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배후엔 ‘진짜왕’ 6개 조직... 6100채 굴려 2300억 등쳤다

2023. 2. 2. 16:42C.E.O 경영 자료

빌라왕 배후엔 ‘진짜왕’ 6개 조직... 6100채 굴려 2300억 등쳤다

경찰, 특별수사 결과 발표

피해자 절반이 2030

이해인 기자

조선일보 입력 2023.02.02 10:34

'빌라왕'들의 배후 신모씨가 지난달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신씨는 이튿날 구속됐다. /연합뉴스

최근 잇따라 발생한 ‘빌라왕 전세사기’ 사건이 조직적 범행이었던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에게 속은 피해자들은 대부분이 20~30대 청년이었다.

2일 경찰청은 작년 7월 경찰청에 전세사기 전담수사본부를 설치해 총 618건에 대해 1941명을 검거해 이중 16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8배 증가한 수치다. 경찰은 특별 수사를 6개월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번 경찰 수사 결과 빌라 수백채를 갖고 있는 이른바 ‘빌라왕’ 들의 조직적 배후가 밝혀졌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번 수사를 통해 전국적으로 6100여채를 보유한 6개 무자본갭투자 조직을 검거했다”며 “범행을 기획한 컨설팅 업자와 임대인 등 350여명을 검거해 이중 1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세 사기 일당은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예컨대 부동산 매매 컨설팅업체 대표 신모(37)씨는 분양업자, 중개인, 이른바 ‘바지 빌라왕’까지 모집해 수도권 일대에서 전세 사기를 벌였다. 신씨가 거느린 ‘바지 빌라왕’은 총 7명, 이들이 소유하고 있던 빌라는 총 1475채였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 일당은 빌라 건축주나 공인중개사 등과 함께 사기를 칠 세입자를 구하거나 매입할 빌라를 찾는 등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매매와 전세 계약을 동시에 체결하는 이른바 ‘동시진행’ 수법을 썼다. 전세 세입자가 빌라 건축주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전세금을 주면, 건축주가 세입자 몰래 빌라왕과 매매 계약을 맺고 빌라 명의를 넘겼다. 이들은 분양가보다 10% 이상 높게 전세금을 매긴 뒤 세입자를 구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예컨대 2억원짜리 빌라는 2억2000만원에 들어올 세입자를 구한 뒤, 2억원은 빌라 건축주에게 주고 자기들은 2000만원을 챙기는 식이었다.

경찰은 서울 강서구 일대 신축 빌라와 오피스텔 약 100채를 보유하고 있던 이른바 ‘강서구 빌라왕’ 40대 정모씨가 지난해 7월 제주에서 사망한 사건을 수사하다 정씨의 배후에 신씨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신씨 법인과 같은 전세사기 조직은 전국에 6개 이들이 갖고 있던 빌라 등은 6100여채로 나타났다.

경찰 수사 결과 전세 사기로 인해 총 1207명이 2335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피해자 연령별로는 30대가 379명(31.4%)으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223명(18.5%)로 뒤를 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도 수사를 진행중이기 때문에 피해자 규모는 계속해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별 단속 기간을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그간 단속 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악성임대인과 컨설팅 업자 등 배후세력, 불법 중개행위 등에 대해 수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세사기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특별단속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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