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경제모델

2008. 9. 2. 23:17세계 아이디어 상품

독일의 보쉬와 지멘스가 공동 설립한 보쉬-지멘스는 7월 브라질에서 기상천외한 사업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전력회사에 신형 냉장고를 거의 공짜로 공급했다. 전력회사는 냉장고를 빈민촌 주민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대신 전기를 많이 먹는 구형 냉장고를 회수해 보쉬-지멘스에 건네줬다.

이 거래에서 보쉬-지멘스가 돈을 버는 방법은 구형 냉장고에 숨겨져 있다. 구형 냉장고에서 지구 오존층을 파괴하는 냉매인 HFC를 회수해 처리하면 회사는 탄소배출권을 받게 된다. 이를 거래소에서 팔아 수익을 챙긴다. 이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는 기업이라는 명성도 덤으로 얻는다. 전력회사는 빈민촌에 저전력 냉장고를 줘 전력수요를 줄일 수 있다. 이 덕에 빈민촌을 위해 추가로 발전소를 짓지 않아도 됐다.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광고나 이용료 등을 통해 이익을 챙기는 ‘공짜 경제모델’이 늘어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나준호 책임연구원은 “인터넷의 등장으로 태어난 공짜 경제모델이 오프라인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며 “이런 기상천외한 마케팅이 머지않아 시대를 풍미할 주류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예컨대 가계에서 집 다음의 재산목록은 자동차다. 그러나 자동차를 공짜로 나눠주고 달린 만큼 사용료를 받는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런 일이 지금 이스라엘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국 벤처기업인 ‘베터 플레이스’는 무료로 전기자동차를 주고 주행거리만큼 이용료를 받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기충전소를 곳곳에 설치 중이다. 무료 전기자동차 사업 모델은 이스라엘처럼 국토가 좁은 데서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의 다음 진출 목표지는 하와이다.

공짜 경제모델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는 이동통신이다. 공짜 휴대전화기 사업은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이미 자리 잡고 있는 마케팅 기법이다. 사실 휴대전화기가 공짜라 해도 공짜가 아니다.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전화요금도 비싸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공짜 휴대전화 사업이 남태평양과 카리브해 연안 국가에서 히트 쳤다. 경제월간지인 포브스코리아는 9월호에서 공짜 휴대전화 사업을 통해 22억 달러의 재산을 축적한 아일랜드인 데니스 오브라이언을 소개했다. 오브라이언은 자메이카와 피지 등에서 휴대전화기를 경쟁사에 비해 80% 싸게 팔거나 아예 공짜로 준다. 또 통화료는 경쟁사의 절반으로 정했다. 일부 특권층의 전유물이던 휴대전화는 이제 빈민층까지 쓰는 필수품이 됐다.

나준호 책임연구원은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정보를 살피다 보면 미래의 새로운 비즈니스를 한 발 먼저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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