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들 출근시간에 그러죠”…파업·시위 예고에 시민들 탄식

2022. 11. 29. 18:02C.E.O 경영 자료

“왜 다들 출근시간에 그러죠”…파업·시위 예고에 시민들 탄식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입력 2022. 11. 29. 17:24

전장연 1일 2회 시위, 서울교통공사도 총파업

전국철도노조도 파업 예고…출근길 대란 전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오는 30일 시위를 예고한 가운데 서울교통공사와 전국철도노조까지 파업을 예고했다.

서울시가 대체 인력 투입 등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한다는 계획이지만, 시민들은 출근길 혼잡을 우려하고 있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파업이 예정된 오는 30일부터 비상수송대책본부를 운영한다.

파업이 종료될 때까지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 버스업계, 경찰 등과 협조하고 상황에 따라 비상수송대책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2·3단계 구간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앞서 지난 24일부터 준법 투쟁(태업)을 이어오고 있다.

지하철의 정해진 배차 간격을 지키지 않고 승하차 간격을 길게 하는 방식의 투쟁이다. 현재 1호선과 3호선의 경우 출근길 운행 시간이 15분가량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사측에 요구하는 건 오는 2026년까지 1500여명을 감축하는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철회와 안전 인력 확충이다. 사측과 교섭이 진전되지 않으면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시는 총파업에 대비해 퇴직자는 물론, 협력업체 직원까지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평시 인력의 83% 수준인 1만3000여명이 확보됐고, 시 직원 183명도 역사에서 지원 근무를 하도록 했다.

시와 유관기관의 공조에도 전장연까지 시위에 나서면 혼잡은 사실상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 지하철 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둔 29일 오전 지하철을 이용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역을 나서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와 이동권 보장 등을 촉구해온 전장연은 최근 들어 지하철 선전전 횟수를 1일 1회에서 1일 2회로 늘렸다. 내달 2일까지 매일 오전 8시와 오후 2시에 시위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 시위와 관련, “4호선 해당 구간 열차 운행이 상당 시간 지연될 수 있다”며 “열차 이용에 참고해달라”고 안내 중이다.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은 유동적일 수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와 관련, 파업이 시민들의 교통안전을 볼모로 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파업의 취지에는 공감하더라도 형태와 시간대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소 4호선으로 출퇴근한다는 한 30대 시민은 “전장연이 주로 4호선에서 시위를 해 일찍 집에서 나와도 여러 번 지각했다”며 “아침마다 ‘전장연 시위’, ‘지하철 시위’ 등을 검색해본다. 출근시간에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은 “전장연 하나만으로도 벅찬데 지하철 전체가 파업에 들어가면 당장 출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열차가 늦게 오면 탈 사람이 많아 다 타지 못하고 다음 열차를 기다려야 한다”고 우려했다.

한편 총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이날 서울교통공사는 노조 측과 본교섭을 재개했으나, 10여분 만에 정회했다.

사측이 교섭 과정에서 새로운 안을 구두로 제시하자 노조는 내용을 문건으로 정리해 볼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정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요일인 내달 2일에는 KTX와 무궁화호 등을 운영하는 전국철도노조도 파업을 벌이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수도권 일대에 지하철과 철도가 모두 제 기능을 수행하는데 차질이 생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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