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30% 알선료 문제

2008. 6. 13. 19:38이슈 뉴스스크랩

"폭등한 기름값보다 중간에서 떼어 가는 알선 수수료가 더 무서워요."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간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내륙컨테이너 1기지 화물연대 파업출정식 현장. 이 곳에서 만난 화물차 운전자 김모(68) 씨는 연신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암담한 화물운송료 구조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김씨는 컨테이너 트레일러를 몰고 평택항에서 경북 경주, 대구, 울산 등지를 운행한다. 이 중 경주까지는 대략 5시간여 걸리는 거리. 오후 6시 평택항을 출발하면 자정 가까이에 경주에 도착하고 화물을 싣고 돌아오면 다음날 새벽이 된다.

김씨가 한차례 밤샘 운전을 하고 받는 돈은 43만원. 여기서 기름값으로 32만∼33만원, 고속도로 이용료 1만4천원, 식대 1만원을 제하고 나면 8만원 안팎이 남을 뿐이다.

4천여만원을 들여 구입한 차량의 감가상각비와 보험료, 차량 수리비는 고사하고 막노동의 대가로 받는 품삯에도 못 미친다.

차가 고장이라도 일으키거나 경찰 단속에 걸려 딱지라도 떼는 날이면 그것마저도 손에 쥘 수 없게 된다.

김씨는 "40년 넘게 트럭 운전을 해왔지만 올해처럼 힘든 해는 없었다"며 "몸은 아프고 피곤하지만 손을 놓고 쉴 수 없어 마지못해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알아본 바로는 화주들이 운송비로 60만∼70만원을 지급한다는데 3~4단계의 알선 과정을 거치면서 최소한 30% 이상은 수수료로 새어 나간다"며 혀를 찼다.

곁에 있던 운전자 이모(50) 씨가 "문제는 기름값 폭등이 아니라 고혈을 착취하는 알선료"라며 거들었다.

이 씨는 "지금과 같은 화물 알선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운송 노동자들의 암담한 현실은 영원히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오죽하면 파업 대열에 뛰어들었겠느냐"고 반문했다.

20여년간 25t짜리 컨테이너 트레일러를 운행해 온 함모(42) 씨 역시 비슷한 심경을 토로했다. 함 씨는 평택~울산을 운행하며 받는 화물운송료가 51만2천원인데 원가를 따져 보면 적자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왕복 기름값에 통행료, 보험료, 차량 수리비, 식대, 인건비를 합쳐 적어도 70만~80만원은 받아야 운송 원가를 겨우 맞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 이봉주 서울경기지부장은 출정식에서 "운행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운수노동자들의 절박한 현실을 정부와 화주가 외면하고 있다"며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장투쟁'을 벌이자"고 조합원들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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