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15. 06:42ㆍ부동산 정보 자료실
전세자금 ‘영끌’했는데…금리 급등에 속 타는 신혼부부·청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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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의 93.5%가 변동금리
‘빅스텝’에 물가 상승까지 겹쳐
넓은 집 꿈도 못 꾸고 결혼 포기
끼니는 관공서 구내식당서 해결
“지난 5월에 대출을 알아볼 때만 해도 ‘설마 저렇게까지 금리가 오르겠어’라고 생각해 변동금리 대출을 택했습니다. 지금은 막막합니다.” 전업주부 이모씨(32)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로 올린 이후 걱정이 앞선다. 그는 7월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 안심전세대출’을 받아 이자로 매달 59만원을 내고 있다. 수입은 육아휴직 중인 남편이 고용보험에서 매월 받는 120만원과 이씨가 부업을 하며 불규칙하게 버는 돈이 전부다. 지금도 수입의 절반이 대출 이자 상환에 들어가는데, 3개월 뒤부터 이번 금리 인상이 반영돼 더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대출 이율이 1%포인트 올라가면 더 내야 할 돈이 월 18만원가량 늘어나는데, 앞으로도 금리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뉴스를 보면 더욱 마음이 무겁다.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2.5%에서 3%로 올리는 ‘빅스텝’을 밟으면서 변동금리 대출상품을 이용 중인 2030세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자가 싸던 시기에 전세 보증금 등을 목돈으로 빌린 사람들의 걱정이 특히 크다. 서울 송파구의 다가구주택에서 전세살이를 하는 직장인 이지예씨(36)도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다는 것을 몸소 체감했다. 이씨가 2019년 빌린 신혼부부 전세대출의 이율이 2%대에서 최근 4%선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소수점과 %로 표시되는 이율의 상승폭은 2%포인트 정도에 불과해 보이지만 실제 매월 갚아야 할 돈은 2배가 된 것이다. 전세 보증금의 절반인 1억4000만원을 대출로 충당한 이씨는 “네 살배기 아이의 책상을 놓을 공간이 없어 더 넓은 집으로 이사 가는 꿈을 꿨지만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발표와 함께 계획을 접었다”고 말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전세자금 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7개 은행 전세대출자금액 93.5%가 변동금리 적용 대출상품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대출자 10명 중 9명은 이자를 더 내야 한다는 얘기다. 전세대출을 받은 137만6802명 중 2030세대는 61.6%인 84만8027명에 달한다.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것을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 대학원생 조율씨(23)는 지난 2월 처음 대출을 받을 당시 이자율이 2.627%였지만 현재는 3.317%까지 올랐다. 그는 자취방을 구하기 위해 전세금 전액인 4500만원을 빌린 상황이다. 조씨는 “대출 이자가 계속 상승한다면 차라리 월세집에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물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대출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직장인 한모씨(30)는 지난해 8월 서울 영등포구 오피스텔로 이사하면서 전세금의 70%인 1억2000만원을 빌렸다. 한씨는 “이달부터 끼니당 5500원으로 저렴한 관공서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날이 많다”며 “결혼은 어떻게 하나 싶다”고 말했다.
일각 “안심전환대출 요건 완화”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계속하고 있고, 환율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3.5% 정도까지 올릴 것으로 보인다”며 “안심전환대출(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로 바꿔주는 대출상품) 요건의 문턱을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해당 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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