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를 계승한 단체로 알려졌다. 윤씨는 민권연대 공동의장이기도 했다.
국민주권연대는 2018년 말 김정은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결성된 ‘백두칭송위원회’를 주도했다.
이 단체는 대진연의 미국대사관 무단 침입 직후(2019년 12월 13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겨냥한 ‘참수(斬首) 경연 대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정부에 방위비 분담금 6조원을 제시하고 정부를 협박하고 있다”며 “악덕 건물주라도 월세를 갑자기 5배를 올리지 않는다. 오히려 세입자인 주한미군이 주둔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리스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향해 ‘종북좌파에 둘러싸여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대한민국 대통령을 향해 색깔론을 펼쳤다. 일제 식민지배 시절 총독 행세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윤씨는 2019년 8월 5일 통일대행진단을 준비하는 대진연 간부를 대상으로 강연했다. 통일대행진단은 이름은 그럴듯하지만 사실상 대진연이 전국을 돌며 ‘반일-반자한당’ 투쟁을 만들기 위한 집회라는 게 대진연 회원들의 증언이다.
이들 부부가 대진연을 응원하는 글을 남기고, 강연을 하고, 궤를 같이하는 시위·투쟁을 한다고 해서 황-윤 부부가 대진연의 실질적 비선이라고 확정하긴 어렵다. 이 때문에 좀 더 확실한 연결고리 4가지를 공개한다.
대진연, 윤기진이 이끄는 국민주권연대 2중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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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연이 북한 김정은의 지령을 받고 움직인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다만 그럴 가능성은 존재한다. 대진연이 황선-윤기진 부부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황선씨가 대진연에 대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남긴 글. 사진=황선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캡처 |
① 대진연 주소지로는 ‘평화이음’이란 사무실이 등록돼 있다. 평화이음은 2016년부터 통일과 남북교류 관련 지원 활동을 해왔다. 2017년 9월 서울시에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했고, 같은 해 12월 8일 정식 출범했다. ‘통일인재 육성프로젝트 통일을 논(論)하라!’ ‘2030 청년들과 함께하는 통일 토크’ ‘평화통일 사진전’ 등의 사업을 벌여왔다. 대진연은 평화이음 사무실에서 김정은 방남 관련 행사를 여러 차례 진행했다.
대진연이 산하에 조직한 ‘황교안 구속실천단, 대환장파티’는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오전부터 학생들과 (평화이음) 사무실을 빌려서 조회를 진행했는데요”(2019년 10월 22일)라고 썼다.
대진연 간부들도 평화이음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대진연 김한성 공동대표는 2018년 평화이음 산하 ‘대학생 평화이음’ 회장이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에 협박성 택배 등을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 대진연 운영위원장 류씨도 평화이음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평화이음의 공동이사가 하필 황선씨다.
② 광주 용봉동에는 아시아컬쳐커뮤니티라는 사회적 기업이 있다. 광주 북구청 홈페이지를 보면 아시아컬쳐커뮤니티는 광주형 MICE산업, 학술・문화・여행 사업 기획, 판매하는 기업이란 설명이 있다. 이 업체 대표가 앞서 설명했던 대진연 광주·전남 연합의 언더 전남대 출신 곽○○씨다. 곽씨는 지인들에게 이 업체 사무실이 국민주권연대 사무실이라고 말했다. 황선씨 남편 윤기진씨는 국민주권연대 공동대표다.
대진연 회원은 “각 지역별로 대진연 지역 연합과 관련된 인사가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이 있는데, 이 사무실이 사실상 국민주권연대 지방 지사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서울에는 평화이음, 광주에는 아시아컬쳐커뮤니티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③ 앞서 언급했지만, 국민주권연대는 ‘민주 민생 평화통일 주권연대’(민권연대), 주권방송, 민들레(예술인 모임), 좋은대한민국만들기대학생운동본부, 청년미래교육원, 민주통일당추진위원회 등 6개 단체 연합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단체가 ‘좋은대한민국만들기대학생운동본부’다. 좋은대한민국만들기대학생운동본부는 사실상 대진연의 전신이다. 대진연 핵심 관계자들이 대진연 구성 전 이 단체에서 활동한 까닭이다.
좋은대한민국만들기대학생운동본부는 2015년 결성됐는데, 이 단체 대표를 맡던 한신대 출신 김○○씨는 대진연 핵심으로 활동 중이다. 주한 미대사관 월담 시위에 가담, 구속 수감됐다가 민중당 비례대표 후보로 4·15 총선에 출마했다.
④ 민주통일당추진위원회는 2017년 11월 12일 전체 진보세력이 힘을 합쳐 민중당을 강화하자며 “학생단체들에 대한 조직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직후 대진연이 생겨났다.
▲2017년 8월 26일 국민주권연대(민권연대+주권방송+민들레+좋은대한민국만들기대학생운동본부+청년미래교육원+민주통일당추진위원회) 발족 ▲국민주권연대 공동대표 윤기진 ▲국민주권연대 민중당 집단 가입 ▲2017년 11월 12일 국민주권연대 산하 민주통일당추진위원회 “학생단체 조직 사업 강화 지침” ▲2018년 3월 한 대련+대학생노래패연합+대안대학 청춘의 지성+대학생당(현재 대학생 탐사보도 동아리 물음표) 연합, 대진연 출범 ▲대진연 민중당 가입, 국민주권연대와 공동 시위 주최.
‘김정은 연구모임’
황선-윤기진 부부와 대진연의 연결고리를 보면 국민주권연대와 대진연은 한 몸이나 다름없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대진연은 국민주권연대의 속된 말로 ‘몸빵’ 전문 예하 부대다.
국가보안법으로 처벌받은 적 있는 이들 부부의 판결문을 보면 친북 활동 경력이 뚜렷이 드러난다. 윤씨의 경우 1999년 5월 자신을 대신한 한 명을 북한에 보냈다. 윤씨의 아바타 역할을 한 이 인물은 석 달간 북한에 머물며 북한 인사들에게서 주한미군 철수와 연방제 통일투쟁 강화 등의 지령을 받았다. 윤씨는 이메일로 북측본부와 40차례 연락을 주고받기도 했다. 2008년 윤씨의 주거지에선 북한 김정일의 선군정치를 찬양하는 《선군정치 20문 20답》이라는 책자가 나오기도 했다. 책자엔 ‘북한이 한반도에 선군 우산을 씌워주고 있고, 우리 국민들이 선군 덕분에 살아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일까. 대진연 회원들도 과연 대한민국 사람이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의 ‘김정은 찬양’ 활동을 하고 있다.
《월간조선》 취재 결과 대진연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구모임’을 만들어 그를 칭송하는 내용의 영상을 유튜브로 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확인한 영상은 3개다. 첫 번째 영상(2019년 6월 8일)의 제목은 ‘김정은 위원장의 겸손함’이다. 남북 정상회담을 할 때 ‘나는’ 대신 ‘저는’을 사용했다는 이유 등을 들었다. 이 영상은 김정은 연구모임 1차 발표대회 최우수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나이 차이가 서른하나다. 김정은은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보다도 두 살 어리다. 존대하는 것은 겸손한 게 아니라 당연하다.
두 번째 영상의 제목은 ‘민족을 하나로 모으는 동포애’다. 그들은 이 영상을 김정은 연구모임 1차 발표대회 출품작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은 제목 그대로 김정은이 민족을 하나로 모으는 동포애의 소유자란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은 5월 3일 비무장지대(DMZ)의 한국군 최전방 감시소초(GP)에 총격을 가했다. 북한군이 사용한 화기는 ‘14.5mm 고사총’이었다. 고사총은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으로 갑자기 집권하게 된 김정은이 권력 공고화를 위해 ‘피의 숙청’을 벌이던 집권 초기 처형장에 자주 동원했던 화기로 유명하다.
민족을 하나로 모으는 동포애의 소유자라면 나타나자마자 우리를 향해 피의 숙청을 벌인 고사총 총격을 가하란 명령을 내렸겠는가. 김정은 연구모임이 제작한 세 번째 영상은 ‘어디에도 그늘지지 않는 세심함-김정은 위원장의 여성, 고아, 노인 사랑’이다.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정치범 수용소와 여성·아동 인권 문제 등 북한에 만연한 심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끊임없이 제기하는 상황에서 우리 대학생 일부가 북한의 거짓선전을 그대로 믿고, 이런 영상을 만든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北 선전선동 내용 그대로 옮겨 적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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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조선》이 입수한 대진연 산하 ‘김정은 연구모임’이 작성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구모임 1차 자료집’. |
대진연 산하 ‘김정은 연구모임’이 작성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구모임 1차 자료집’도 마찬가지다. 근거 없이 김정은을 찬양하는 듯한 내용만 가득하다. 북한의 선전선동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은 것으로 보인다. 대진연은 보고서에서 김정은의 현지지도가 따뜻한 말과 날카로운 분석이 공존한다고 했다. 또 모든 것이 ‘인민’이 먼저라고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2013년 강계뜨락또르(트랙터) 종합공장의 구내식당과 콩 가공공장을 돌아본 후 일꾼들이 노동자들의 물질문화생활을 향상시키는 사업에 선차적인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후방사업이 잘되는 공장을 돌아볼 때가 제일 기쁘다”고 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단순히 체험하거나, 인민들의 말을 듣는 것만이 아니다. 전반적인 생활을 인민들에게 물어보고 그 생활, 앞서 기사에서 나온 ‘후방사업’이 잘되는지 되지 않는지까지 확인한다. 위원장의 ‘현지지도’라는 정치 사업이 국가의 발전은 물론, 인민의 윤택한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북한 인민이 윤택하다면 왜 북한은 세계 최빈국인가.
〈김정은이 한 핵무력 완성을 통해 북은 더 이상 한반도에 군사적인 대결보다는 영구적인 평화와 통일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점, 그리고 사회주의 경제 대국으로 나아가겠다는 목표를 내건 것이다. 이것을 작년 한 해 현지지도를 통해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는데〉 북한은 지난해 핵 활동을 계속했고, 생물무기도 보유했다.
대진연이 낙선 대상자로 오세훈을 지목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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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3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에서 서울 대진연 회원 10여 명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둘러싸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
대진연을 심층취재 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왜 이들이 유독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에 대해 강도 높은 선거방해, 낙선운동을 벌였느냐다.
이와 관련해 전 대진연 간부는 “고민정 당선인이 몸담았던 동아리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진연을 탈퇴한 학생도 “고 당선인이 우리 대진연에 소속된 ‘대학생노래패연합’의 전신이나 다름없는 민중가요 동아리에서 활동한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느냐”라고 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니, 그는 경희대 재학 시절 민중가요 동아리인 ‘작은 연못’에서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 당선인은 2011년 2월 인터넷 매체인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작은 연못’ 활동에 대해 밝혔다. 해당 기사 내용이다.
〈대학 시절 그녀는 단과대학 민중가요 노래패 ‘작은 연못’에서 활동했다. 그녀가 ‘작은 연못’에 가입하려고 하자 학과 선배들이 다들 말렸다. ‘작은 연못’이 이른바 ‘운동권 동아리’라는 게 이유였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들만 보고 살았어요. 뉴스도 안 보고. 우리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없었어요. 민중가요 노래패에 있다 보니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어요.” ‘작은 연못’ 사람들이 참 좋았다고 했다. 다른 데에서는 으레 남자 선배들이 여자 후배들에게 밥이라도 한 끼 사주려고 하는 게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런 게 없었다. 오히려 그녀가 선배들 밥을 살 때도 꽤 있었다. 선배들은 운동도 강요하지 않았다. ‘네가 직접 겪어보고 선택해라’라고 말했다.〉
고 당선인은 ‘작은 연못’ 회장을 맡기도 했다.
2007년 4월 6일 경희대 민속놀이 연구회 ‘갱맥이’는 홈페이지에 고 당선인에 대해 “우리 학교 선배”라며 “민중가요 노래패 연합 백두울림 산하 작은 연못 동아리 출신”이라고 전했다.
대진연 회원들은 민중가요 동아리에서 활동했으면 나름 ‘같은 편’이란 판단을 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운동권 출신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한양대 1학년 재학 시절 ‘소리개벽’이라는 민중가요 동아리에 가입하며 학생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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